성안길을 걷다 보면 가끔 아련해진다. '쟝글제과'에서 맡던 구수한 빵 냄새가 코속을 간지럽히는 것 같고, 영화표 한 장이면 연속 상영 영화를 몇 번이고 보던 '청주극장'의 잔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청주여상' 여학생의 눈부시게 하얀 교복을 마주한 까까머리 친구 셋은 쟝글제과에서 우유 한 잔씩을 아껴 마시면서 서로 잘난 척했다. 학보에 실린 단편소설을 보고 내가 여학교로 편지를 보냈고, 마침내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소설을 쓴 작가(?) 여학생은 나보다 친구에게 더 관심을 보여서 내겐 아직도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청주극장에서 영화를 본 날은 극장 옆 으슥한 골목 리어카에서 일명 '빨간책'을 몰래 사서 친구들과 눈알이 빨개지도록 돌려 보곤 했다. 물론 그 야한 화보는 돈을 많이 낸 친구에게 지분이 있어서 내 소유는 되지 못하였다. 야속한 일이었다. 이 모든 게 40년도 지난 일이고, 쟝글제과도 청주극장도 청주여상도 이젠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그 거리를 지나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마구 분비되는 것만 같다. 검정 교복을 입고 교모를 눌러쓴 친구들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30년 이상 재직한 회사에서 '창립 60주년 충북백서'를 발
정보 통신의 시대에 사는 우리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편리하고 다양하게 도움을 받는 것이 핸드폰이 아닌가 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결사 노릇을 단단히 해 주기 때문이다. 어쩌다 눈에 보이지 않거나 잊어버리고 챙기지 못하고 밖에 나가면 불안하여 일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정도다. 그것은 연신 전해오는 새로운 정보나 불특정 다수와의 소통 때문이다. 그러니 핸드폰에 의지하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핸드폰 활용 능력이 부족해도 아주 기초적인 부분만 이용해도 너무 편리해 참으로 고마운 통신기기다. 때로는 각종 문자를 수시로 확인하다보면 필요 없는 문자에 허비되는 시간 또한 만만치 않다. 그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수시로 날아드는 보이스피싱 문자다.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든가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그들의 거짓 문자에 속아 피해보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그들의 범죄 수법이 다변화 되어 다양하게 유혹하는 문자가 활개를 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속임수에 속지 말라는 홍보를 언론매체나 지인들을 통해 들을 때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여겼다. 그런데 얼마 전에 문자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무슨 문자인지 궁금해서 얼른 핸드폰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엄마 나
1990년대 밥 로스(Bob Ross) 가 진행하는 '그림을 그립시다(원제 :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를 보며 빠르고 쉽게 그리지만, 실수나 머뭇거림 없이 저절로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신기함과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 경험이 있다. 오랜 연습에서 나온 능숙함이었다. 시간이 흘러서도 그림 진행을 보며 즐겁고 행복했던 감정들이 남아있다. 그의 작품을 따라 한다고 해도 비슷하게는 할 수 있을지언정 그와 같이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기 어렵다. 많은 이들이 밥 로스의 그림 진행에 열광했다. 놀랍게도 밥 로스는 미술 전공을 하지 않았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지만, 중학교를 중퇴하고 아버지와 목수로 일을 하다 군인으로 전향했다. 군 복무를 하며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처음으로 알래스카 지역의 눈 덮인 산을 보고 깊은 영감을 받아 작품의 주제로 자주 등장하게 되었다. 아울러 작품을 판매하기도 했는데 작품 판매 수입이 군인의 월급보다 높아지자 그림에 몰두하고자 전역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당시 TV 프로그램 그림 쇼 진행자였던 윌리엄 알렉산더를 찾아가 빠르게 유화를 그리는 기법을 배우고 그 회사에 취업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인구절벽에 의한 지역소멸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인구절벽의 시대, 어떨게 할 것인가(2016년 1월 17일자), 고양기부제 도입을 생각하며(2016년 4월 10일자), 늙어가는 인구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2021년 12월 19일자), '회색 코뿔소'의 위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2022년 2월 20일자) 충북일보 지면을 통해 인구관련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제시한 필자의 글이다. 인구소멸의 문제는 하루아침에 우리에게 닥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최상위 법정계획인 5차국토계획의 목표연도인 2040년에 내국인 기준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년 기준보다 900만 명 넘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기간 유소년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은 두 배 이상 늘어, 생산연령인구들이 부양해야 할 부담은 배가 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 당 부양할 인구(유소년·고령인구)인 총부양비는 2020년 39.9명에서 2028년 50명을 넘어서고, 2040년에는 79.5명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부담은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꺼려하는 양상으로 나타나 점점 인구감소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악순환 과정을 반복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라고 배우고 익히면서 많은 탈바꿈을 합니다. 이렇게 자라나면서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당신은 항상 한결같군요"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많이 변했습니다. 우선 외모도 바뀌고 주름도 더 많아지고 머리카락은 백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변해가는 것도 있지만,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은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특히 사람들 앞에서는 더욱더 한결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느꼈던 처음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야 다음에 또 만날 때에 이질감이 없을 테니까요. 제가 이제까지 살면서 그런 말을 많이 합니다. 너는 착해, 열심히 살아, 그래서 잘 사는 것 같아, 이런 말을 들으면 저는 저의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혹시 남에게 해 되는 일을 하지 않았나? 주의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는가? 저 자신은 어떠한가를 돌아보면 잘못한 것이 많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열심히 살다 보니까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고 주위를 돌아보면서 잘못은 개선하려 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노력하게 되더군요. 여러분도 한번 돌아보세요.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살아왔는지, 주위 사람들에게 해는 가하지는 않았는지. 또한
누군가를 열광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은 삶을 더 의욕적으로 만든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신청곡 불러주기' 예능프로그램은 열정의 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7명의 트로트 가수들이 특정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걸려 온 전화로 신청자의 사연과 신청 곡을 받은 후, 즉석에서 신청한 곡을 불러주는 실시간 전화 노래방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신청을 위해 1만2천 통의 전화를 걸었다고 밝힌 한 참여자는 지정한 가수를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나요? 그냥 좋아요"라고 답하며, 기쁨으로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맞다! 이런저런 이유도 있겠지만 그냥 무작정 좋아하는 것이 진정한 팬심일 것이다. 그러나 한결같이 좋아해 주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살다 보면 어떤 이유로 또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무작정 나를 밀어내는 안티도 생기기 마련이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해서 "그럴 수 있지!"라고 위안해도 마음 한구석 슬픈 마음은 큰 상처가 되고 삶의 의욕까지도 상실시킨다. 그래서 여러 연예인이 안티 팬의 무차별적 공격에 법적 대응을 하기도 하고, 때론 견디다 못해 목숨을 던지기도 한다. 나는 주변에서 이런저런
기후변화로 청주 미동산수목원의 봄꽃 개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가 미동산수목원 산림식물종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 10년간 산수유 개화는 17.5일이, 진달래는 15.3일 개화가 앞당겨졌고 철쭉은 3.1일, 개나리는 1.9일 개화가 빨라졌으며 그 이유는 기온 상승 등의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여름이 빨리 다가오는 느낌이다.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관련된 정보를 접할수록 나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누군가는 지금의 환경변화 추세라면 100년도 안 되어 인류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없는 기후로 변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하는데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최근 몇년만 보더라도 이례 없는 폭염 폭우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걸 보면 지구의 환경을 조절하는 속도가 무서운 속도로 깨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 한명이라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속도를 늦춰보자 하는 마음으로 일상에서 제로웨이스트(포장을 줄이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서 쓰레기를 줄이려는 세계적인 움직임)를 시도하고 있다. 간편한 물티슈와 휴지 대신 손수건을 챙기고 비닐봉지보다는 장바구니를 사용하려고 한다. 당연히 배달음
'갑·을'이라는 용어는 계약서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계약 당사자들을 순서대로 지칭하기 위한 용어이지만, 언제부터인가 권력관계 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특히 계약관계에서 상대방에 비하여 대단히 우월한 지위에 있는 계약자를 일컫는 '슈퍼갑' 등의 신조어들이 탄생해 갑을 관계로부터 '갑질'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되었다. 공정과 정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인식과 특성은 불공정한 갑을 관계와 상충되는 면이 많다. 불공정을 허용하는 세대는 없겠지만,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평가받아온 MZ세대는 공정하지 않은 상황과 경험을 맞닥뜨릴 때 이전 세대보다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기도 한다. 즉 어느 세대보다도 정의, 공정, 평등에 민감하고, 권위주의, 갑질에는 더욱 강력한 반응을 보인다. 앞으로 사회의 중심 세대로 부상하고 있는 MZ세대와 소통하고, 함께 융화되기 위해서는 이런 갑을관계 등 개선의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몇 년 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 갑질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어느 경비원의 안타까운 사건도 그 한 예로 볼 수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어느 한 주민이 위수탁 계약서에 계약 상대자를 지칭하는 '갑을' 명칭 대
자연지명은 옛날부터 전해지는 순수한 우리말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이름들이 많이 전해지지만 나라를 관리하기 위하여 만들어지는 행정지명은 구역 안의 있는 자연지명을 한 글자씩 합하여 만들거나 아니면 '남일면, 남이면, 북일면, 북이면'처럼 행정의 편의를 위해 관청을 중심으로 그 위치만을 나타내는 삭막한 이름이 청주시에도 많이 있다. 하지만 청주시의 동이름 중에 봉명동(鳳鳴洞)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지명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리라고 본다 봉명동은 소나무 숲에서 봉황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법정명으로는 봉명동과 송정동이 나누어지지만 행정명으로는 봉명1동과 봉명2송정동으로 나눈다. 아마도 송정동의 대부분의 지역이 공단에 속하여 공장이 들어섬으로써 주민의 수가 적으므로 봉명동과 송정동을 함께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봉황이 소나무숲에서 울었다고 하므로 봉명동과 송정동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하다. 전남 담양군 월산면 월산리에도 봉명동이 있는데 바로 인근에 송정동이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닌 듯하다. 전국에서 봉명동이라는 지명을 찾아보면 대전광역시 유성구의 봉명동은 옛날에 숲이 우거져서 부엉이가 많이 찾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향기로 유혹합니다. 햇살이 창가로 내려앉고, 푸른 잔디 사이로 꽃다지가 눈인사를 합니다. 계절이 오고 가는 흐름 속에 봄이 제일 생동감이 있습니다. 봄은 생명의 경이와 신비감을 일으키게 하는 계절입니다. 평생 교육원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섰습니다. 계단을 총총 내려가다가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학기 등록을 하지 않았던 것을 깜박 잊었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가경천 둘레길을 걷습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로봇 마냥 무표정하게 걷습니다. 천에는 천둥오리 가족이 자맥질을 합니다. 엄마 아빠를 꼭 닮은 아가 오리 세 마리가 물살을 가르며 쪼르륵 달려갑니다. "너희들은 역병에 걸리지 않아 다행이구나.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역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단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 남아공발 바이러스는 베타, 브라질발 바이러스는 감마, 인도발 바이러스는 델타, 그리스 알파벳순으로 정해진 것 너희들은 모르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약이 될 때가 있단다. 우리 사람들은 어디서 감염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단다. 문손잡이 다중 이용에서, 사용하는 의자, 책상 등 교차 감염의…
한 권의 책에서 길을 얻곤 한다. 얼마 전 다시금 읽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 그 책이다. 존 스튜어트가 저술한 '자유론'은 민주주의와 시민 사회를 서구 사회의 필연적 미래로 규정 하였다. 이 책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발전적이며 공평한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어서 필자가 더욱 이 내용에 함몰 하였다. 즉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왕과 사회 지배 계층에 의해 이루어지는 위축된 나라보다는 민초를 위한 올바른 국가로 전환 시키는 내용이다. 당시 제도적 민주화, 법적 민주화가 태동하는 시점이었다. 이때 무엇보다 제도적 민주화를 갈망하며 아울러 민중 의식을 사회의 각종 암묵적 권위 및 권력의 손길에서 벗어나 자율적 시민 사회의 길을 열고 있어서 이 점이 더욱 인상 깊다. 이로보아 밀은 서구가 19세기 후반에 타율에 의해서는 더 이상 사회 발전이 없다고 판단했나보다. 이제는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뚜렷한 삶의 목표와 방법을 택하여 미래를 꾸려갈 권리를 누려야한다고 주장했잖은가. 이런 밀의 언술 때문인지 오늘날 개인주의에 대하여 좀 더 심층적으로 다가가게 된다. 밀이 저술한 '자유론' 내용에 입각해 본다면…
현 집권당인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이른바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4월 내 국회통과와 5월 초 국무회의 통과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의석수만 보면 국민의힘과 정의당의 반대에도 국회 통과가 가능하고 검찰개혁을 그토록 부르짖어 온 문재인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국무회의 통과도 문제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현직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조직이 일제히 반발하는 등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기는 하나 민주당과 대통령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지 않는 한 '검수완박'은 현실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직도 검찰개혁이 안 됐다는 말인가 하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 내내 가장 자주, 그리고 아주 큰 목소리로 외쳐 왔던 검찰개혁 아닌가. 검찰개혁을 한다며 그 난리통 속에 패스트 트랙을 동원하여 공수처를 만들고 검경수사권을 조정했다. 검찰에는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수사권만 남겼다. 그런데 대선에서 패배하고 대통령 임기를 불과 한 달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 황급히 검찰의 나머지 수사권마저 박탈하는 '검수완박'을 몰아붙이는 의도가 무엇이겠는가. 민주당은 검찰개혁이라지만 검찰
코로나로 인해 학교행사가 많이 축소되었거니와, 입학식과 같은 중요한 만남도 부득이 대면이 아닌 방송으로 하고는 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에게 '교장실은 항상 열려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곤 한다.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학생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직접 듣고 소통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어서이다. 반복되는 안내가 효과가 있었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혹은 한 둘이서 교장실 문을 두드리곤 한다. 학생들이 찾아오는 시간은 주로 점심시간이다. 쉬는 시간보다 여유가 많아서이다. 학생들이 오면 교장실에 준비해 둔 핫초코라든가 율무차 대추차 등을 대접한다. 율무차는 아무래도 어른들이 좋아할 듯한데 교장선생님이 직접 타 줘서 그런지 몰라도 그게 더 좋다는 학생도 있다. 쇼파에 앉아 차를 홀짝거리며 대화가 시작된다. 방학은 어떻게 보냈니? 학원 다니고 폰으로 영상도 보고 공부도 했어요. ○○이는 주식도 시작했대요. 틱×, 유××에 올라온 영상도 보고, 직접 올리는 게 재미있어요. 코로나로 맘대로 나가지도 못할텐데 나름대로 방법을 찾아 냈구나. 저는 □□가 꿈이거든요, 그래서 관련 책을 많이 보고 있어요. 쟤는 요새 과학에 꽂혔대요. 요즘 학교 생활은 어때? 라고…
풍경소리 번지는 마당으로 발을 딛는다. 소소리바람*에 나뭇가지들이 파르르 떤다. 떨고 있는 잔가지를 어루만지듯 가지 사이로 볕뉘가 비친다. 수없이 뻗어있는 가느런 가지 끝, 껍질을 깐 삶은 달걀 같은 하얀 봉우리들이 가득하다. 겨우내 못다 한 이야기를 하려는지 입을 살짝 다문 잎들이 한껏 부풀었다. 나무 밑동을 본다. 나무가 살아온 세월을 말해 주는 듯 푸른 이끼를 달고 있는 울퉁불퉁한 껍질이 꼭 노인의 몸피 같다. 손을 대자 거친 감촉이 가득 만져진다. 거무튀튀한 나무껍질이 한 톨 떨어진다. 굴러떨어지는 나무껍질을 따라 시선을 떨군다. 바닥엔 맥문동이 쥐똥 같은 씨앗을 달고 납작하게 누워있다. 지난해에 여물었을 검은 씨앗이 겨울의 세찬 바람 속에서도 잎을 꼭 쥐고 붙어있다. 씨앗을 따서 이리저리 살핀다. 씨앗 위를 새소리가 덮는다. 눈을 드니 직박구리가 부푼 꽃들 사이에서 노래를 부르다 허공으로 사라진다. 소리 따라 허공으로 시선을 던진다. 바람의 입김에 움찔 가지가 물결친다. 내 마음도 따라서 움찔거린다.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다. 벙글어가는 하얀 목련꽃을 보자 그녀의 뽀얀 얼굴이 스친다. 늘 목련처럼 환하게 웃는 그녀. 그녀가 오랜 도전 끝에 이직을…
윤석열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는 무한대다. 진보정권에서 울분을 참지 못하던 보수층은 세상을 뒤엎어 주길 바랄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을 것이다. 어떤 대통령도 신통력을 발휘할 순 없다. 특히 북핵 문제는 독자적으론 해결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가장 슬기로운 방법은 핵을 보유한 경제대국을 만드는 것이다. 비핵화를 하기 위해 애쓸 게 아니라 북한의 핵과 남한의 경제력을 합친 통일 한국을 만드는 것이다. 남북이 하나일 때도 중국이나 일본은 경쟁할 수 없는 상대였다. 동족상잔을 하면서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나. 핵을 보유한 경제대국만 되면 이길 수는 없어도 무시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도 하지 못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여자를 집단 성폭행하는 만행을 보면서 6·25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북한은 남과 군사대결을 하면 핵을 사용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남조선은 섬멸당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아무리 미국이 동맹이라고 해도 핵전쟁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와줄 것이라고 믿을 수 없으니 종북정책이 나온 것이고 평화선언을 추진한 게 아닐까. 윤석열이 도깨비방망이를 갖고 있다면 "비핵화하라! 뚝딱"하면…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시작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긴 시간 이어진 코로나19가 우리의 사회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각계의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고, 개인들도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며 변화하는 사회구조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서로의 소통이 어려울 때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나름의 즐거움을 찾고, 온라인 쇼핑과 배달, 배송의 편리함에 정보 통신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발달을 몸소 체험하며 팬데믹으로 변화된 사회구조에 적응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의 범위를 넓혀 주며 자연스럽게 온라인에 대한 거부감 없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 구조적으로는 21세기 초, 유비쿼터스도시(U-City)와 같은 생소한 용어가 나오기도 하면서 하나씩 점진적으로 정보화 도시로 발전해 오고 있었으나, 이번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가 느껴지는 것 같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과 가상공간, 온라인 공연 등 새로운 문화가 우리
요즘 '장자(莊子)'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오래 전 읽은 것이어서 내용의 한 토막 한 토막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 1편 '자유롭게 노닐다(逍遙遊)'의 여덟 번째 꼭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堯) 임금이 나라를 허유(許由)에게 넘겨 줄 결심을 하고 말합니다. "해나 달이 떴는데도 켜 놓은 관솔불 빛은 헛된 것 아니겠습니까? 때가 되어 비가 오는데도 밭에다 물을 대고 있으면 그 노고도 헛된 것 아니겠습니까? 선생께서 위(位)에 오르셔야 세상이 바르게 될 터인데, 제가 아직 임금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있으니, 청컨대 세상을 맡아 주십시오." 허유가 대답합니다. "왕께서 다스려 세상이 이미 좋아졌는데, 제가 왕이 되는 것은 오직 이름을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름은 실재의 껍데기일 뿐, 제가 그것으로 뭘 하겠습니까? 뱁새가 깊은 숲속에 둥지를 트는 데는 가지 하나만 있으면 되고, 두더지가 시내에서 물을 마시는 데는 그 작은 배를 채울 물만 있으면 됩니다. 임금께서는 돌아가 쉬십시오. 저는 세상을 다스릴 필요가 없습니다. 부엌의 요리사가 부엌일을 잘못해도 제사 시동(尸童)이나 신주(神主)가 술 단지와 적대를 들고 와서 그 노
대선이 끝나자마자 오는 6월에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대선,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뽑는 후보가 많고 너무나 복잡하여 유권자가 혼란을 일으킬 정도다. 광역단체장인 시·도지사와 기초단체장인 시장 군수, 비례대표의원과 광역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까지도 혼란을 주는데다가 시·도교육감까지 주민직선제로 뽑으니 선거공화국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선거는 주민의 대표자를 뽑아서 주권을 위임하는 신성한 권리행사로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선거를 치르면서 민심을 갈라놓고 정쟁을 통해 발생하는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두 쪽이 나 있는데, 이번 대선을 통해서는 동은 붉은색, 서는 파랑색으로 나뉘어 정권 이양기인데도 권력충돌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다단계인 행정 구조를 2단계로 줄이면 선거로 인한 혼란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특히 교육감을 주민직선제로 뽑는 것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 원래 교육위원회에서 간선제로 교육감을 선출했을 때만 해도 교육계에서 덕망이 높은 분이 시·도의 교육을 이끌어 왔다. 초기엔 소수의 교육위원이 추대형식으로 교육감을 선출하여 교육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지 않았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연일 쌀쌀했던 날씨가 풀어져 이제는 제법 봄을 흉내 낸다. 따뜻해지는 날씨와 더불어 마음도 해이해지는 계절이 오고야 만 것이다. 봄 정취 따라 출장 가는 길에 꽃구경 한 코스, 사무용품 사는 길에 음료 한 잔을 어찌 뒤로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은연중에 이러한 일과가 일상이 된 부서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평소 공무원으로의 소명을 다하였으니 이 정도는 그저 직장인의 융통성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다. 공직자는 청렴한 마음 그 뿐이면 아니겠는가! 그런데 우리는 과연 융통성과 부패를 잘 구별해 매번 곧은 청렴한 공직자의 길을 걷고 있는가. '공직자가 청렴하면 청와대도 안 무섭다'라는 도서에 따르면 청렴한 공직자가 되기 위하여 '물질의 부패'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생각의 부패'라고 한다. 사실 물질적인 부패의 시작도 생각의 부패로부터 이어졌을 것이다. 전자는 수면 위로 드러나기 쉬우나, 후자는 그렇지 않다. 적당한 눈가림은 공권력의 행사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권력의 무게는 청렴에서 나온다고 한다. 2021년 5월에 게시된 국민권익위원회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9-2020년 기준,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현황…
행정안전부는 최근 10년간(2011년부터 2020년까지)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전체 사망사고 199건의 유형을 조사한 결과 심장질환 102건으로 전체의 5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추락사 61건, 익사 19건, 자연재해 5건, 동사 4건, 기타 8건 등의 순으로 발생했다. 등산사고 4건 중 1건은 4월에 일어났다. 시간대는 정오에서 3시 사이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저녁 6시 이후에 발생했다. 흔히 등산 사고는 실족으로 인한 골절 등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망까지 이르는 사고는 허혈 심질환에 의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고가 가장 잦다. 허혈 심장질환이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 발생하는 병이다. 등산하다가 심장질환과 같은 이유로 급사할 확률은 60~70대 환자가 60.5%로 특히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15~20배가 높았다. 산행 시 위급상황에서의 행동 요령과 응급처치는 다음과 같다. 산의 특성상 산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곳에서보다 구조대원의 도착과 병원으로 옮기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등산을 계획하기 전 자신과 동료의 안전을 위해 응급처치법을 익혀두도록 한다. 또한 산행 시 신속한
선비 교육이 지난 6일에 전남 보성에 있는 용정중에 잡혔다. 남도 끝이라 한껏 흐드러진 봄꽃을 즐길 수 있을 테니 임도 보고 꽃도 따려는 욕심이 생긴다. 여기에 입까지 즐겁게 하면 일거양득을 넘어 1석 3조의 효과이겠으나 실은 자연에 몸을 맡겨 마음이 헤엄치듯 편안히 했던(間以遊泳) 옛 어른들의 공부 자세를 따르려 함이 우선이다. 첫날의 답사 순서는 보성 쌍봉사를 본 뒤에 쌍계사로 가면서 그 유명한 벚꽃길을 즐기기로 하였다. 쌍봉사 초입 길에도 벚꽃 터널과 바로 아래에 빨간 꽃이 어우러져 보기 좋고 여러 꽃이 지천이라 가히 꽃 대궐이다. 게다가 쌍봉사 경내에는 인기척조차 없어 산사의 고요한 정취를 누릴 기회가 되었으니 뜻하지 않은 선물이다. 인적없는 산사의 그윽함이 더해지니 우리나라 유일의 목탑 형 대웅전의 자태가 더욱 고고하게 다가온다. 대학 때 문화재 도록으로 본 뒤에 무려 40여 년 만에 실물을 대하는 이 감개무량함이여. 석양에 빛을 발하는 철감선사의 부도는 비록 귀 꽃은 유실되었지만 신라 원성왕 대의 조각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석질도 단단하고 부조도 풍화되지 않아 원형에 가깝다. 쌍계사와 벚꽃 터널이 유혹하나 시간 때문에 대신 열화정을 택하여…
해거름 난데없는 폭우가 쏟아졌다. 갑자기 비를 만나 혼비백산인데 우박까지 떨어진다. 팥알보다 작은 얼음 조각 때문에 이만저만 추운 게 아니다. 꽃샘은 역시 이름값을 한다. 그냥 봄이 오게 둘 수는 없었나 보다. 아무리 그래도 이 봄에 웬 난리람· 부랴부랴 돌아와 보니 옷이 흠뻑 젖었다. 아침에 두꺼운 옷을 입고 나서길 잘했다. 엊그제는 쑥을 도리고 미나리를 뜯으면서 그을릴까 봐 걱정했는데 개벽이 일어났다. 봄나들이 할 때는 기초화장을 더 꼼꼼하게 하지만 워낙 된볕이다. 심술이 다래다래한 시어머니가 그래서 딸은 방에 앉혀 놓고 며느리만 봄볕에 내보내는 것이다. 금이야 옥이야 위한답시고 가을볕만 고집하는 어머니 때문에 딸은 봄볕 한 번 제대로 못 쬐고 시집을 갔으리. 가을볕도 나쁘지는 않으나 건강 차원에서는 봄볕도 보약처럼 좋은데 그릇된 모성 때문에 본의 아닌 피해를 받는 자녀도 있을 것이다. 암튼 그리고는 장대비가 쏟아졌으니 묘하다. 열흘 전 비가 내릴 때는 눈발이 흩날렸다. 그래도 꿈쩍을 하지 않으니 하다하다 우박까지 동원했으리. 심술궂은 꽃샘이 봄 속에 겨울을 냅다 퍼붓곤 하지만 약이나 올리듯 내일이면 또 꽃은 피고 새가 울 테니 미운 놈 차 버려야…
'무릇 천지(天地)는 만물의 여관이고, 세월은 잠시 지나가는 나그네이다. 뜬 인생이 꿈과 같으니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옛사람들이 촛불을 잡고 밤에 놀았던 것은 진실로 까닭이 있다.'(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若夢하니 爲歡幾何리오. 古人이 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기질로 산수(山水)를 방랑하며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이백의 시 한 구절이다. 인생이 꿈같이 짧고 덧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을 전력투구해 살아가라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진 시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소중함을 빼앗기고 보낸 세월이 2년이 넘은 요즘, 우리는 새삼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된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 기아, 역병은 고난의 단골손님이었다. 세계사의 수많은 크고 작은 전쟁, 가뭄, 지진, 화산폭발 등 천재지변, 기아, 중세 유럽의 페스트, 스페인독감 그리고 현재의 코로나와 같은 판데믹은 전 인류를 곤경에 빠뜨리고 또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을 쏟아 붓게 했다. 나의 삶 혹은 우리의 삶은 깨어지기 쉬우므로 더욱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함을 피부로 느
-골목길에서 19세기 후반 조선의 방랑 시인 '난고 김삿갓' 선생을 만났습니다. 혹시 김삿갓 시인 아니신가요? "아, 그런데, 거참 지금도 생각지 않은 곳에서 나를 알아보는 이가 있네." -뜻밖의 장소에서 대단한 분을 뵙습니다. 큰 영광입니다. "예상 못한 곳에서 뜻밖에 일들이 툭툭 돌출해 나오지, 그게 인생이야." -철종 시절(1863년) 별세해 강원도 영월에 모셔진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곳서 뵐 수 있는지요? "굳이 따지지 마, 세상엔 모를 일이 너무 많아. 영월에 뭐 내 뼈 하나 남아있으려나? 나 같은 이야 살아서나 죽어서나 자유로워…." -선생은 천재셨잖아요, 방랑하듯 사신 게 후회되지 않으셨나요? "누가 천재래? 또 내 삶이 어때서? 그럼 내가 도대체 어떤 삶을 살 수 있었다는 거야? 더럽고 험한 세상 구름처럼 바람처럼 그런대로 잘 산 거야." -홍경래 난에 벌어졌던 할아버지 일을 정말 그렇게 몰랐던 건가요? "몰랐지, 그 일이 있을 때 나는 어렸고 그 후로 곧바로 여기저기 이사 다녀도 그 이유는 잘 몰랐어.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곳에 살았으니 세상과 등지고 살았던 게지." -글은 모친께 배우신 건가요? "그렇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지금 충북에는 여야 후보군이 자천 타천 거론되고 있다. 이미 본격 활동을 하고 있는 나서는 이들도 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여론몰이에 한창인 후보도 있다. 고향이 충북인 인사도 여러 곳에 공천장을 내고 탈락하자 충북지사라도 해볼까 노크하고 있는 인사도 있다. 정치경력으로 보면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면면이 충북지사를 해도 충분한 역량도 엿 보인다. 그동안 중앙정치에서 큰 몫을 해온 이들도 있다. 필자는 40년 언론에 몸담은 탓에 충북지사를 역임한 분들을 많이 안다. 일부는 이미 고인이 됐거나 건강이 나빠 활동을 못하는 분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한분만은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바로 '쌀방게'라는 별명을 받은 정종택 지사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 박대통령이 걸음걸이를 빗대어 붙인 별명이었다고 한다. 정지사를 소개하는 한 인터넷 자료에는 이렇게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기댈 언덕조차 없었던 정종택 전 장관. 고시의 꿈을 접고 내무부 임시직 말단에서 시작해 5부 장관과 3선 국회의원의 대망을 이룬 충북 출신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정지사가 이룬 업적 가운데 필자는 국립청주박물관 건립을…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