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에 대해 침묵했다면 머스킷 총에 쓰러진 게티즈버그 청년은 없었을 것이다. 토지제와 신분제에 대해 침묵했다면 개틀링 기관총에 쓰러진 우금치 농민은 없었을 것이다. 거대한 역사의 바다에는 차전놀이의 두 동채가 일정한 시기마다 맞붙는다. 경제와 인권의 차전놀이 한판 앞에서 게티즈버그에서는 진보의 동채가 이겼고, 우금치에서는 보수의 동채가 이겼다. 홉스가 옳다면, 루소는 틀리다. 맹자가 옳다면, 순자는 틀리다. 그 사잇길은 없다. 학력에 승부를 건 이명박 정권 시절,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됐다. 최고의 스타 김상곤 교육감은 무상급식, 학생인권, 혁신학교 등으로 진보 교육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명박의 교육부 장관 이주호는 보수진영의 학력 기준을 제시했다. 당시 충북의 교육감과 교총은 정권의 일제고사 정책을 수행하면서 창의력과 도덕성을 방치하고 암기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충북은 고요했다. 수도권은 고요하지 않았다. 곽노현 교육감이 그 직을 상실하기 1년 전, 오세훈 시장이 곽노현 교육감과 무상급식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고 직에서 물러나자,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는 시장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과 함께 보수 교육단체 한국교총 본부를 찾아간다. 교총 회장은 사
산수유, 매화, 생강나무, 꽃다지, 민들레, 봄맞이꽃, 진달래, 제비꽃, 철쭉. 이렇게 봄꽃 이름을 부르다보니 출석부를 들고 교탁에 서서 아이들 이름을 부르는 것만 같다. 이름을 부를 때마다 자기만의 빛깔과 향기로 네! 하고 대답을 할 것만 같다. 그러다 문득 가슴이 미어진다. 꽃잎들이 와르르 떨어져 내리는 것만 같다. 언제부터 봄꽃 피는 4월이 그렇다. 이름을 불러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세월호 아이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백꽃이 떨어지는 4월은 제주 4·3사건이 떠올라서 아프기도 한 달이다. 제주 4·3사건을 들여다보면 사상과 이념과는 무관한 시민들의 희생이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하여 나는 4월이 되면 가슴에 4·3사건을 추모하는 동백꽃 배지와 개나리꽃 같은 노란 리본 배지를 단다. 그런 내게 누군가 한번은 당신은 정치적으로 진보냐, 좌파냐며 물어온 일이 있었다. 아마 속으로는 빨갱이냐고 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다수의 무고한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는 폭력과 참사는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소수 지배자들의 정치적 이념 때문에 발생하고 왜곡되었다. 그들은 정치적 이념으로 국민을 편 가르고 추궁하며 인권보다 우위를 선점하는 데에 그럴싸한 사상적
금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낮추고 일상 회복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의 국가 방역 체계가 정리되는 단계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까지 도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는 수천 명에서 획기적으로 감소될 조짐을 보이는 것 같지 않다. 국가적으로도 하루 수만 명 내외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또한 100여 명을 상회하는 실정이다. 전문가의 견해 또한 일상 회복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정치권 또한 현 정부와 차기 정부를 대표하는 인수위원회의 의견이 사뭇 다른 입장이다. 국민으로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 또한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국민의 걱정과 고통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금년 가을에는 확진자가 100만 명에 이르는 슈퍼 바이러스 출현도 예견하고 있다. 뚜렷이 상황이 호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역 체계가 풀리다 보니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금주 이후부터 대학은 코로나 이전의 대면 수업으로 정상화한다고 하나 강의실에는 아직도 확진으로 결석하는 학생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
아래의 내용은 문재인 정부의 군 지휘부에 몸담았던 예비역 대장들이 어느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읽어 보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의해 국토를 유린당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자주국방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됐기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하소연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욱이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두고 문 정부가 그동안 보인 친북성향을 애써 외면하며 국가안보를 들먹였기에 꼭 새겨보고 싶은 항변들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 장성을 했던 사람들이 왜 등을 돌리는지 잘 생각해야 한다. 군을 전문가 집단으로 존중하기보다 감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진군대가 되려면 건강한 문민통제, 건강한 민군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국가와 국민의 군대가 돼야지, 당의 군대처럼 특정 정권만을 위한 군대로 생각해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마치 당의 군대처럼 선택적 충성을 하도록 만들었다." "2018년 해병대의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이 추락해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사건이 있었다. 유족이 원한 건 청와대의 조문이었다. 문 대통령의 조문까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 영결식장
코로나19 확진자가 차츰 줄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돼 마스크만 착용한 채 봄 꽃놀이 여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봄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들로 산으로 바닷가로 나서는 모습이 신선해 보인다. 코로나 이전 같지는 않지만 코로나로 굳게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자연의 변화에 맞춰 어김없이 꽃을 피우고 연둣빛 이파리를 내미는 자연의 섭리에 감탄을 연발하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관광지의 식당들도 활기를 되찾으려고 분주하기만 하다. 봄꽃 여행은 가족이나 모임에서 주로 다녀오는데 필자는 남매모임과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인연으로 부부동반 여덟명이 섬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고속도로 옆으로 스쳐지나가는 벚꽃이 눈길을 끌었다. 장성IC를 빠져나가 백암산(白巖山)골짜기를 들어섰다. 연두색 새잎이 싱그러운 백양사 경내를 걸을 때는 고즈넉한 산사가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아담한 연못이 보이는 쌍계루(雙溪樓)를 지나 보물 제1346호인 백양사 주지를 역임한 소요대사탑(逍遙大師塔)이 보였다. 대웅전에 참배를 하고 나오니 천연기념물 제486호인 고불매(古佛梅)가 보이는데 이미 꽃이 진 상태였다. 3월 말 분홍 꽃을
국제사회에서 유럽연합(EU)은 강대국에 버금가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27개국이 연합한 국가공동체로서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에 참여하고 있고 국제분쟁이 있을 경우 조정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구 약 4억5천만 명 정도로 국민총생산 규모는 전세계 약 25% 수준이고 순위로는 세계 3위권이다. 사회·문화면에서도 국제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분열, 갈등의 과정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통일을 추구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이 남북통일 특히 북한에 대한 어떤 인식을 지니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은 우리의 대북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북한과 관계는 지난 1993년 유렵연합의 출범과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적 위기와 연계되면서 시작됐다. 유럽연합은 1990년대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 의약품 등을 북한에 지원하면서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작동하기 시작했다. 당시 유럽연합은 새롭게 출발하면서 신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지역에서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고 북한도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실익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었
1569년 69세의 퇴계 선생이 선조 임금에게 물러남을 허락받아 고향으로 갔던 700리 귀향길 걷기 재현 행사가 올해로 세 번째 진행됐다. 충북 지경만큼은 함께 해 보고자 작년 4월 11일에는 충주 가흥창에서 관아까지의 바람 몰아치는 봄 길을 걸었다. 올해는 4월 12일 충주에서 제천 청풍길과 13일 제천에서 단양 향교까지 작년보다 하루를 더 걸었으니 내년에는 전 구간을 걸을 수 있으렷다. 일찍 더워진 날씨로 산수유와 개나리 그리고 벚꽃까지 동시 개화해 사방이 꽃 천지라 눈이 바쁘다. 여의도 윤중로보다 더 우거진 청주 무심천 변 벚꽃 길을 라이딩했기에 웬만한 꽃 거리는 눈에 안 차는데 제천 청풍의 벚꽃은 차원이 달랐다. 낮에는 흐드러진 벚꽃에 눈이 부셨거니와 밤 벚꽃 아래에서 경기 지부 위원들과 고혹적인 남방 조영님이랑 찻자리를 만들어 최 위원이 정가를 부르고 나는 대금과 단소를 잡은 것도 흐뭇한 기억이다. 낮에 본 미진함을 밤에 오로지 하여 채웠음에도 비 내리는 새벽 꽃길이 부르니 다시 나갈 수밖에 없다. 비를 담고 하염없이 떨어져 질펀한 꽃길을 홀로 누리며 걷는데 멀리 꽃그늘 아래로 연세대 명예교수이며 퇴계학 전문가이신 이광호 교수님이 내려오신다. 어
때는 바야흐로 꽃의 계절이다. 무수한 꽃이 산과 들과 강변에 형형색색 피어있다. 꽃이 피면 아름다움에 도취해 경탄하지만, 꽃의 생명은 그리 길지 않다. 얼마 전 무심천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은 가늘게 내리던 비와 바람에 모두 떨어졌다. 진 꽃잎은 바람에 날려 여기저기 쌓인다. 땅바닥에 떠다니는 꽃잎이 아쉽기만 하다. 모란을 잃고 '찬란한 슬픔의 봄'을 노래한 영랑의 마음이 이러했을까. 시인들의 민감한 감성은 '아름다움의 상실'에 대하여 늘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떨어진 꽃잎을 피해 가는 걸음이 없다 며칠 전 산 하나를 물들여 놓아 화려한 입담으로 말 잔치 벌이던 꽃잎들이 가지 박차는 박새 날갯짓에 훨훨 날아다니고 아이들 웃음소리에도 비단옷 벗어 던지듯 팽개쳐서 소로 길에 쌓였는데 운동화 끈 질끈 동여맨 사람들이 꾹꾹 눌러 밟아 다진다 이름 지어주고 꽃말 붙여 전설을 만든 그 이야기가 참말이었던가 꽃은 피었다가 떨어지는 게 아닌 떨어져야 사는 영생의 밧줄 꽃잎 밟는 걸음들이 힘차다 ─ 꽃잎 밟기 전문, 이오장 시인은 산행하면서 수북이 쌓인 꽃잎과 그것을 밟고 가는 행인의 발길을 본다. 꽃이 피었을 때는 누구나 아름다움에 취하
회오리 바다에서 천고의 함성을 듣는다."와아 와아"내닫는 질풍같은 그 소리, 물보라가 크르릉 콸콸 성난 이빨처럼 번뜩인다. 깎아지른 절벽 하늘 솟은 바위도 위풍이 당당하다. 명량의 또 다른 이름 울돌목은 남해 바닷물이 오목한 협수로에 몰리면서 소리쳐 우는 바다가 되었다. 12척의 배로 감히 133척의 왜선을 무찔렀다. 명량해전 직전에 올렸다는 그 장계.'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내가 죽지 않는 한 아무도 우리 수군을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라면서 1%의 가능성에도 도전했다. 민족사의 한 획을 긋는 싸움이 된 이유다. 똑바로 흘러가던 물이 암초와 부딪치면서 엄청난 힘으로 솟구친다. 유속이 빨라지면서 소용돌이도 바뀐다. 당연히 그것까지 간파한 이순신은 물때를 이용한 작전으로 왜군을 무찔렀다. 이순신이 해류의 판단에 약간의 오차가 있었거나 왜군이 조금만 더 정확히 파악했어도 결과는 달라졌다. 1597년 음력 9월 16일, 명량 대첩의 승전 비밀이 진도 앞바다에서 펼쳐졌던 것. 425년 전 어느 날, 처음 진도 앞바다에 도착할 때는 막연했을 것이다. 전세는 악화될 대로 악화되고 배는 12척 뿐이다. 사람들도 모이기만 하면 수군거렸다. "남은 배는 12척
언어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신조어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국민의 관심이 어디에 많이 쏠리고 있는지를 잘 알려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식물과 연관된 여러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다. 정서적인 교감과 위안을 주는 식물이라는 의미의 '반려식물'을 비롯하여 식물을 가꾸는 사람을 일컫는 '식집사(식물+집사)', 집을 카페처럼 꾸미는 '홈카페', 집(home)과 단장(furnishing)의 합성어인 '홈퍼니싱', 회사에서 자신의 책상(데스크)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미는 '데스크테리어'등이 있다. 이와 함께 '플랜테리어(planterior)'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와 '인테리어(interior)'가 합성된 신조어로 식물을 이용하여 생활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가정뿐만 아니라 사무실, 카페, 백화점, 도서관과 같은 공공시설과 다양한 일상생활 공간에서 꽃과 식물을 활용하여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을 가꾸는 일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51%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인테리어 스타트업인 아파트멘터리는 서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천재 건축가로 알려진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로, 1882년 착공됐지만 현재까지 미완인 세계적인 건축물로 유명하다. 가우디는 이 성당의 건설기간을 200년으로 잡았다. 이 말대로라면 예상 완공년도는 2082년인 셈이다. 물론 현대의 건축기술로 성당 건축이 오래 걸릴 이유는 없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완공이 늦어지는 이유는 가우디의 갑작스런 사망과 스페인 내전 발발, 경이로울 정도의 꼼꼼하고 완성도 높은 작업과정, 미완의 상태를 관광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하는 측면 등 매우 복합적이라고 한다. 이 성당이 건물 하나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빠른 것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 지어졌다면 어땠을까. 아마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들이 초고속으로 완공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우리 노동사회의 웃픈(웃기면서 슬픈)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빨리빨리'라는 문화적 특징으로 급격한 국가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발전수준과 달리 산업현장에서의 사고사망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체 산업 근로자의 10퍼센트 남짓한 건설업에서의 사고사망자수가 전체 사고사망의 절반을 차지
평생 공부했던 철학과 문학 그리고 최근에야 냉담에서 벗어난 신앙 속에서 찾아낸 단어는 '사랑하다'이다. '사랑하다'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상대가 이롭게 되도록 도우며,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바탕이 사랑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현실이라는 문제 앞에서 지속성을 가지고 일관되게 '사랑하다'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본다. 이와 더불어 불확실한 시대에 살면서 불쑥불쑥 불분명한 난제들과 싸워야 하는 힘겨움도 알아가고 있다. 더 이상 얄팍한 지식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철학과 문학 신앙으로 반성하면서 나를 살펴본다. 철학은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예리하게 꿰뚫어 볼 수 있게 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힘을 얻을 수 있다. 문학은 그 어떤 예술보다 더 뜨겁게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다시 찾은 신앙은 냉담으로 오랜 세월 마음속에 스며든 습기로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바로잡아 절대자 앞에 겸손하게 설 수 있도록 했다. 한 순간에 스러지지 않을 것 같은 굳게 닫힌 냉담은 어느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그렇기에 길 잃은 양처럼 세상을 부유하여 떠돌다
어김없이 무심천에도 봄이 돌아왔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니 겨울 동안 한적했던 무심천에도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많은 관심을 받아서인지 무심천도 활기차고 화사하게 빛났다. 그러나 인파가 휩쓸고 간 며칠 뒤 꽃비가 떨어지는 무심천을 걷는데 아무렇게나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와 막무가내로 휴지통에 쌓여있는 분리수거 안 된 쓰레기 더미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게 됐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은 사실상 규제가 힘들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코로나로 인해 포장 문화가 발달하면서 쓰레기 배출의 폭증은 필연적인 결과가 됐다. 매장 내 일회용품 감소 상황도 그리 밝진 않다. 지난 1일부터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1회 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과태료 부과와 같은 강력한 조치 대신 안내 중심의 계도로 우회됐다. 따라서 직접적인 규제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규제대신 리유저블(reusable) 문화를 조성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지난해 제주도에 갔다가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을 처음 접하게 됐다. 커피를 주문할 때 보증금 1천 원을 더 내고 컵을 반납할 때 되돌려받는 제도인데 관광객이 많은 제주에서…
각자도생이란 말이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일테다. 이렇듯 각박한 사회에서 반려 동물은 우리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고도 남는다. 굳지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믿어주고, 따라와 주는 반려동물들이다. 어린 시절 동네에는 개를 기르지 않는 집이 없었다. 우리들이 뛰노는 곳에는 언제나 컹컹 짖으며 함께 따라다니던 누렁이도 흰둥이도 추억 속에 한 장면이다. 나는 결혼을 하고 난 후에도 계속 이곳 작은 읍내에서 살았다. 집도 단독주택에서 살다보니 우리집에는 언제나 개와 고양이가 함께했다. 그동안 우리집 가족이 되어 살다 간 동물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니 반려동물들과 이별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럼에도 작은 녀석들의 주검을 대할 때면 속절없이 무너지곤 한다. 며칠 전, 저녁 무렵이었다. 갑자기 움직임이 둔했다. 그리도 탐을 내던 간식도 냄새만 맡고 덥석 먹지를 못한다. 미세하게 몸이 떨리는 것이 감지됐다. 채웠던 목줄을 빼고 안아 보았다. 하루사이 배가 쏙 들어 가 있다. 나는 두려운 마음에 차 뒷좌석에 태워 동물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병원 문은 굳게 닫혔다. 할 수 없이 그냥 집으로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힘이…
벚꽃이 만개한 게 얼마 전인데 어느새 옷차림이 얇아지고 도화지에 화사한 날의 그림을 보듯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잔인하게 좋은 4월이다. 최근 청주권역 부동산 이슈는 SK하이닉스가 청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2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는데 토지 보상과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예정과는 다르게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측은 "용인에 첫 번째 펩 가동에 지장이 없다"라고 설명한 바 있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토지 매입이 늦어지고 반도체 공정 특성상 끌어와야 할 공업용수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청주 공장에 M17 신규 펩 건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여론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청주 건설설의 근거에는 올해 하반기부터 착공이 가능한 이점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3차 부지에 43만㎡ 규모의 산업 용지를 확보해 둬, 신규 투자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을 먼저 선점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하루라도 늦어질 수 없
금일 신규확진자 0명, 보건 선생님이 보내주신 코로나 상황 보고표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매일 몇 명씩 때론 수십 명씩 나오던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고 신이 났다. 2명이 PCR 검사를 하러 갔으니 내일이면 깨질 기록일 것 같지만 그래도 오늘은 0명이니 기뻐하련다. 보건 선생님께 답글을 보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축하해요." 새 학기가 시작되고 오늘까지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상황에 대처해주시는 보건 선생님이시다. 수업이 마비될 것같이 긴박했던 나날이 이어질 땐 작은 일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나도 마음이 무겁고 당황스러웠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교장, 교감이나 보건 선생님이 흔들리면 따라오는 모든 교직원과 아이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담담하고 담대하게 일 처리하시는 보건 선생님의 상황정리 및 대처 능력 덕분에 어려움을 잘 헤쳐나올 수 있었다. 긴 어둠의 터널의 끝에서 빛을 바라보고 서 있는 기분이다. 전국 상황도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오늘은 월요일이라는 특수도 있지만 4만7천 명대였다. 근래에 보기 드문 숫자다. 언제 다시 감염률이 올라갈지 또 다른 변이가 발생
봄은 진달래부터 온다. 산야에 가면 수목은 황량하지만 반갑게 맞이하는 꽃이 진달래꽃이다. 진달래를 한자어로는 두견화라고 했다. 고대 중국 촉나라 임금 두우가 아내를 빼앗기고 원망하면서 죽어 두견새가 됐다. 두우가 한으로 피를 토하며 울었다고 하며 그 피가 꽃에 물들었다고 한다. 영월 깊은 산골에 유배된 노산군(단종)은 봄날 두견새 우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여 시로 읊었다. 지금도 청령포에는 유독 진달꽃이 만발한다. 달 밝은 밤 자규 새 슬피 우는데 / 슬픔을 머금고 난간에 기대었더라 / 네 울음 슬퍼 내 듣기 괴로우니 / 네 소리 없다면 내 슬픔도 없으련만 / 세상 괴로운 사람들아, 내 말 들으시오/ 춘 삼월 자규 새 우는 명월루에는 오르지 마소(月白夜蜀魄啾 含愁精倚樓頭 爾啼悲我聞苦 無爾聲無我愁 寄語世上苦勞人 愼莫登春三月子規 ) 김소월이 영변 약산에서 부른 진달래도 우수가 어린다. 님을 떠나보내며 가는 길에 진달래 꽃을 뿌린다고 했다. 피를 토하며 울었던 두우의 심상이 아닌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 영변에 약산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어린 시절 필자의 아버지는 산에 나무를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유와 평등의 권리를 가진다." ― 프랑스 인권 선언 제1조 신데렐라 이야기를 아시는지요?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하지만 한편으론, 불편한 이야기에 대해 애기해볼까 합니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기원전부터 구전된 이야기입니다. 워낙 오래, 넓은 지역(주로 지중해 연안과 서유럽)에 구전되었기에, 각 지역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은 다른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용은 17세기 말 프랑스의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샤플 페로가 다시금 그 이야기들을 집대성한 것입니다. 17세기는 유럽이 산업화를 겪으며 이로 인해 브루주아 계급이 출현하던 때입니다. 성직자로 대표되는 귀족계층은 세금을 내지 않는 등의 '불평등하지만 불평등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었던 것'들에 관한 불만이 터져 나오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가난한 평민들과 여성들은 경제활동에서 소외되기 시작했던, 또 다른 차별이 시작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 경제적 자립의 길이 막힌 여성들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결혼을 하거나 부모가 부자인 경우뿐이었는데요. 산업화를 거치며 등장한 브루주아 계급의 아버지들은 아들에게 자신의 신붓감을 직접 고르도록 했습니다. 남성들은 자신
코로나19와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20대 대통령 선거가 초접전 끝에 막을 내렸다.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향해 발길을 향한 유권자들은 저마다의 바람과 희망을 담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을 것이다. 77%가 넘는 높은 투표율은 유권자들의 간절함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이번 대선에서는 거리 곳곳에서 선거사무원이 단체복을 입고 지나는 행인마다 악수를 하며 후보자를 알리는 예전의 선거운동 모습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대통령선거를 향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 어느 곳이라도 후보와 선거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선거환경의 변화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표현의 자유와 소통이 활발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다양화돼 일방적인 강요나 정보의 왜곡으로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됐다. 그만큼 유권자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후보자들이 기존의 선거운동 방식을 떠나 온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소통 방법을 통해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치게 된 이유이다. 이렇게 변화된…
소통에 관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닌데 상대가 오해를 했다는 것이다. 오해를 한 사람의 잘못이 큰가? 아니면 오해를 하게 만든 사람의 잘못이 더 큰가?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가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높은 위치에 있는 리더들은 흔히 내가 알아 듣게 잘 얘기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통의 오해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언어의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다. 나는 아무생각 없이 사용하지만 듣는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언어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우리가 평소 별 뜻 없이 자주 사용하지만 주의가 필요한 말은 뭐가 있을까? 첫째 나이와 권력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반말과 존댓말이 그렇다. 아마 전 세계에서 우리처럼 나이에 관심이 많고, 만나자 마자 다짜고짜 나이를 따지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왜 그럴까? 나이가 권력이 되기 때문이다. 나이를 묻는 건 단순히 나이를 묻는 걸 넘어 누가 권력자인지를 확인하는 절차이다. 100년 전만 해도 나이가 아닌 신분에 따라 반말을 하고 존댓말을 했는데 시대가 달라지면서 언어가 달라진 것이다.…
'검수완박'이란 뉴스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게 있다. 윤석열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말이다. 돌이켜 보면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하면서 조국 수사 등으로 권력과 대립하고 있을 때만 해도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이낙연이 선두를 달리고 이재명 정세균 등이 추격하는 상황이었으니 홍준표 유승민 등 야당 후보는 경쟁상대도 못되었다. 오죽하면 대선후보 토론회에 나온 심상정이 이재명에게 윤석열은 국민이 불러서 나왔다고 하지만 민주당이 부른 게 아니냐고 조롱했겠는가. 도저히 당선 가능성이 없었는데도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윤석열 덕분이다. 여권이 윤석열 총장을 몰아내기 위해 징계·직무정지·수사지휘권 박탈 등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민심이 돌아섰던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사직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 인상적이다. 자신이 총장을 계속하면 검수완박을 당할 것이라는 말이다. 검찰이 수사권을 박탈당하면 부패가 판을 치게 되는데 그런 꼴을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총장직을 사퇴한다는 취지였다. 신기하게도 윤 총장이 사직하고 나선 검수완박이라는 말은 자취를 감추었다. 권력이 다시 검찰을 장악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자취를 감추었던 검수완박이 다
"…무릉(武陵)이란 곳에서 고기잡이하던 사람이 작은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홀연히 복숭아나무 숲에 들어서게 되었는데, …향기로운 풀이 싱싱하고 아름다웠으며, 떨어지는 꽃잎이 어지러이 나부끼고 있었다.…" 이는 도연명의 산문 '도화원기'다. 그로부터 천여 년이 흘렀다. "1447년 4월 20일 밤 잠자리에 들었더니, …골짜기로 들어가니 복숭아꽃이 숲을 이루어 어리비치고 붉은 안개가 떠올랐다. 박팽년은 참으로 도원경이라며 감탄했다. 곁에 두어 사람이 있어 서로 짚신감발(*짚신을 신고 발감개를 함)을 하고 맘껏 구경하다가 문득 꿈에서 깨었다. …이에 안견으로 하여금 그리게 하였더니 사흘만에 완성되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에 쓴 안평대군의 발문이다. 이로부터 575년이 지난 2022년 4월 11일에 청주 사람(淸人)은 영덕의 복사꽃마을을 찾았다. 세종의 셋째 아들 용(안평대군)이 꿈에 본 도원(桃源)을 안견에게 그리게하여 여럿과 함께 했듯, 청인은 봄날 아침에 본 도원(桃園)을 또렷이 사진 찍어 이웃들과 함께 하고, 생생한 감동은 글로 적어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함이다. 꿈에서 고향집 뒷산을 흥얼거리며 오르고 있었다. 지게를 지고…
'이재훈 개인전' Artifical - 균형의 판타지. 작가 이재훈은 개인과 사회의 심리적 관계 맺음의 양태를 꾸준히 표현해 온 '프레스코 화가'다. 전시회에는 집단적 사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제적 사고와 고정관념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침투해 있는지 보여주는 회화 15점과 영상작품 1점을 선보였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가 인간과 사회를 관찰하면서 독특한 화풍으로 차곡차곡 담아온 사유와 형상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불쾌한 상태로 서로 꼬여 뭉쳐 있으면서도 편안한 듯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군상들의 얼굴들, 무대에서 연기하듯 일상을 채워가는 현대인이 애써 감춘 이면이 보인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서로 관계를 맺고 그 관계들 속에서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확인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 모든 관계의 출발은 가족이다. 가족이란 서로 소중함을 알고 존재감을 느끼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얼마 전에 일어난 사회 지도층의 자녀가 저지른 사건만 해도 그렇다. 군인 출신의 아버지는 어린 자녀에게 사병 훈련시키듯이 고압적이었고, 잘못이 있을 때는 혹독한 체벌과 기합으로 훈육했다. 유명대학을 나온 어머니는 기대에
멀리서 본 카페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고통이 즐비하다. 바리스타학과를 졸업하고 어느 새 카페경력 9년차에 접어든 A씨(28·여). 한 때 어엿한 프랜차이즈 매장의 점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이제는 일주일에 이틀만 바리스타로 일한다. 생활비 조달을 위해 틈틈이 전자상거래업체에 나가 야간 포장일을 한다. 좋아하는 카페 일을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은 '바리스타 직업병'으로 불리는 손목통증 때문이다. 매일 9시간을 바리스타로 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업의 성격상 손목을 비틀어 사용하는 일이 많다 보니 관절통증 재발이 잦아 쉬었다가 일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카페에서 청년 바리스타들의 교체가 잦은 것은, 결코 젊은이들이 끈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카페에서 바리스타들은 소모품처럼 활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씨는 경험을 살려 바리스타 강사로 일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푸념한다. 전문학사로서 바리스타를 전공하고 현장 경험이 있어도, 학원가에서는 소위 '국제바리스타자격증'이라는 스펙으로 무장한 사람들을 선호한다. 외국자격증을 강사로 취업할 정도로 스펙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500만 원~600만 원이 들어간다. 정작 바리스타 강사 중
갑질의 사전적 의미는 '갑을(甲乙) 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써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우월적 지위에서 비롯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상대방에게 행하는 부당한 요구나 처우를 의미한다. 이름만 달리했지 갑질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어디에서나 존재해왔다. 특히, 동방예의지국을 강조해 왔던 우리나라에서는 예절, 예의를 강조해 조선시대의 삼강오륜에는 君爲臣綱(신하는 임금을 섬기고), 長幼有序(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어야 하고) 등의 구절이 있어 상급자와 연장자에 대한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강조했던 것이다. 따라서, 상급자와 연장자가 하급자와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하는 지시와 행동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역사상 긴 갑질은 인권신장과 더불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과 행동이 ○○항공 땅콩회항, ○○당 회장의 운전기사 갑질 등 여러 가지 일련의 이슈들로 갑질의 문제점과 피해가 사람들의 인식에 자리잡히게 된 것이다. 갑질 관련한 통계를 보면, 갑을 관계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