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신날 청주 무심천(無心川)을 생각하면 조선 최고의 명필이자 경학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이 생각난다. 무심천은 선사시대부터 청주의 젖줄이었으며 통일 신라 5소경의 하나였던 서원소경의 치소(治所)였다. 추사는 '무심(無心)'을 가슴에 넣고 산 분이다. '중생이 욕심을 갖고 헛되이 집착하면 번뇌·생사·보리·열반 등 모든 것이 생기게 된다. 무심을 깨치기만 한다면 이 같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유학자답지 않게 추사는 불자가되어 부처의 가르침을 게송하며 살았다. 해남의 친구 초의선사와 글을 주고받으며 불심을 닦았다. 난을 잘 그리지 않은 추사가 말년에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라는 특별한 작품을 남겼다. 이 그림을 처음에는 부작란(不作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기존 서법을 전혀 지키지 않고 화제를 쓴 것이어서 일부학자들 사이에는 진작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불이선'은 초의선사의 화두였다. '난과 선이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차(茶) 한잔으로도 선(禪)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설법해온 초의는 난을 통해서도 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사는 난(蘭)을 즐겨 그리지 않았다. 난을 그리는 것이 어렵고, 그림 속에 인품이 묻
-마더 테레사 수녀님을 만납니다. 업적과 수상경력은 너무 많아 소개하지 않습니다. "고맙고 반가워요. 평생 은총 속에 살고 어디가나 넘치는 대우를 받아 민망 할 때가 많아요." -겸양의 말씀이십니다. 누가 수녀님의 삶을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요? 오늘은그냥 소소한 삶의 얘기를 들었으면 합니다. 많은 일의 시작은 어땠나요? "저 같은 신께 드려진 이들은 그분의 소유물이지요. 그분이 명하시면 하는 게 제 일입니다. 서른여섯 땐가 그분의 명령을 듣고 그대로 했을 뿐이지요. 그분의 명령을 따르는 이들은 똑같을 거예요." -그토록 많은 일을 효과적으로 하는 비결이나 원칙이 있을까요? "어려움 당하는 분들이 주님으로 보이고 제게 그 아픔이 전해지는 거지요, 제게 그 일을 하라는 그분 명령이 느껴지면 하는 거지요. 저는 그분의 손에 들린 '몽당연필'이예요. 그려진 그림이 멋지다면 제가 아닌 그분 솜씨지요." -국적도 인도로 바꾸고 수녀복을 벗고 인도 서민의 옷이라 할 '흰색 사리'를 늘 입으셨어요. 특별한 의미가 있었나요? "제가 섬기는 이들과 같이 되고 싶었어요, 예수님의 '성육신'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은 욕망도 있었고요. 제 마음의 외적 표현이었지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코로나19가 2022년인 지금까지도 상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모든 인구가 전염병 감염 및 일상 생활에 제한되는 고통을 겪고 있으나, 의학의 발달 및 백신 연구개발 진행 등으로 점차 일상 생활 제한이 풀려나면서 외출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여행, 등산, 레저활동 등 취미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봄은 매년 찾아오는 건조기와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다. 전국적으로 외출인구가 늘어나면서 등산객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산불 발생 확률도 늘어나게 된다. 이번 봄에 발생한 울진, 삼척, 강릉 등의 대형산불의 사례로 모두가 알 수 있듯 산불이 한번 발생되면 쉽게 막지 못한다. 산불이 한번 발생되면 발화지점의 위치, 지리적 요인, 기후환경 특성, 진화차량 배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불고 있는지, 산 중턱 또는 산 정상부인지, 진화차가 오를 구간이 있는지, 진화대원이 올라갈 수 있는 구간인지 효율적 진화대책을 강구하고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게 된다. 산불에 관한 처벌 규정이 강력한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진화의 어려움과 더불어 산림 복구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
여러분은 책상 앞에서 머리를 쥐어짜다가 휴식을 위해 산책을 할 때 오히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생각을 하지 않은 채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순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뇌에 쉴 틈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하루 15분정도 흔히 말하는 '멍때리기' 시간을 가져 뇌를 쉬게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뇌가 계속해서 정보만 받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뇌가 부담을 받으면서 신체적 문제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멍 때리기'를 하면 긴장이 풀어지고 피로가 줄어들기 때문에 맥박이나 심박수가 낮아지는 반면 과거 기억이나 예측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부위는 오히려 활성화된다.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을 갖는 것이 학습과 기억에 도움이 된다.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교수는 아무런 인지활동을 하지 않은때 오히려 활성화되는 뇌의 특정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고 불렀다. 이때 뇌는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그동안의 경험과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는데 불필요한 정보가 정리되지 않으면 뇌의 저장 공간이 좁아져 기억을 저장하기 어려워진다. 아무것도 안하는 멍 때리는 동안 뇌는 새로운 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든다. 휴
집에서 느긋한 걸음으로 50여 분 거리에 있는 박물관 나들이는 사시사철 언제고 좋다. 그중에서도 문 닫는 월요일이 좋다. 휴관일의 박물관은, 옥외 계단 양쪽에 수문장처럼 앉아서 빙그레 웃고 있는 두 녀석의 해태를 독차지해 만날 수 있어서 좋고(이 녀석들은 못된 놈을 보면 뿔로 받아버린다고 한다), 뒤뜰 언덕 정자에 걸터앉아 폼을 잡고 앞산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연한 초록의 연두, 오월을 앞둔 늦사월의 산을 바라보고 있자니,보티첼리의 그림 '봄'에서처럼 아름다운 비너스가 큐피드를 데리고 신록(新綠) 속에서 걸어 나올 것 같고, 뒤이어, 순조 때 열네 살 나이에 전국을 유람했던 소녀 김금원이 남장을 벗어던지고 뛰어나올 것만 같다. 조선시대에는 산천을 유람하는 여성을 실행부녀(失行婦女: 바람난 여자)라 일컬으며, 사족(士族) 부녀로서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자는 장(杖) 100대에 처하기도(경국대전) 했다는데…. 옆 숲에서 수꿩이 냅다 소리를 지르며 푸드덕 날아오른다. 길을 묻던 나그네도 놀라고, 순백의 탱자나무 꽃도 우수수 떨어진다. '예끼, 장끼 이놈아.' 크고 단단한 가시가 위협적인 탱자나무를 촘촘히 심으면 귀신도 뚫지 못한다고 하여,
수사권 없는 검찰은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검수완박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윤석열이 당선됐을 때만 해도 검찰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사지가 찢기는 수술을 당하면서도 정권에 최선을 다한 것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박근혜·이명박을 구속했고, 국정원장도 모조리 사법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했는데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 노심초사했다. 그런 검찰에 윤석열의 당선은 희망의 메시지 같았다. 실제로 윤석열은 후보시절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라고 했으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도 박탈하겠다고 공약했다. 검찰 출신 윤석열 대통령에 의한 검찰공화국이 실현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뜻밖에 검찰 출신 대통령 시대에 검찰이 검수완박을 당하는 아이러니가 펼쳐졌다. 명맥을 유지하던 6대 범죄 수사권은 부패·경제 등으로 축소됐고, 검찰 가족은 기소청 중수청 경찰청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생겼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검찰을 수술하는 주체가 검찰을 사냥개처럼 부리던 주인이라는 점이다. 전 정권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잔인하게 사법처리해놓고, 그 칼이 자신에게 향하자 칼을 뺏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검찰이 개혁대상이 된 것은 상당 부분 검찰의 책임
벌써 5월이다. 올해가 시작 된지 어제 같은데 이미 1/3이 훌쩍 지나버렸다. 세월의 덧없음을 탓할 겨를도 없이 사방의 아름다운 꽃들이 내 맘을 위로한다.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온갖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천방지축 어리광을 부린다. 회색빛 세상이 녹색으로 변하고 사람들은 움츠려들었던 어깨를 펴고 새롭게 희망을 바라본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온갖 가정의 날 행사가 5월에 들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라는 말은 1920년대 아동문학가인 소파 방정환 선생이 첫 아동잡지인 '어린이'를 발간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후 어린이날은 1923년 5월 1일 처음으로 기념행사를 했으나 일제 강점기에는 행사를 금지시켰고 해방 후 1946년 5월 5일에 다시 기념행사가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처음 어린이날을 제정할 당시는 어린이들의 처지가 너무 열악했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존중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그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자연스럽게 한, 두명의 자녀만 낳게 됐다. 그 결과, 중산층 이상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자녀들을 지나치게 떠받들고 과보호하고…
"와! 대톤련이다." 교장이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멀쑥한 양복에 화려한 넥타이를 매고 첫 출근을 한 날 체육관에 모인 전교생에게 희망찬 인사를 하고 유치원 교실에 들어갔을 때 "우리 예쁘고 귀여운 친구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뒤에 곧바로 되돌아온 한 마디였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 "그게 무슨 말이예요?" 라고 물었더니 "대톤련이잖아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대톤련." 아이 입에 가까이 귀를 대고 이야기를 듣는데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아하! 대통령. 이 아이에게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은 사람은 모두 영락없는 대통령인 것이다. 얼마나 귀엽고 깜찍한 발상인가? 덕분에 나는 어릴 적 꿈이었던 대통령이 되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교장 선생님이 아닌 '대톤련'으로 살았다. 적어도 유치원 아이들에게 만큼은. 날마다 아침맞이를 하고 나면 반드시 유치원 교실에 들러 꼬마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그 때마다 "와! 대톤련 왔다"라는 한 아이의 우렁찬 말을 시작으로 모든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대톤련'을 외치며 나에게 달려들어 매달리는 통에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아이들을 안아주고 업어주느라 애를 먹었었다. 올해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1922년 처음 제정
사건 개요는 이렇다. 지난 2018년 4만7천 명에 달하던 충북지역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2021년 상반기에 2만6천 명으로 감소했다. 거의 반토막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본격적인 추론에 앞서 경기와 관련성이 낮은 농림어업을 제외하자. 일반적으로 농림어업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충북의 경우 전체 자영업자 20만 명 중 약 6만 명이 농림어업 종사자이다. 사건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자영업황이 악화돼 폐업이 많이 늘어났다." 이는 절반 정도만 맞는 답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가 3만9천 명으로 전년 대비 17%나 감소했다. 이것은 코로나19 전부터 충북 자영업황이 이미 안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다음 주장은 어떨까? "전국의 자영업황이 다 안 좋아졌기 때문에 충북이라고 특별할 것은 없다." 이 또한 절반 정도만 맞는 답이다. 2019년 이후 전국의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연평균 7.1%씩 감소했다. 그러나 충북은 같은 기간 연평균 17.7% 감소했다. 전국보다 무려 10.6%p가 높다. 이는 전국에 비해 충북에 악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떼는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며, 깨끗한 시냇물을 먹으면서 자랐다. 지금은 어떠한가? 지난 여름 무더위 속에 몸이 예전만 못해 내가 더위를 못 이기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무더위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나만 체감하는 더위는 아닌 거 같기도 했다. 그게 또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가 다 기후 이변이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던 정말 "라떼는~"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캐나다 밴쿠버가 최고 기온이 섭씨 49.5도까지 올라 캐나다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내 눈을 의심했었다. 북반구에 위치한 캐나다가 아프리카 정도의 기온이라니 설마 내가 무엇을 잘못 읽었나 하면서 다시 한번 뉴스를 검색했다. 캐나다 서부에서 폭염으로 최소 69명이 사망했다는 기사를 확인하면서 기후가 이렇게도 변해 버리는구나. '라떼는'이라는 말로 희화화되는 나이가 되어서 웬만하면 '나 때는'이란 말을 사용 안하려고 하는데 '정말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라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뉴스를 읽어 내렸다. 원인은 열돔 때문이라고 하면서 열돔이 무엇인지 설명이 돼 있었고, 열돔은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반구형 지붕처
피천득 선생이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라고 말한 5월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리게만 느껴지던 나무 잎새들이 봄비를 맞고 난 후 힘찬 생명력을 내뿜고 있다. 남쪽의 산을 다녀왔다. 차창에 날아드는 하얀 솜털이 지천으로 흩날렸다. 여행 내내 따라다니던 하얀 솜뭉치는 이맘때마다 극성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기겁하며 피해 다니던 것들이다. 이것은 꽃가루가 아닌 씨앗 뭉치라고 한다. 버드나무나 은사시나무, 이태리포플러의 꽃가루들이 암술과 만나 꽃가루받이를 끝낸 씨앗들이다. 자기 종족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솜털을 붙여 바람을 타고 여행 중이라고 하니 나무들의 번식 활동이라고 여기기엔 영리하고 낭만적이다. 봄날 들판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키 작은 노란색의 민들레꽃이다. 이 꽃들도 꽃가루받이가 끝나면 둥근 모양의 홀씨를 만든다. 바람을 타고 넘실넘실 날아다니는 공 모양 솜털 씨앗은 100리까지 날아간다고 한다. 내가 여행 도중에 만난 민들레 씨앗들도 바람을 날아 수십㎞를 함께 비행 중이었던 셈이다. 5월의 길바닥이나 물웅덩이, 차창을 노랗게 덮고 있는 송홧가루는 또 어떤가. 소나무의 꽃가루는 암꽃을 만나기…
요즘 날씨가 어찌나 변덕이 심한지 긴팔의 옷을 입은 날은 덥고 반팔을 입은 날은 너무 추워 몸이 덜덜 떨릴만큼 일교차도 크다. 인원 수 제한도 풀리고 식당가에 영업제한도 풀려서인지 늦은시간에도 유동인구가 늘어나긴 했지만, 습관이 무섭다는 듯 확실하게 코로나 이전만큼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필자 역시도 술자리가 많은 편이지만 일찍 자리를 마무리하던 습관 때문인지 밤 10시를 넘기면 몸이 기억하듯 하품이 쏟아진다. 며칠 전 대리운전을 하며 기사님과의 대화에 요즘 분위기에 대해 물어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늦은 시간에 일이 줄었다고 한다. 요식업을 운영하는 지인들에게도 물어보니 시간 제한이 풀렸다고 더 나아지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자영업자 손실보상금 지급이 5월 초를 예상한다고 하는데 보상에 대한 금액도 중요하지만 정말 힘들었던 2년에 대해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현명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며칠 전 충북도체육회 비전선포식을 플러그미디어웍스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다이나즈에서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중계했다. 새로운 비전과 함께 새롭게 선보이는 CI와 캐릭터를 선보이며 힘찬 도약을 선보였다. 새롭게 선보인 CI는 충북과 체육의 초성인 'ㅊ'을 모티브로 비상하는 체육인
며칠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이끄는 안철수 위원장이 새 정부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코로나19 손실보상안을 발표했다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공약파기라며 반발해 인수위원회가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과 관련해서는 이미 선거 공약 발표 당시부터 재정규모와 통화정책 등의 측면에서 실현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있었던 만큼 공약을 지키지 못한다 하여 놀랄 일도 아닌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자가 1호 공약을 파기했다고 비난을 하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도 비슷한 주장을 했던 것을 보면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한들 과연 공약을 지킬 수 있었을지 의문인 것도 사실입니다. 어차피 공약의 실행은 정부의 행정 부처에서 담당하고, 대통령이 누가 되든 행정 실무진은 그대로인 점을 감안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 정부에서 실무자들로부터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고 파악된 일이 다른 정부가 들어선다 하여 달라질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선거 후의 현실적이고 합리적 선택이 국민경제를 위하여서는 바람직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고 보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 대한 대통령 선거 당
목련을 보면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로 시작하는 '4월의 노래'다. 곡도 아름답지만 가사가 더 아름다워 좋아한다. 중1 때였다. 이 노래를 알게 되면서 작가 괴테를 알게 되었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도 읽게 되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태워 사랑했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을 등진 베르테르. 수십 번의 목련이 피고 진 올 4월, 베르테르를 다시 만났다. 젊은 베르테르는 여전히 한 여인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그 옆에 또 한 사람, 괴테가 앉아 있다. 그런데 베르테르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어쩐지 애잔해 보인다. 언뜻 젊은 날의 괴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에게 다가가 묻는다. "괴테 선생님, 왜 베르테르의 생을 빨리 마감하게 한 거죠? 그래서 그의 고통이 해결됐나요? 잠시 후 괴테는 인간존재의 비밀이 무엇에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라 한다. 베르테르를 처음 만난 봄밤이 생각난다. 중1 소녀에게 베르테르의 사랑과 죽음은 놀라웠고 파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약혼자 있는 여인을 사랑한다는 것, 목숨을 끊는다는 것 꼭 그래야만 했을까.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시간은 내게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길을 가다보면 담배를 피우며 걷는 사람과 동선이 같은 경우가 있다. 이 때 혹여 뒤라도 따라가게 되면 그 담배 냄새와 연기는 고스란히 뒷사람의 몫으로 돌아와 곤욕을 치르게 된다. 길거리 간접흡연에서 벗어나려면 할 수 없이 빠른 걸음으로 앞질러 가는 게 상책일 때가 있다. 이런 불편한 상황은 비흡연자 뿐만 아니라 흡연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국민건강증진 법에 기초해 공공기관, 학교, 의료기관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 또 흡연자에게 별도의 실외 흡연 구역과 흡연부스를 설치해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또한 여건이 좋지 않아 여전히 많은 흡연자들이 지정된 흡연 구역이 아닌 골목길, 건물 앞, 길거리 등에서의 불편한 흡연을 이어가고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본인 건강에도 해롭다. 무엇보다 불편한 흡연, 이제는 끊을 때이다. 담배가 기호품에 불과하다거나, 흡연이 개인의 취향이라는 관점은 이제 바뀌어야 할 것이다. 금연을 했을 때 우리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보면, 금연 20분 후 맥박과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금연 12시간 뒤에는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화 되고, 금연 2주~
친구는 동무, 벗, 깐부라고 한다. 인간은 유유상종하는 존재다.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린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비슷해지는 게 아니다. 비슷하기에 친구가 되는 것이다. 유전적 증거도 있다. 친구와 유전자를 공유할 확률은 같은 동네에 사는 누군가에 비해 두 배나 높다고 한다. 친구에게도 등급이 있다. 영국의 문화인류학자이자 옥스퍼드대 교수인 로빈 던바(Robin Dunbar)는 아무리 친화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진정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한의 인원은 150명이라고 한다. 그의 책 '프렌즈'에 따르면 인간은 사교 시간의 40%를 5명에게 집중해 쓴다. 이들 5명은 던바가 꼽은 우정의 일곱 기둥, 즉 세계관·자란 곳·학교 또는 직장·취미와 관심사·유머 감각·음악 취향·사투리 중에서 6개나 같다. 우리가 죽으면 이들 5명을 포함해 12~15명만이 슬퍼할 거라고 한다. 우리는 이들 15명에게 사교 시간의 60%를 쓴다. 내 편이 될 소수에게 '시간'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다. 인간이 유유상종 전략을 택한 건 부족 간에 약탈·복수가 횡행했던 선사시대를 생각하면 합리적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은 내 편이 돼 함께 싸워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최근 우리의 경제상황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점점 발달하여 단순한 로봇이 점차 고도의 기술과 지능을 지닌 로봇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인공지능 시대가 점점 도래함에 따라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로봇들이 생겨날 것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의 사용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로봇의 발전과 사용의 증가 추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 인류에게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안겨 줄 지도 모른다. 따라서 현 세대는 로봇으로 인한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현재의 조세제도를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적합하도록 지속적으로 개편돼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으로 인해 진화하고 있는 로봇의 사용에 대응할 수 있는 조세제도의 도입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로봇 도입의 증가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미칠 수 있다. 우선, 로봇 도입 활성화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의 사용은 인간의 노동이 창출해 내는 생산성보다 더 높은 생산성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인간이 할 수 없었던 일이나 위험한 일들을 로봇이 대신해
선생님, 000는 왜 '요'가 없어요?/ 선생님, 기분 안 좋아요?/ 선생님, 화났어요? 한국어 수업시간이 끝날 즈음, 베트남이 고향인 학생의 질문이다. 마침 높임말 표현에 대한 한국어 수업시간이었다. 그런데 높임말을 사용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반말을 하는 중국에서 온 친구를 보면서 수업 내내 눈살을 찌푸리고 있더니 나에게 건넨 말이다. 분명히 높임말을 사용해야 하는데 중국에서 온 학생이 계속 반말을 하니까 선생님이 기분이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물어 본 것이다. 중국에서 온 학생은 수업 중이거나 혹은 어떤 질문에도 늘 '응'이라고 대답한다. 중국어에서 비롯된 오류라는 것을 알기에 계속 수정을 해 주지만 습관을 고치기가 쉽지 않아 그때그때 알려줄 때만 따라할 뿐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수업 중에도 누군가 시끄럽게 하거나 수업에 방해가 되는 일이 있으면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는 성격의 베트남 학생이 수업 내내 거슬렸던 모양이다. 애써 참다가 결국 수업의 끝자락에 조용히 본인의 마음을 실어 질문을 한 것이다. 한국어를 제법 잘하는 베트남에서 온 학생은 한국에 온 지 4년이 좀 넘었다. 처음에는 추위와의 싸움으로 힘겨워했다. 봄에도 두꺼운 외투를 입고
8대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초·광역의원은 물론 시장·군수·도지사 선거가 오는 6월 1일 동시에 실시된다. 각 정당별 지역별 공천과 경선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공천 기초자격 시험(PPAT)을 치러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선출된 이준석 당 대표가 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미 약속한 바 있다. 그동안 지적돼 왔던 돈 공천 등 공천 과정에서 발생해왔던 부정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고 민주적인 공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하여 처음 시도된 것이다. 지난 4월 17일 전국 17개 시·도 19개 고사장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한 기초·광역의원 후보 4천500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보았다. 평가 점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받게 된다. 광역의원의 경우 70점, 기초의원은 60점 이상을 받아야 공천을 받을 수가 있다. '최소한의 역량' 평가를 통해 후보자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시험에서 최연소 응시자는 20살, 최고령자는 81살이었다. 이날 치러진 시험의 주요 평가 내용은 3가지 영역이었다. 첫째, 공직자 직무수행 능력, 당헌·당규, 공직선거법 둘째,…
교육감 선거 때마다 드는 의문은 내가 투표하는 후보가 과연 올바른 교육 철학과 교육자적 역량을 갖춘 교육자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초·중등 교육이라는 특수한 분야의 총책임자를 선출하는 교육감 선거에 교육자도 아니요, 전문 교육자가 되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고, 교육에 대한 이해도마저 부족한 내가 주저 없이 한 표를 행사해도 되는 건지 매번 조심스럽다. 그렇게 선출되는 교육감 선거가 교육 자치라는 이름으로 또 다가오고 있다. 광역 자치단체의 교육 수장인 교육감은 꽤 매력 있는 자리다. 광역 시·도지사로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 당선돼도 관할 기초자치단체의 구청장·시장·군수는 직접 선거로 선출되기 때문에 시·도지사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지만 교육감은 시·군교육장과 부속기관을 포함한 모든 교육기관의 인사와 예산권을 독점한다. 엄청난 권력 집중이 아닐 수 없다. 조직 구성원 숫자는 물론 이들에 대한 전반적 영향력으로 치면 교육감의 권한이 시·도지사의 그것을 능가할 수도 있다. 도지사는 도정 전반의 각 부처별로 도의회의 여러 상임위원회로부터 촘촘한 견제를 받도록 제도화 돼 있다. 반면에 교육감은 도의회의 교육위원회 1개 상임위원회로부터만 견제를 받을 뿐이다.…
민화 속 여인 모습이 요염하다. 이 그림 속 여인은 양산을 받쳤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위엔, 양산만큼 고마운 물건이 어디 있으랴. 양산 뿐 만 아니라 우비雨備 역시 그러하다. 여름날 느닷없이 소낙비라도 만나면 큰 낭패다. 이 때 비를 가리는 우산은 참으로 용이하다. 우산은 18세기 후반 영국 무역업자 '조나스 한웨'라는 사람에 의해서 발명되었다. 이 남자는 비가 내리지 않아도 늘 손에 우산을 들고 다녔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영국인 조나스 한웨의 평소 준비성이 부러웠던 적이 있다. 언젠가 산성을 찾았을 때다. 하늘이 먹장구름으로 뒤덮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미처 우산을 준비 못했다. 일기 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으련만 오전엔 날씨가 쾌청하여 '설마'했다. 무엇이든 간절히 필요할 때 물건이든 사람이든 그 중요성을 새삼 깨닫기 마련인가 보다. 이때만큼 우산이 절실한 적이 없다. 이 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산성 행을 하였던 터라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여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야 했다. 초봄이어서인지 비를 흠씬 맞으며 걷노라니 온몸에 한기가 돌았다. 심지어는 어금니까지 떨렸다. 야속하게도 하늘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무한정 비를 땅 아래로…
가녀린 햇살이 창틈으로 들어온다. 유리 벽 사이로 오롯이 내리는 봄볕은 죽은듯한 수국의 마른 가지에 파릇한 봄을 열고, 소복하게 자라난 어린잎들은 겨울 뜨락에 봄을 수 놓아간다. 어디 그뿐 인가 마가렛 나무에도 생명이 꿈틀거리며 한 송이 두 송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요 며칠 정지된 삶에 은은한 향기로 다가온다. 나는 허리받이가 긴 원목 의자를 거실 끝에 옮겨 놓고 오도카니 햇살과 마주 앉았다. 창궐한 코로나로 인해 가족 모임을 미루던 차에 방역 패스가 해제되고 거리 제한을 완화한다는 소식이다. 지루하고 답답하던 일상에 그나마 최소한의 자유를 허용하다니 마음이 조금 여유로워진다. 긴 기다림 끝에 오랜만에 갖는 가족 식사 자리가 너무 성급했나, 아니면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우리를 질투한 걸까, 시차를 두고 한 검사결과는 딸과 사위 그리고 외손주와 나까지 코로나 확진으로 나왔다. 해외로 출국을 앞두고 있던 딸네 가족에게 갑작스러운 격리상황은 여러 갈래로 소용돌이쳤다. 차라리 출국 전에 걸린 것이 다행이다는 긍정의 생각도 있고, 치료와 회복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설왕설래했다. 심한 몸살 때문에 흐느적대다가 온몸이 쑤시고 아픈 근육통을 동반하더니 차츰 누그러졌다.…
청주시 흥덕구의 송정동은 법정명이고 행정명은 편의상 봉명2동과 송정동을 하나로 묶어서 '봉명2송정동'이라 하여 관리하고 있다. 법정명인 송정동(松亭洞)은 본래 청주군 서주내면(西州內面)의 지역으로서 소나무 정자가 있으므로 송정(松亭)이라 불렀다고 전해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좌귀리(坐貴里), 외중리(外中里), 서강내일상면(西江內一上面)의 송정리(松亭里), 왕암리(旺岩里), 복대리(福臺里)의 각 일부와 남주내면(南州內面)의 송정리(松亭里) 일부를 병합하여 송정리(松亭里)라 해서 사주면(四州面)에 편입됐다가 1963년에 청주시에 편입됐다. 송정동이라는 지명은 전국에 많이 나타난다. 서울특별시 성동구의 송정동은 조선시대에 나라 말(馬)을 기르던 곳으로 '솔마장벌' 또는 '養馬場坪'이라 불렀으며, 숫말을 기르던 곳이라 하여 '숫마장'으로 부르던 것이 전음되어 '솔마장'이 되고 솔마장을 한자명으로 옮겨 '松亭'이 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서울시 종로구의 송정마을은 종로구 송월동에 있던 마을로서, 교남동의 동쪽 개천변에 소나무가 가지런하게 심어져 있었는데, 특히 휜 소나무가 정자처럼 서 있던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며 소나무 아래에는 물맛이
대학시절 가장 어려워 한 과목이 '법'에 관련된 수업이었다. '건축법규'라는 과목은 수업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성적도 좋게 나오지 않았다. 그런 내가 이제 법을 근거로 일을 하는 공무원이 됐다. 법은 각자 담당 업무에 맞는 법, 시행령, 시행규칙이 있고 각 지자체마다 조례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건축법'과 그에 따른 건축법 시행령, 시행규칙, 청주시 건축 조례를 바탕으로 일을 한다. 그러나 건축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여러 법을 다양하게 알아야 하고 그것은 가끔 미지의 세계를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타법에서 개정된 내용까지 숙지하다 보면 마치 머릿속에 거미줄 같은 복잡한 구조로 연결된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전화가 온다. "청주시 흥덕구 무슨 동 몇 번지 인데요. 건축허가가 가능한지 알고 싶어서요." 이런 전화를 받으면 난감하다. 건축은 설계도 복합예술이지만, 허가도 복합예술 같아서 건축법 말고도 여러 법을 함께 검토하여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원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면, 땅을 매입하기 전에 개발행위를 선행하기 전에 내가 소유한 땅에 건축허가가 나는지가 궁금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건축허가 가능
수양버들 춤추는 범바우못에서 쌍쌍이 오리배 타는 연인들을 창문 너머로 보며 부러워했던 고교시절이 있었다. 대학생이 되며 멋진 낭자와 배 타고 딸기농장에서 달콤한 시간을 갖고 싶은 꿈은 모두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 희망을 실천하며 신나는 학창시절을 누렸던 동창들도 있었다. "어제 말이냐, 여고 다니는 00하고 호암지에 가서…" 하며 '썰'을 풀어 놓을 때면 모두 부러워했다. 지금도 하루 수천 명 이상 찾는 이 못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에 의해 만들어진 아픔이 서려 있다. 당시 친일 조선인들이 세웠던 '충주수리조합장 스즈키마사이치씨 사업성공기념비(忠州水利組合長鈴木政一氏 事業成功記念碑)'에 사연이 드러나 있다. 스즈키씨는 야마나시현 사람으로 1907년에 충주에 와서 살면서 오로지 조선사람들을 사랑했다. 충주 지주들을 설득해 1922년 수리조합을 만들어 1932년까지 11년간 밤낮으로 일심단결해 호암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마지막 문장엔 '영세불망지의이 소화팔년계유 오월일일립(永世不忘之誼爾 昭和八年癸酉 五月一日立)', 즉 '스즈키씨 의로움을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1933년 5월 1일 비를 세운다. 충주수리조합원선인일동(忠州水利組合員鮮人一同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