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김희란기자] 한적한 시골길 끝 울창한 숲 사이로 기와지붕이 얼핏 모습을 드러낸다. 예스러움이 가득한 한옥 건물은 가까이 다가설수록 웅장한 규모다. 정성이 엿보이는 조명과 나무로 구성된 조경부터 주인장이 하나하나 들어 나른 돌 더미가 곳곳에 보인다. 몇 개의 테이블까지 놓인 너른 마당은 별도의 야외 카페로도 손색없을 만큼 운치 있게 꾸며졌다. 그 자체로 느낌 있는 돌계단에 올라서면 한눈에 다 담기지 않는 커다란 한옥 건물이 손님들을 반긴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촌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되려 다른 세상의 것인 양 세련됐다. 도심에서는 쉬이 보기 어려운 과거와 현대의 적절한 조화다. 통유리로 된 자동문이 열리면 방문객의 입도 함께 벌어진다. 한옥의 특색을 그대로 살린 대들보와 높은 천장, 다양한 디자인의 식탁과 의자가 시원하게 배치된 유리 구조물과 어우러진다. 바닥의 돌조각도 그냥 있는 것이 없다.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 오른쪽, 가운데, 계단 위로 펼쳐지는 2층까지 서로 다른 분위기로 꾸며져 시선을 돌릴 때마다 새롭다. 류재민 대표는 편안한 공간을 찾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쉼 없이 달려온 10여 년은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일상이었다.…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바야흐로 백세시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에 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미디어에서는 연일 새로운 슈퍼푸드를 소개하고 곧이어 다른 채널에서 해당 콘텐츠를 판매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난생처음 들어보는 식재료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곧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된다. 수십 가지의 건강 식재료들이 오고 가는 동안에도 꾸준히 건강식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것이 있다. 다양한 채소를 주재료로 한 샐러드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일반 가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챙겨 먹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샐러드의 기본이라 여겨지는 양상추, 양배추 등 부피가 큰 채소는 끝까지 신선하게 먹기 어려운 재료 중 하나다. 골고루 먹고자 할수록 남는 것도 많아진다. 한두 끼는 맛있게 먹을 수 있어도 곧 신선도가 떨어진다. 조리해서 먹는 것과 달리 샐러드용 채소는 신선함이 가장 중요하다. 이하영 대표는 이런 고민을 사업으로 연결했다. 샐러드로 세끼를 내리먹어도 물리지 않을 만큼 좋아했기에 가능했다. 하영씨에게 샐러드는 이런저런 재료를 바꿔가며 혼자 먹던 음식이었다. 양이 많아 늘 똑같이 깔아야 하는 채소들 위에도 여러 가지 토핑을 더 하면 새로운…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지난해 겨울 청주 성안길 고객 주차장의 입구에 낯선 이름의 가게가 문을 열었다. 제법 오래돼보이는 하얀 건물에 쓰인 서림문화회관이라는 간판은 '이런 곳에 문화회관이?'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문화회관의 사전적 정의는 '문화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일정 설비와 수단을 갖춰놓은 회관'이다. 보통 지역에서 규모있는 공연이나 전시 등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곳을 말하기도 한다. 얼핏 살펴도 흔히 우리가 아는 문화회관 같지는 않다. 눈으로 입구를 더듬어 조심스레 다가서면 간결하게 '커피'라고 쓰인 작은 표식이 보인다. 내부는 상상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잔잔하게 흐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묵직한 음악을 배경으로 어두운 조명 아래 온통 짙은 색의 나무다. 왕좌를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직각 의자들이 몇 개 놓인 바 형식의 테이블, 정성스레 커피를 내리는 직원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조심스레 한발 내딛으면 걸음을 따라 삐걱이는 바닥의 소리마저 음향 효과같다. 건물의 구조도 일반적인 사각형이 아니다. 멋대로 각이 진 벽면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또 다른 무언가가 나타날 듯 기대감이 든다. 계단을 올라서면 새로운 분위기다. 조금 밝아졌지만 조금 더…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추석은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로 그동안 농사를 잘 하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이기도 하다. 보름달은 알이 꽉찬 곡물의 모습을 닮았다. 추석이 다가오며 들녘이 황금색으로 물들고 있다. 농부들의 일년치 수고를 머금은 벼들이 수확을 기다린다. 여느 해보다 조금 이른 추석을 맞아 '진천임가네쌀'을 운영 중인 청년 농부 임기훈 대표를 만나봤다. '진천임가네쌀'은 다소 독특한 유통구조를 거친다. 기훈씨가 진천에서 농사지은 벼를 도정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8년 전부터 시작한 생산 판매는 현재 청주와 진천 등 100여개의 식당과 700여 가구에 배달된다. 쌀에 생산지와 자신의 성을 붙인 '진천임가네쌀'이라는 이름은 투박하지만 간결해 기억에 남는다.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은 무게가 꽤 나가는 쌀의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이자 직접 생산한 쌀에 대한 자신감이다. 임 대표가 어렸을 때부터 농사를 지어오신 아버지는 일손이 부족할 땐 늘 장남만 찾으셨다. 친구들은 뛰어놀기 바쁜 시간, 논으로 부르는 것이 싫었다. 투덜대면서 아버지를 도왔지만 농사일을 시작한 뒤에는 어깨너머로 봤던 작업들이 귀한 밑거름이 됐다. 농사를 직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동화 속 그림 같다. 교통량이 엄청난 도로 옆 번잡한 길의 끝에 있지만 단연 눈길을 끈다. 하얀 외벽과 넓은 창 위로 작은 해와 달의 가운데 '오후의 과자점'이라고 쓰였다. 작은 글씨지만 누구나 돌아볼 법하다. 디저트를 먹는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그것을 정한다면 오후일 확률이 높다. 점심 식사가 끝난 나른한 오후, 달달한 디저트 한 조각이 생각날 때다. 축 처진 몸과 마음이 맛있는 한 입으로 저녁까지 버틸 힘을 얻는다. 맛 뿐 아니라 예쁜 모양과 영양 균형까지 맞췄다면 더할 나위 없는 간식이다. 박영선 대표가 운영하는 타르트 전문점 오후의 과자점은 그런 디저트를 내놓는다. 영선씨는 어렸을 때 과자를 좋아했다. 7남매의 경쟁 속에 과자 하나를 차지하면 행복한 날이었다. 몰래 숨어 한 입씩 아껴 먹던 그 시절의 향수를 과자점이라는 이름에 슬쩍 담았다. 제과 제빵을 시작한 후로는 줄곧 직접 구운 과자만 입에 닿는다. 알고 먹으니 그 이상 맛있는 과자는 없어서다. 요리에 흥미를 느낀 건 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해주시던 어머니 덕이다. 끝까지 파고드는 영선씨의 성격은 단순히 요리를 좋아하고 식품영양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으레 삼겹살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몇 가지 반찬과 고기 불판, 손바닥만 한 쌈 채소 한 접시다. 그런데 이곳은 다르다. 삼겹살보다는 쌈밥집에 가까운 그림이다. 아니, 어지간한 쌈밥집보다 훨씬 많은 쌈 채소가 등장한다. 주문과 동시에 식탁 위가 풍성해진다. 텃밭을 통째로 옮겨오기라도 한 듯 십여 가지의 쌈 채소가 묵직하게 등장한다. 상추, 치커리, 깻잎 등 흔히 볼 수 있는 쌈 채소부터 셀러리, 케일, 당귀, 적치, 비트잎 등 다소 귀한 대접을 받는 채소들은 물론 이름 모를 낯선 채소도 몇 개나 더 있다. 봄이나 가을처럼 풍성한 계절에는 30가지 종류에 달하는 쌈 채소가 나오기도 한다. 직접 키운 것이 아니면 내지 않는다. 고향축산물불고기는 20여 년 전부터 쌈 채소로 유명했던 삼겹살 가게다. 고향축산물 쌈 채소 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농장을 운영했기에 사계절 신선한 쌈 채소 제공이 가능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아침을 열고 가게 운영 외의 시간은 농장 운영에 힘쏟는다. 김주일 대표는 육거리에 본점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뒤를 이어 3년 전 용담동에 직영점을 열었다. 같은 일을 하지 않았으면 했던 부모님의 뜻을 따라 서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문을 열지 않아도 향기가 새어 나온다. 여러 가지 향이 섞였지만 그대로 좋다. 수제비누와 향초, 디퓨저, 석고 방향제 등이 각각의 향기를 내뿜는 곳은 청주 성화동에 있는 '비누베이커리'다. 내부로 들어서면 한편에 진열된 제품들이 빼곡하다. 비누는 물론 샴푸와 린스, 주방세제나 화장품, 모기퇴치제와 코 스프레이 등 실생활에 가까이 쓰이는 모든 제품은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이 계절 가장 인기 있는 건 제라늄, 티트리, 유칼립투스 등을 이용한 모기퇴치제다. 간혹 모기를 죽일 수 있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체 무해한 벌레 퇴치 용도라는 것을 알기에 믿고 구매한다. 시중 제품을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어린아이들을 위해 만든 모기퇴치밴드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창화 대표가 비누베이커리를 운영한 것은 벌써 10년 차다. 처음 본인의 극건성 피부와 첫째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건전한 취미로 골랐던 비누 만들기다. 가벼운 취미로 시작했지만 자격증을 하나둘 취득했고 기회가 닿아 공방 자체를 넘겨받게 된 뒤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10년 경력의 전문가가 됐다. 천연 제품이 좋다는 말에 무작정 시작했지만 본인의 피부에 맞는 재료를 찾고 효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그야말로 초록, 그 자체다. 커다란 온실을 연상케 하는 통유리 2층 건물 안으로 초록이 비친다. 도심 속 아스팔트 위에 있지만 '자연'이다. 유리창 조차 연둣빛으로 보일만큼 식물들로 가득한 이곳의 문을 열면 숲 속에 온 듯 상쾌한 식물의 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계단 옆 높은 천장에 닿을 듯 시원하게 뻗은 한 무리의 대나무부터 야자수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대형 식물들이 가득하다. 작은 선인장이나 수경식물, 다육식물도 선반에 놓였다. 곳곳을 차지하고 있는 식물이 그 자체로 훌륭한 장식이 되는 '플랜테리어'의 정석이다. 커다란 화분에 숨겨지기라도 한 것처럼 이질감 없이 배치된 테이블은 피서를 즐기는 듯한 편안한 표정의 손님들이 채웠다. 비오는 습한 날씨에도 실내에는 산뜻함만 감돈다. 청주 2순환로 LF몰에 문을 연 가드닝카페 '센티에레'는 순식간에 입소문이 났다. 한여름 무더위나 쏟아지는 빗줄기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모여든다. 전에 본 적 없는 규모의 실내 정원에서 날씨와 무관한 청량함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다. 센티에레를 책임지는 오하나씨는 가드닝카페의 표면적인 장점 외에도 맛있는 커피까지 자부한다. 몇 년 전 직장을 다니다 인
[충북일보] 가끔 먹는 간식 정도로 치부되던 빵의 위상이 달라진지 오래다. 밥만큼이나 빵을 많이 먹는 이들도, 오직 빵 맛을 보기 위해 '빵지순례(전국 유명한 빵집을 찾아다니는 일)'를 떠나는 이들도 늘었다. 30여 년째 빵을 만들고 있는 김주현 대표는 이 같은 변화가 반갑다. 고객들의 취향은 속속 변하지만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그에게는 그또한 즐거운 일이다. 처음 빵을 시작한 건 8살 터울 형님의 제안이었다. 우유식빵 하나의 가격이 짜장면 가격과 맞먹을 때였다. 슈퍼에서 파는 빵은 대중화 돼있었지만 당시 제과점 빵은 부잣집에서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이었다. 지금은 흔히 먹는 케이크도 가족 중 누군가의 생일에나 한번 구경할 수 있을만큼 생소했다. 매일 새벽 일어나 반죽을 하고 빵을 굽는 일은 늘 좋다. 적어도 하루 서너개씩, 30년 세월을 따지면 수 만개의 빵을 먹었지만 여전히 새롭게 맛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일을 배우고 빵집을 운영하다 결혼을 하면서 충청도에 발을 들였다. 시기에 맞춰 기회가 닿아 음성 금왕에 있는 마트 오픈과 함께 김주현베이커리의 문을 열었다. 15년 째 운영 중인 가게를 두고 혁신도시에 새로운 가게를 연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충북일보] 무심천변을 따라 달려온 두 대의 자전거가 나란히 발길을 멈춘다. 자전거에서 내린 남녀가 들어서는 곳은 화덕피자와 파스타 전문점 '타볼라'다. 안순봉 신수옥 대표는 서로 다른 시작으로 이탈리안 요리에 빠져지냈다. 영양사가 되길 원하셨던 부모님 몰래 대학 진학 후 학과를 바꿔 요리를 시작한 수옥씨와 고등학교 때부터 조리사자격증을 하나하나 취득해 나가던 순봉씨는 한참 험하게 일을 배우던 현장에서 서로를 소개 받았다. 시간을 쪼개 겨우 만난 두 사람의 첫 만남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다. 대화가 시작되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식사를 위해 시켰던 메뉴 이외에 서너개의 음식을 더 시켜먹으며 깊은 대화가 이어졌다. 결혼을 결심하는데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몇 달간의 연애와 결혼, 출산과 육아까지 병행한 세월동안 주방 경력은 늘어갔고 욕심도 생겼다. 부부가 꾸리는 둘만의 가게를 구상했다. 메뉴를 고심하고 자리를 결정하는데 1년 여의 시간을 보냈다. 오랜 의견 조율 끝에 수옥씨의 고향인 청주로 마음을 굳혔다. 부동산이 있던 무심천 변 2층의 조망에 빠져 다른 가게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렸다. 타볼라에 들어서면 가
[충북일보] 아름다울 미(美)와 맛 미(味)를 합친 '미미(美味)'는 유명한 요리 만화에서 극적인 맛을 표현할 때 쓰여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소설가 박완서는 '닮은 방들' '휘청거리는 오후' 등의 작품에서 좋은 맛을 '미미'로 적기도 했다. 미미당은 이런 좋은 맛을 일컫는 '미미'와 쌀 미(米)를 사용한 '미미(米味)'의 중의적 표현이다. '미미카츠'와 '미미당'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당(堂)'을 선택한 것은 맛좋은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가벼운 한끼 식사라도 자랑할만한 재료로 만들어 대접하고 싶었다는 배명덕 대표의 가게 '미미당'은 예쁜 외관과 깔끔한 내부를 자랑한다. 미미당이 사용하는 우리나라 쌀로 만든 생면 쌀국수는 글루텐이나 방부제가 없어 며칠을 내리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을 들이는 손님들이 많은 이유다. 여기에 제주산 청정 생등심으로 만든 수제 돈카츠가 함께 한다. 쌀국수와 돈카츠는 흔히 볼 수 있는 식사 메뉴지만 이 둘이 함께하는 미미당의 메뉴 구성은 조금 낯설다. 미미당에서 판매하는 것은 여느 쌀국수 가게나 돈카츠 집에서 봤던 메뉴가 아니다. 쌀국수는 신선한 야채가 듬뿍 담긴 샐러드쌀국수를 비롯해…
[충북일보] 첫사랑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는 '애쁘르과수원'이 지난해 농업회사법인 '애쁘르팜'으로 거듭났다. '애쁘르'는 윤보근 정은혜 부부가 운영할 사과 과수원의 이름을 고심하다 '애플'을 빨리 발음한 귀여운 어감으로 선택받았다. 미원에서 나고 자란 보근씨와 20여년 전 부모님의 귀농으로 미원에 발을 들인 은혜씨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어려서부터 똑부러진 성격을 자랑하던 은혜씨는 새까만 개구쟁이 보근씨의 첫사랑이었다. 추억 속의 초등학교 친구로 남을 뻔했던 이들은 대학 시절 동창회를 통해 다시 만났다. 이번엔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한 보근씨가 은혜씨의 마음에 들어왔다. 이들에게 농업은 필연적인 무엇이었다. 부모님의 과수원을 잇고자 미래를 계획하던 보근씨는 농업고등학교를 거쳐 한국농수산대학에서 과수학과를 전공하고 있었다. 은혜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농업기술원에서 인턴 생활 중이었다. 다시 만난 이들은 6개월만에 결혼을 결심했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4살 어린 나이에 함께 미원에 정착했다. 보근씨의 부모님이 심어두신 사과나무가 이들의 현재이자 미래가 됐다. 3천평 규모의 과수원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했다. 청년 농부들이 그린 신혼의 단꿈은 함께 사
[충북일보] 청주 방서지구에 문을 연 지 2달 남짓 된 닭강정 가게 '국민닭강정'에는 자칭 오래된 단골이라며 문턱을 넘는 손님들이 많다. 여기에만 있는 독특한 닭강정 맛에 빠졌다며 찾아오는 손님이 여럿인 이유는 '빨강트럭' 덕분이다. '빨강트럭'은 국민닭강정을 운영하는 김도예 대표와 김도은 대표의 부모님이 7년 전 진천과 청주 등지에서 시작한 닭강정 푸드트럭이다. 닭 다리 살로만 튀겨내 비법 소스를 더한 닭강정은 플리마켓이나 장터를 주기적으로 찾으며 곳곳에 단골을 만들었다. 지금은 4대의 '빨강트럭'이 전국을 달리며 손님을 찾아가고 있다. 국민닭강정을 운영하는 도예씨와 도은씨는 자매다. 6살 터울이지만 단짝 친구 못지않은 호흡을 자랑한다. 도예씨와 도은씨는 각자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함께 머물며 직장 생활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영업에 종사하신 부모님은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셨지만 자매의 눈에는 어느덧 나이든 부모님이 보였다. 동생 도은씨가 먼저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님의 푸드트럭을 따라나섰다. 미술과 만들기, 요리 등 손으로 하는 것은 모든 자신 있던 도은씨였다. 6개월간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아버지의 반죽과 튀김 기술 등을 배웠다. 같은…
[충북일보] "Fine, thank you. and you?" 대한민국에서 영어 교육을 받은 이들이라면 뇌리에 박혀있을 영어 문장이다. 수제과일청 전문점 '파인땡큐레몬'은 이 문장을 살짝 비틀어 과일과 접목시켰다. 박송이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레몬을 붙여 농담처럼 나누던 부부의 대화는 송이씨의 첫 사업자명이 됐다. 어느덧 10년차 주부 내공을 뽐내고 있는 송이씨가 처음 청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다. 가족력 때문에 당뇨나 신장질환을 늘 염두에 뒀던 송이씨는 '하얀 가루'를 의도적으로 기피했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에는 더 단호해졌다. 백설탕 대신 매실청이나 오미자청, 과일 등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원재료의 GMO, 방사능 등도 꼼꼼히 따졌다. 가루가 꼭 필요할 때는 유기농 비정제원당을 활용했다. 송이씨의 입맛에 길들여진 남편도 바깥음식은 잘 먹지 않는 만큼 건강을 자신했다. 그들의 믿음을 뒤엎은건 '음료'였다. 비교적 마른 체형의 남편이 건강검진에서 '마른 비만'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일 하면서 무심코 마셨던 믹스커피와 탄산음료가 문제였다. 기본 7~8잔씩은 마신다는 남편의 말에 송이씨는 건강한 음료를 생각하게 됐다. 계절
[충북일보] #청주이자카야 #쿠라이 #숙성회맛집 #가성비끝판왕 '이자카야'는 술과 요리를 제공하는 일본 음식점을 말한다. 청주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몇몇 이자카야가 영업을 시작한 것은 7~8년 전부터다. 전에 보지 못했던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을 선보인 이자카야는 횟집으로는 아쉽고 일식집으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젊은 층부터 사로잡았다. 숙성회와 함께 나가사키 짬뽕, 생선구이, 튀김, 샐러드 등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장소였다. 낯선 가게가 순식간에 전 연령층을 사로잡게 된 데는 맛과 가격을 만족시킨 가성비에 멋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진 것이 주효했다. 청주 청원구 율량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쿠라이'를 운영 중인 조영빈 대표는 식당일로 잔뼈가 굵었다. 100평에 가까운 호프집에서 일을 시작해 조개 전문점과 참치 전문점에서 일을 익혔다. 주방 보조로 철판과 바닥을 닦는 일부터 세 번째 음식점 메뉴판에 적힌 모든 메뉴를 다룰 수 있게 되기까지 몇 년의 시간을 보냈다. 눈 뜨자마자 뛰어다녀 일을 마치면 쓰러져 잠들기 바쁜 시간이었다. 그간 혼자 밥을 차려 먹는 수준이었던 음식 솜씨는 누구 앞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됐다. 영빈씨는 중학교
[충북일보]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치즈와 요거트를 빼놓을 수 없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은 꼼꼼하게 제품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된다. 여러 기업이 유가공품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제품의 맛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여러 목장의 원유를 모아 균일한 맛을 만들기 때문이다. 목장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것을 먹고 자란 소들의 젖이 같은 맛일 리 없다. 어릴 적부터 소들과 함께 놀며 자란 이원호 대표는 이 점이 아쉬웠다. 원호씨의 아버지가 운영 중인 재원 목장에서는 현재 90여 마리의 젖소를 키운다. 이 목장은 지난 2009년 충북에서 첫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1985년 아버지가 대학 등록금 대신 송아지 2마리를 선택한 것이 낙농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공부 잘하는 큰아들 원호씨에게 목장을 이어받으라 강요하지 않으셨다. 태어나면서부터 늘 젖소와 함께였던 원호씨지만 미래에도 함께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가 목장을 이어받기로 결심한 것은 아버지의 시작처럼 대학에 입학할 즈음이다. 원호씨는 송아지 대신 축산학 전공을 선택했다.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축산업은 재미있었다. 일상으로 부딪히던 목장 생활 덕에 실질적으로
[충북일보] #수제초콜릿 #청주초콜릿공방 #초콜릿카페 #쪼꼬쪼꼬 초콜릿은 다소 억울하다. 충치, 여드름, 비만 등 오랜 세월 준 초콜릿이 쌓아온 편견의 틀이 '초콜릿'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누명은 설탕과 지방으로부터 비롯됐다. 카카오 버터와 카카오매스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진짜' 초콜릿 대신 유통 편의상 설탕과 지방을 섞어 만든 다양한 형태의 준 초콜릿들이 오랜 세월 초콜릿의 자리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수제 초콜릿은 상대적으로 설탕 함유량이 적고 카카오 함량이 높다. 수제 초콜릿 가게가 속속 생겨나면서 대중의 오해는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청주 서원구 산남동 어느 골목에 있는 '앗녕 초콜릿' 권효주 대표는 초콜릿의 진짜 모습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안녕'이라는 단어는 헤어짐을 연상시키는 것 같아 조금 더 발랄한 느낌의 '앗녕'을 택했다. 학창시절 친구와 문자로 주고받던 귀여운 인사를 떠올려서다. 마트나 슈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초콜릿들을 좋아하던 효주씨가 처음 수제 초콜릿을 접한 건 20대 초반 일본 여행을 통해서였다. 우연히 들어선 어느 골목 작은 가게에서 만난 수제 초콜릿은 그동안 좋아했던 시판 초콜릿들과는
[충북일보] 첫맛은 눈으로, 끝 맛은 혀로 즐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려한 모양새를 갖춘 달콤한 이 음식은 일본 전통 과자인 '화과자'다. 화과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디저트 교육 스튜디오 '온정'은 남문로2가를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돌아볼 법한 예쁜 외관을 가졌다. 분홍색 간판과 빨간 테두리의 투명한 유리 속으로 보이는 것은 분홍색으로 덮인 벽과 원색의 테이블이다. 한편에 놓인 화과자와 양갱 역시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시선을 끈다. 작은 꽃과 잎으로 온통 뒤덮인 화과자가 있는가 하면 수십 개의 빗금으로 무늬를 대신한 것도 있다. 어떤 것은 그 자체로 꽃 같고 어떤 것은 과일의 모양을 닮았다. 환한 미소로 온정을 더 화사하게 밝히는 강도현 대표는 화과자의 모양에 반해 화과자를 시작하게 됐다. 과거 웨딩업계에서 일했던 그는 답례품 형식의 화과자를 통해 첫 화과자를 만났다. 귀한 손님에게 정성을 표현하기 적합한 화려한 모양에 먼저 눈길이 갔다. 쿠키나 떡과는 또 다른 달콤한 맛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가끔 집으로 가져가면 딸보다 화과자를 더 반기는 아버지의 애정에 직접 만든 화과자를 대접하고 싶어졌다. 서울에서 공방을 다니며 직접 만들어 보니
[충북일보]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쌩투앙' 이라는 글씨가 또렷하다. 창고같아 보이는 커다란 건물 앞에는 이색적인 사자상과 바퀴, 보트 등 빈티지한 소품들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서면 상상하지 못했던 인테리어가 손님들을 반긴다. 전반적으로 빈티지한 느낌이 내부를 채운다. 넓은 공간은 구획을 나눠 다양한 장르로 꾸며졌다. 한편은 아뜰리에 같기도 하고 어느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꽃 시장에 온듯한 기분이다. 나무로 된 가구와 소품들이 가득한 공간, 조각상이나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채워진 공간도 있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탄성이 나온다. "우와~ 여기엔 이런게 있어" 나지막히 내뱉는 손님들의 감탄사에 연태우 대표의 얼굴에도 미소가 퍼진다. 태우씨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자신이 만든 이 공간에 들어선 사람들의 반응이 나타날 때다. 초정약수로에 자리한 쌩투앙은 과거 목욕탕으로 사용되던 자리를 빈티지 가구 및 소품 창고로 활용하던 곳이다. 1년 전 빈티지 소품샵과 카페를 결합한 지금의 형태로 바뀌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에 불쑥 나타나 아날로그한 감성과 트렌디한 커피가 함께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 태우 씨의 바람이었다. 한바퀴 돌아보면 미술관이나…
[충북일보=증평] 증평 다산마트에 들어서면 달콤한 빵 냄새가 손님들을 반긴다. 향기를 쫓아 고개를 돌리면 튀김고로케, 시나몬 빵, 찹쌀도넛, 미니 피자 빵을 비롯해 수십 가지 종류의 빵들이 시선을 빼앗는다. 바게트, 식빵, 케이크 등도 빼곡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년째 ‘르숑베이커리’를 운영 중인 송민자 대표는 마트를 오가는 동네 주민들과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눈다. 병원에서 일했던 민자씨는 빵집을 운영하는 언니와 형부를 통해 빵을 가까이 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빵집에 들러 판매를 돕다 보니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엿보게 됐다. 간식처럼 입으로만 즐기던 빵이 반죽부터 숙성까지 복잡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구워지는 모습을 보니 새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당시 기능장을 준비하던 형부의 모습도 빵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했다.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작업은 자신의 빵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같았다. 모양은 똑같이 만들 수 있어도 반죽과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빵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같이 구워낸 빵도 포장에 따라 다른 맛이 나는 것도 재미있었다. 가장 맛있는 상태로 누군가의 입에 도달하게 하는 것 자
[충북일보] 아주 불현듯 사과빵이 먹고 싶어진 오후. 충주 사과빵이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기 때문인 듯하다. 충주 사과빵은 아직 판매처가 많진 않지만 충북 충주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받고 있다. 충주 하면 사과, 사과하면 충주! 이 문구를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오래 들어왔는데 사과빵은 그런 충주의 지역 특산물 사과를 활용해 만든 한 입 거리 빵이다. 충주시 농업기술센터와 농업회사법인 페트라가 공동 개발했다고 한다. 아직 판매처가 많지 않은데 사과빵을 어디서 먹어봤을까. 3년 전쯤 SNS 사과빵 증정 이벤트에 당첨돼서 한번 먹었고, 작년에는 돌아다니다 우연히 사과빵 판매 매장을 발견해서 한 번 더 먹어볼 수 있었다. 공장에서 나온 제품을 담아주는 게 아니라 직접 구워주는 방식이라 놀랐던 기억이 난다. 길거리에서 쉽게 보이는 호두과자, 붕어빵, 다코야키와 같은 제조 방식이다. 틀에 반죽을 넣고 직접 구워내 따뜻한 빵을 받아볼 수 있었다. 호두과자는 안에 호두가, 다코야키는 문어가 들어가듯 충주 사과빵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사과가 필링으로 들어간다. 새콤달콤…
[충북일보] "선생님 덕분에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영선 대표가 이전과 조금 다른 길을 걷게 된 건 우연히 참가했던 종교캠프를 통해서다. 지인의 부탁으로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을 뿐인데 캠프가 끝난 후 속속 도착하는 아이들의 손편지가 영선씨의 마음을 흔들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매년 휴가를 내 캠프에 발을 들였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이 무대에서 느낀 기쁨이라는 걸 깨닫기까지 몇 년 걸리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이벤트MC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돌잔치, 결혼식 사회, 각종 축제 등 여러 현장을 누볐다. 일하는 자체로 행복했지만 성수기와 비수기가 명확한 직업 특성상 다른 일을 병행해야 했다. 고민이 깊었던 때 친척이 운영하던 가게의 동업을 제안했다. 매운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영선씨의 입맛도 단번에 사로잡은 비법 소스가 있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일을 배우며 날마다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소스에 약간의 변화를 더하면 닭발과 불날개를 전설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지역에 있는 가게에서 얼마간 일을 배우고 청주로 돌아와 2011년 '전설의불닭'을 시작했다. 이벤트MC답게 가게 이름도 주변 공모를 통
[충북일보] 벚꽃이 만개하면 대부분의 청주 시민이 한번쯤 걸어볼 무심천변. 모충대교 인근을 살펴보면 시내 쪽으로 제법 오래된 2층 주택이 보인다. 열린 대문으로 들어서자 활용도 높아보이는 너른 마당 뒤로 깨끗하고 큰 창이 내부를 시원하게 내보이고 있다. 2017년 4월 벚꽃의 계절 문을 연 이 카페는 운영한 기간에 어울리지 않게 세월이 잔뜩 묻어있다. 미처 칠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회색 벽돌, 군데군데 벗겨진 타일, 시멘트를 덧바르는 중인 것처럼 보이는 천장. 심지어 라토커피라고 쓰인 간판과 대문조차 녹이 슬었다. 그런데 이 풍경은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이 아니라 멋스럽기 그지없다. 벽 너머가 훤히 보이는 커다란 구멍과 대형 화분들도 철제 테이블과 조화를 이룬다. 오랜시간 비어있던 이 주택을 개조한 건 김인욱 대표의 기획이다. 머리 속에만 있던 인테리어를 눈 앞에 표현해 내기까지 2년 남짓의 시간이 걸렸다. 손님들이 기꺼이 찾아와줄 만한 색깔있는 카페에 적합한 건물을 찾아 헤맨 것만 꼬박 6개월이다. 누구나 내 집처럼 편안하게 찾아와 그의 커피를 즐기며 쉼을 얻기 바랐다. 'rato'는 그런 그의 생각이 반영된 스페인어다. 인욱씨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충북일보]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은 보통 한시간 남짓. 많은 이들이 그 시간을 쪼개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잔의 여유를 찾는다. 바쁘게 식사 하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직장으로 돌아가면 빠듯하다. 그런 풍경이 조금 달라진 건 몇 달 사이의 일이다. 식사를 배달시키는 일은 흔했지만 이제는 커피와 디저트까지 사무실에서 받아볼 수 있다. 청주에서 비교적 빠르게 배달앱에 진입한 페이스 커피의 점심시간은 여느 식당보다 바쁘게 돌아간다. 예쁜 디저트와 음료는 물론, 종류를 불문한 모든 커피가 배달 대상이다. 식사를 마칠 시간에 맞춰 미리 주문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이상규 대표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매장을 찾는 수고로움 대신 짧은 여유를 택했다. 이 대표는 처음 아내가 배달을 제안했을 때 고개를 저었다. 라떼에 올리는 우유 스팀의 온도조차 정확하게 제한하던 그였다. 아무리 빨리 도착해도 매장에서의 맛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커피는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변에 공언해둔 자존심도 있었다. 일단 아내의 말을 들어준 뒤 그것 보라며 큰소리 칠 심산이었다. 배달이 시작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매출은 아내의 손을 들어줬다. 손재주가 좋은 아내 덕에 예쁘고…
[충북일보] #램프의이야기 #청주레스토랑 #남이면맛집 #파스타 #스테이크 한적한 도로 옆 하얗고 깨끗한 목조 건축물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깊숙한 내부로 연결된다. 멋스러운 구조물이 눈길을 끈다. 천장의 조명 외에도 곳곳에 불빛이 일렁인다. 낡은 피아노, 천장 조형물, 협탁, 선반 등 물건이 올라갈 수 있는 곳은 모두 촛불과 조명이 자리를 차지했다. '램프의이야기'라는 이름과 어울리는 그림이다. 입구 쪽 통로에 예쁘게 서 있는 웨딩드레스는 여기가 어딘지 혼란스럽게까지 한다. 홀린 듯 들어서면 또 다른 스탠드 조명, 커피포트와 향기로 가득한 화장실이다. 일부 손님들이 "내 방보다 깨끗하다"라며 극찬하고 돌아가는 곳이다. 이정용 대표 부부는 램프의 이야기를 기억에 남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음식 맛은 기본이고 "그곳에서 이런 기억이 있었지"라고 되뇔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되고자 했다. 그런 부부의 노력은 건물 곳곳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대표가 요식업계에 발을 들인 건 교환학생으로 방문했던 호주에서다. 호주라는 나라가 주는 느낌이 좋아 프로그램이 끝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비행기 표값만 모아 다시 떠났다. 우연히 개업을 앞둔 한식당…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