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놓인 열 두어 개의 과자가 왠지 낯설다. 디저트를 진열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작품을 전시해 둔 느낌이다. 멋스러운 접시 위에서 매력을 뽐내는 과자들은 일견 비슷한 모양이나 자세히 보면 뚜렷한 개성이 담겼다. 구운 과자류는 대략 갈색이라는 편견을 깨고 노랑, 주황, 녹…
[충북일보] 아득히 먼 옛날에도 냇가에서 옷을 두드리던 그림을 볼 수 있다. 빨래의 의미다. 우리나라에 세탁기가 보급된 지도 50여 년이 지났다. 세탁소에나 가야 세탁기를 구경하는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세탁기 없는 집은 거의 없다. 세탁기를 넘어 의류 관리기까지 집 안으로 들이는 추세다. 동네마다…
[충북일보] 이웃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널찍한 식탁에 커피 한 잔을 올려두고 등을 기대고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는 사람까지 편하게 만든다. 예쁜 불편함이 당연해진 듯한 요즘 카페의 인테리어 추세를 조금은 벗어난 셀레빈커피로스터스는 그래서 더 특색 있다. 청…
[충북일보] "여기 흥덕초등학교 앞에 a로 시작하는 집으로 와" 붉은 벽돌로 이뤄진 건물에 푸른 색으로 쓰인 'aerer'를 쉽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아에레(aerer)는 영어도 아닌 프랑스어라 더욱 그렇다. 이곳에 자주 들르는 손님들은 아에레라는 이름을 알지만 누군가에게 약속 장소를 설명…
[충북일보] 색색의 유리조각이 모여 하나가 된다. 고래와 행성, 무지개, 캐릭터 등 표현된 형태도 다양하다. 그냥 봐도 예쁜 유리 공예품이 빛을 머금으면 색채를 지닌 그림자가 물결처럼 일렁인다. 스테인드글라스 공방 '다즐링'을 찾은 사람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는 제품은 다양한 색의 유리를 자르고…
[충북일보] 아무리 노력해도 떨어지는 양상추와 치즈를 막을 수 없다. 토르티야(또띠아) 위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치즈를 손으로 꾹꾹 누르고 양손으로 감싼 뒤 고개를 45도 각도로 기울여 먹으라는 친절한 팁까지 그려 붙였지만 모든 이들의 테이블 위에는 몇 조각의 흔적이 남는다. 손님들은 각자의…
[충북일보] 오븐에서 갓 구운 휘낭시에를 꺼내며 세 사람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는가 하면 단면을 잘라 보기도 하고 함께 사용한 재료의 형태를 눈으로 확인한다. 여러 번의 검수가 끝나면 입으로 가져가 가만히 맛을 음미한다. 첫입의 식감과 입안에 남는 마무리까지 꼼꼼히 살핀다. 각자…
[충북일보] 쉽게 숨기지 못하는 취미로 손꼽히는 것이 낚시다. 물고기 잡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만큼이나 깊이 빠진 이들이 많은 것이 독특한 점이다. 낚시인들은 손맛을 보기 위해 기꺼이 떠난다. 낚시 채비에 오랜 시간을 들이고 먼 곳으로의 출조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처 떠나지 못하는 시간도 낚…
[충북일보] 말고기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흔히 제주도 여행에서 한번쯤 보고 들었을 요리지만 먹어보지 못한 상태로 쌓여버린 선입견이 선뜻 경험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아닌 청주에서 쉽게 말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청주와 진천에서 영업중인 마돈가에서다. 마…
[충북일보] '박스'는 물건을 넣어두기 위한 네모 상자를 말한다. 물건을 포장하거나 이동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던 상자를 상품 일부로 인식하게 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다. 이전과 비교하면 개인사업자, 택배, 포장 배달 등으로 소비자를 찾아가는 물건의 품목과 경로가 다양해졌다. 대기업에서…
[충북일보] 마음의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타나는 사람을 외향적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유행을 넘어 하나의 인사처럼 묻는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에서 'E'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외향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교적인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청주 수곡동의 한적…
[충북일보] 그야말로 길 모퉁이다. 연두색 주택에 작은 간판, 모퉁이식탁 이라는 글씨가 건물과 어울린다. 전형적이지 않은 내부도 아늑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주방과 네 개의 테이블이 가게의 전부다. 모퉁이식탁은 윤태경 대표가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이룬 첫 번째 걸음이다. 삼남매 중…
[충북일보] 소노손손은 '손, 오, 손, 손' 손나영 대표 가족들의 성을 한 글자씩 가져와 붙인 이름이다. 청주 수곡동 골목 어귀에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가 인상적인 한 주택을 카페로 꾸미기 위해서는 온가족의 도움이 필요했다. 지붕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주택 계단을 디디기 좋은 철제로 바꿔 튼튼하게 재…
[충북일보] 창틀과 투명한 녹색 입간판이 초록으로 무성해진 나무와 색을 맞춘 듯 산뜻하다. 알고 찾아오지 않았어도 우연히 가게를 발견한 손님들이 선뜻 안으로 들어서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아기자기한 가게를 둘러싼 바닥에 깔린 모나지 않은 작은 돌과 풀,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둑한 내부에 호기심…
[충북일보] 대형 베이커리 카페와 프랜차이즈 제과점, 동네 곳곳을 밝히는 개인 빵집이 꾸준히 늘어난다. 각양각색 빵의 홍수 속에서도 여러 가게가 각각의 단골을 확보한 이유는 빵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색있는 빵을 내세우는 가게가 늘면서 즐거워진 것은 소비자다. 그날 먹…
[충북일보] 보양식이란 건강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음식을 말한다. 공식적으로(?) 보양식을 챙겨 먹는 삼복더위 속 절기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수시로 보양식을 찾는다. 앓고 난 뒤나 피로가 쌓였을 때, 기운이 없을 때도 든든한 음식 한 끼로 충분히 힘이 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보양식은 종류도 다양하…
[충북일보] 깨끗한 유리창은 그 너머를 돋보이게 만든다. 실내에서 창밖을 볼 때도, 그 반대의 경우도 깨끗해야 유리창의 효과가 도드라진다. 아무리 훌륭한 인테리어를 해뒀어도 더러운 유리창 안으로는 선뜻 들어서기 힘들다. 어디든 유리창 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청주 내수읍에서 18년 째 유…
[충북일보] 벚꽃보다 선명한 색으로 이른 봄을 알린 가경천 살구나무가 연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고소한 빵 냄새가 가경천을 따라 퍼진다. 이른 아침부터 코끝을 맴도는 향기를 따라 가면 도심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다.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주민들이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울랄라베이커리…
[충북일보] 곳곳이 인상적이다. 강렬한 빨간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외관에 눈을 돌리면 유리와 벽 사이에 아무렇게나 채워진 종이상자가 다시 한번 시선을 끈다. 호기심에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다 깔끔한 하얀 배경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면을 빼곡히 채운 종이상자가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단출한 계산…
[충북일보] 순식간에 손님으로 가득 채워진 점심시간, 북적이는 와중에도 체계가 분명하다. 별다른 고민없이 주문이 이어지고 주문 즉시 조리하는 메뉴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손님 상에 오른다. 간혹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등장과 함께 메뉴를 말한다. 10명 중 9명은 이미 그 메뉴를…
[충북일보] 청주지역 커뮤니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시글이 있다. '부모님 모시고 식사할만한 곳' 이나 '소규모 돌잔치' '개별 룸이 있는 식당' '기념일'을 위한 장소에 대한 정보공유를 필요로 하는 글이다. 늘 먹는 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식사가 필요한 순간 선뜻 떠오르는 장소가 그리 많지 않은 탓…
[충북일보] 일반적으로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은 정해져있다. 시간과 돈, 소화기관까지 제대로 준비돼야 만족스러운 한끼 한끼를 즐길 수 있다. 몇몇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오늘 뭐먹지'라는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서 많은 시간을 빼앗아 가는 이유다. 어떤 메뉴에 갑작스레 마음이 동하는 날이…
[충북일보] 올해 11살이 된 쌍둥이 아빠 김학성 대표는 여전히 이유식을 만든다. 아이들이 태어난 2013년부터 이유식을 만들기 시작해 꼬박 11년 째다. 회사와 연구원, 은행 등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던 학성 씨가 이유식을 만들게 된 것은 순전히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쌍둥이 육아로 힘겨운 아내를 대…
[충북일보] 도로명 주소를 적을 듯한 파랗고 작은 사각판에 명료하게 적힌 '칠각'이라는 글자 뿐이다. 하얀 셔터 위에 직접 적은 커다란 글자는 칠각을 오묘한 형태로 변형해 느낌을 살렸다. 청주 운천동 토박이로 자란 김서영 대표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는 성향이다. 주변과 어울리기를 즐기던 시절, 동네…
[충북일보] 딸기는 두루 사랑받는 과일이다. 달콤하고 상큼한 과즙이 부드럽게 씹히고 먹는 과정 또한 복잡할 것 없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각종 재료와도 잘 어우러져 활용도도 높다. 하나의 아쉬움이라면 딸기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가장 심도 깊게 해 온 청주의 딸기농장에…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