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함우석기자] 가을단풍이 꽃보다 아름답게 핀다. 북한산 빛이 화려강산에 어울린다. 붉게 물든 산길이 아름답고 예쁘다. 노란 물감이 계곡을 따라서 흐른다.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진 수채화다. 산객도 함께 붉은 숨 한가득 마신다. 만산홍엽이 부른 연심이 오래 간다. 행복한 감상에 빠진 금빛 시월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널찍한 카페 앞으로 물이 모인다. 어느새 물 흐름이 느릿느릿하다. 길에 한층 깊어진 고요가 깃든다. 푸른 물빛이 영롱하게 펼쳐진다. 북한강에 비친 하늘 반영이 밝다. 작은 물결들이 새 풍경을 만든다. 시원한 숨결이 바람을 차고 간다. 구름 뒤로 숨은 햇살이 신비롭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때(timing)는 얻기 어렵고(難得者時), 기회(chance)는 놓치기 쉽다(易失者機)" 조선 중종 때 조광조가 한 말이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 쇠는 달궈졌을 때 쳐야 한다. *** 좌우에 멋진 풍경은 없었다 가을 하늘이 높아만 간다. 지상의 정치는 자꾸만 난분분하다. 하늘의 구름마차는 잘도 달려간다. 땅 위의 정치는 진영논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저주와 혐오, 비방과 조롱으로 아수라장이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조국사태는 정치의 무책임이 만든 혼돈이었다.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갈등하고 반목할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 둘로 쪼개져 서로 싸울 사안이 아니었다. 정치권 스스로 엄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권은 갈등 조정자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여론을 수렴하기는커녕 앞장서 분열과 대립을 증폭시켰다. 아집의 정치로 국론을 분열시켰다. 상식까지 무너트려 가치체계를 혼란스럽게 했다. 국가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 여권은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 스타일을 보는 듯했다.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폐단을 보여줬다. 특권과 특혜, 반칙이 통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습자지에 먹물 스미듯 안개가 밀려온다. 물안개가 두 강에서 몸을 일으킨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좌우로 길을 낸다. 원근 화법으로 안개 자욱한 수묵화 한 장을 그려낸다. 이즈음 아침마다 두물머리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느림보 강물 둘이 하나로 흐른다. 낮게 더 낮게 유유히 흘러간다. 두 물이 함께 상선약수의 미덕을 실천하며 간다. 하늘의 구름을 비추고, 들과 산, 온갖 사물을 담아낸다. 두물머리가 선물하는 미덕이다. 2019년 10월19일 충북일보클린마운틴 회원들이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를 찾는다. 고민 없이 물래길 1코스를 걷기로 한다. 물소리길로 불리는 길이다. 기존의 산책로를 연장해 만들었다. 클마 회원들이 양수역 주차장에서 내린다. 잠깐 준비운동을 마친 뒤 발걸음을 내딛는다. 주차장 오른쪽으로 데크길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간다. 길 왼쪽으로 커다란 저수지 같은 게 있다. 용늪이다. 용이 살았다는 전설의 장소다. 용늪을 따라 산책로가 이어진다. 한여름의 화려한 연꽃 군락은 보이지 않는다. 연꽃들은 지금 목을 부러트린 채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 갈대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용늪을 나오면 6번 국도를 만난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연노랑 빛이 저수지 위에서 춤춘다. 눈부신 윤슬이 수면 위로 일렁인다. 연한 빛이 점점 황금물결로 바뀐다. 저수지 길에 잔잔한 선율이 흐른다. 사람들이 순례처럼 걸어들어 간다. 추억이 고요 속에 묵묵히 흘러간다. 힐링 하는 작은 산티아고 길이 된다. 명암지가 기적의 둘레길로 바뀐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대내외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글로벌 분업체계는 한국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동력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체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기업은 국내보다 해외에 투자하려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는 기여하지 않고 있다. 제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한국은 산업화 시대에 한강의 기적으로 제조업 강국이 됐다.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기술(IT) 강국이 됐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부가가치 높은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은 한계점에 도달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수출 품목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아우성이다. 충북의 현실은 더 우울하다. 젊은 층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은 엄연한 현실이다. 청년들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일자리 측면에서 제대로 된 삶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노인층의 비중만 점점
[충북일보] 자연이 빚은 예술 속으로 들어간다. 붉어진 나뭇잎에 찬 이슬이 맺힌다. 옅은 갈색 나뭇잎이 숲을 채색한다. 가을볕에 나무 그늘이 곁을 내준다. 단조롭던 숲속 길이 마법을 부린다. 풍경 하나에 마법 하나가 들어찬다. 마법의 성들이 기묘하게 펼쳐진다. 마분봉의 기세가 계절을 압도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중략) 진실은 땅 속에 묻더라도 그대로 보존되고 그 속에 무서운 폭발력을 간직 한다…(중략)" 에밀 졸라가 100년 전 '여명'이라는 신문에 실은 기고문 내용이다. 프랑스를 뒤흔든 격문으로 기록된다. *** 공정과 정의가 전제돼야 '나는 고발한다'는 1898년 1월13일 에밀 졸라가 신문에 공개한 글이다. 드레퓌스 사건과 관련해 군부(軍部)를 비판한 내용이다. '나는 고발한다' 의미의 J'accuse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나는 여기서 드레퓌스 사건의 내용을 새삼 알리려는 게 아니다. 재판 전개 과정을 말하려 함도 아니다. 졸라의 변호를 강조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다. 단지 진실의 엄중함을 말하기 위함이다. 진실에 접근하려 애쓴 한 사람에 대한 상찬이다. 시계(視界) 제로 정국이다. 정치가 어디로 흘러갈지 가늠하기 어렵다. 조국사태를 사이에 두고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두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서로 다른 진실을 주장하고 있다. 두 편으로 갈린 진실게임에 민생만 고단해지고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깊은 상처는 대개 같은 자리에서 생겨난다. 한 번에 덧나지 않게 꼼꼼히 치료해야 한다. 진실도 다르지 않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대청호반길에 상사화가 널려 핀다. 중턱 넘은 가을바람이 선선히 분다. 마침내 붉은 꽃으로 붉게 타오른다. 불그스름한 석양빛을 닮아 더 곱다. 예쁜 여인의 속눈썹처럼 활짝 핀다. 꽃이 필 시기 줄기에는 잎이 없다. 잎이 날 때면 꽃잎이 사라지고 만다. 만나지 못하는 슬픔이 늘 가득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문산길 풍경이 아침 윤슬로 일렁인다. 햇빛에 반짝이는 잔물결이 아름답다. 느린 걸음과 어울리는 대청호반이다. 걷고 보기만 해도 특별해 지는 길이다. 천천히 산책 하듯이 걷기에 그만이다. 물 위에 뜬 다리는 새로운 경치가 된다. 이국적인 그림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 흙냄새 물 냄새로 가을이 되살아난다. 가을비로 대청호 세상이 촉촉해 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광화문과 서초동이 번갈아 소란스럽다. 평범한 아우성이 아니다. 아주 시끄럽다. 정치가 흔들리는 소리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조국사태'의 비명이다. 그래도 국회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 국회 스스로 대의정치 해야 참지 못한 민심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두 갈래로 나뉘어 서로 광장을 점령했다. 두 개의 이슈가 충돌하고 있다. 세(勢) 대결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적대감이 한가득 흐른다. 서울의 두 광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치권은 아직도 혼란한 정국을 정치로 풀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민심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쟁에만 힘을 결집하고 있다. 그 사이 '조국사퇴'와 '검찰개혁'이 맞부딪혀 피투성이가 됐다. 국민들의 실망은 절망으로 치닫고 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좌든 우든, 보수든 진보든 다르지 않다. 정치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포기했다. 대의정치를 포기하고 광장의 군중 뒤로 숨었다. 스스로 정치를 무력화 했다. '조국 사퇴'와 '검찰 개혁' 관련 집회가 번갈아 열리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점점 더 판이 커질 태세다. 여야는 광장의 불을 끄려 하지 않고 있다. 되레 불길이 더 활활 타오르길 바라
[충북일보] 문득 서늘한 바람 불더니 가을이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 떠간다. 고추잠자리가 떼 지어 들녘에 난다. 금빛 게으른 노을이 '해설피' 퍼진다. 두물경이 황홀하게 두 눈을 잡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비감을 더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적한 풍경이다. 찬찬히 듣고 보고 읽으며 걸어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조국사태가 계속 확전국면이다. 여야 난타전을 넘어선 지 오래다. 진영 대 진영의 싸움이 됐다. 집단 프레임으로 싸움의 무기가 재설정됐다. '조국 사퇴'와 '검찰 개혁'으로 정해졌다. *** 정당의 생명은 대의에 있다 국민들은 불공정과 위선을 사회적 악으로 여기며 살았다. 반칙한 사람을 벌 받게 하는 게 정의라고 믿었다. 그런데 조국사태로 가치관의 혼란을 겪었다. 당연하게 여겼던 신념 체계를 부정당했다. 비교적 명확한 모순(矛盾) 때문이다. 남의 기회를 가로채는 건 반칙이다. 있을 수 없는 비겁함이다. 비상식적인 짓이다. 국민 분노 이유는 딱 거기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상대는 여전히 당당하다. '내가 틀렸나' 헷갈리기까지 한다. 온 국민들을 혼돈과 의심 속으로 밀어 넣었다. 싸움의 출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내편과 네 편만 있는 지루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 진보와 보수, 좌우로 갈라진 싸움판이다. 싸움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곧 어둡고 긴 터널로 들어갈 것 같다. 조국사태에는 찬반을 둘러싼 전선(戰線)만 있다, 피아(彼我)만 남아 싸움을 하는 것 같다. 조국 장관이나 윤석열 총장 중 누구든 치명상을
[충북일보] 북한강과 남한강 물이 소리 없이 만난다. 양강의 물길이 살아나는 듯 일렁거린다. 아침 해가 엷은 광선으로 천천히 비춘다. 느티나무 잎이 진녹색 화석으로 빛난다. 새들의 가슴 털에 햇빛이 닿아 반짝인다. 두 물 풍경이 왁시글왁시글 아우성이다. 오래전 사라진 방랑의 피가 꿈틀거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분다. 파란 하늘은 더 파랗게 물들어 공활하다. 도열한 소나무가 말간 동요를 불러준다. 대관령 숲속 세상이 어느 순간 붉어진다. 계절의 경계를 허물며 고유색을 지킨다. 바람결에 영롱히 빛나며 꿈을 꾸게 한다. 동화 속 그림처럼 현실 너머를 알려준다. 어디에 서든 지금껏 보지 못한 풍경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명부터 임명까지 논란의 연속이다. 지금까지도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조국사태'란 말은 이미 일반 명사화 됐다. 정치적 '논란'이 사회적 '사태'로 변한 사례다. *** 선과 악의 이분법만 있다 조국사태는 쉽게 경험하기 힘든 현상이다.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상식의 파괴다. 실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운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같다. 하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서 일어난 분명한 사건이다. 조 장관은 지금도 수많은 의혹에 휩싸여 있다. 화려한 구호나 추상적 명분 뒤에 감춰진 사적 탐욕을 의심받고 있다. 현실에서 일어난 아주 비현실적인 일들 때문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역감정'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득세한 적이 있다. 망국병(亡國病)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제 '진영논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좌와 우로 편이 갈려 내 편, 네 편을 나누고 있다. 상대를 향해 분노와 적개심을 표출하고 있다. 지금의 진영논리는 지역감정보다 더 위험해 지고 있다. 조국사태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좌우의 진영논리가 극명하게 다르다. 선(善)과 악(惡)으로
[충북일보] 길 위의 산간마을이 워낙 깊고 외지다. 울창한 숲 사이로 맑은 물이 흘러간다. 물이 뿜어내는 기운에 소름이 돋는다. 숲속 나무와 풀빛의 빛깔이 짙어진다. 계곡으로 뻗은 단풍나무 색도 진하다. 산간 오지에서 가을이 쏟아져 내린다. 시간에 따라 시인과 화가를 배출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무더위를 이겨낸 100년 소나무숲이 가을을 맞는다. 수려한 경관과 청정한 자연을 자랑한다.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색의 계절과 잘 어울린다. 똑같은 길과 숲이라도 계절마다 다르다. 갈 때마다 느낌이 새롭다. 대관령 소나무숲은 여전히 독야청청 초록이다. 형형색색 단풍과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은 어디에도 없다. 북적이지 않고 고즈넉하다. 2019년 9월21일 토요일, 날씨가 흐리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소식이다. 오전 7시 충북일보클린마운틴이 청주를 출발한다. 비가 오락가락 한다. 오전 10시 강원도 대관령 소나무숲길 어흘리 주차장에 닿는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는다. 준비를 마친 클마 회원들이 어흘리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숲으로 걸어들어 간다. 이내 웅장한 폭포를 만난다. 삼포암 폭포다. 아래위로 3개의 폭포가 기막히다. 치마골에서 내려온 물줄기가 이곳에서 3번 떨어진다. 폭포 3개가 차례로 떨어진다. 폭포 옆으로 난 길로 클마 회원들이 걸어간다. 한참을 걸어 길 끝에 다다른다. 줄지은 나무들이 다시 길을 인도한다. 시간과 함께 깊어진 맛이 흐른다. 발 밑 촉감이 푹신하다. 때론 잘 만들어진 데크가 편안하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대관령 소나무 산마을이 고요하다. 하늘 위로 자연 조각품이 차오른다. 산위로 오를수록 눈이 더 호강한다. 바람 머물다 가는 하늘길이 예쁘다. 소나무 이파리들은 여전히 푸르다. 갈바람에 소름 돋는 진한 초록이다. 아래위로 울울창창 하늘을 가린다. 가끔씩 마중 나온 꽃들은 선물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추석달빛은 아리기만 했다.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눈 맞춤은 오래가지 못했다. 흐뭇했지만 시대의 불화를 치유하지 못했다. 헤어날 수 없는 누추한 현실이 거기 있었다. *** 추석민심 왜곡 말아야 '조국사태'의 본질은 권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삶의 근본 문제에 대한 의문 제기였다. 상식과 정의, 도덕에 관한 물음이었다. 공정과 신뢰의 관계에 대한 탐구였다. 진보(進步)의 가장 중요한 도덕적 태도는 공감이다. 고통 받는 다른 이의 입장에 서 보는 삶이다. 거기서 동정과 연민을 느끼는 마음이다.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자는 외침이다. 스스로 우러난 일종의 염치(廉恥)다. 조국사태엔 공감이 없었다. 공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염치를 모르는 위선이 가득했다. 보편적 정의는커녕 개인적 주장만 있었다. 독재에 맞서 저항했던 정의는 결코 없었다. 그저 진영논리만 있었다. 그토록 싫어했던 기득권의 이율배반이었다. 숨겨진 계급의 드러남은 분노의 촉매제가 됐다. 믿기 싫었던 진보 귀족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민감정은 고조됐다. 공감이 사라지자 분노만 커졌다. 서민과 귀족으로 양극화 한 갈등만 생산했다. 한 달이 그렇게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바람과 구름이 경쟁하듯 쫓고 또 쫓는다. 산을 뒤덮을 기세로 몰려왔다 물러간다. 어느 틈엔가 휘영청 보름달이 떠오른다. 달빛 조명과 풀벌레 음향이 잘 어울린다. 대청호 물이 바위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 밤바람이 호수 풍경을 빛나게 수놓는다. 독수리봉이 육지 속 외진 섬처럼 숨는다. 날이 밝자 거대한 독수리가 날개를 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비가 오더니 하늘이 맑다. 붉은 하늘이 깊어진다. 색의 명암이 천천히 산하를 뒤덮는다. 지구의 공전이 준 선물이다. 가을이 완연하다. *** 필사즉생 필생즉사 각오해야 현대문명이 많은 걸 바꿔놓았다. 가을을 보는 시각도 바꿨다. 다르게 보고 듣게 만들었다. '그냥 시간이 가는 구나'로 느끼게 만들었다. 가을이 점점 결실과 무관한 계절로 바뀌고 있다. 그 옛날 가을은 안정적이었다. 풍요로움을 느끼게 했다. 덜 배고플 거라는 위안을 품고 있었다. 결실과 수확이 주는 든든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명이 발달하며 많이 달라졌다. 가을 역시 그냥 통사적 시간의 개념이 됐다. 하지만 시간은 맞아 받아들이기에 따라 많이 다르다. 사이의 시간이 주는 교훈도 있다. 계절이 전하는 말도 있다. 각기 다른 메시지를 품고 있다. 시간은 거스르지 않고 건너뛰지 않는다. 이즈음 하얀 구절초가 가을꽃으로 핀다. 진한 하얀색 꽃잎이 가을볕에 빛난다. 자연은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시간을 이어간다. 거짓 없이 정직하게 잇는다. 시간의 힘이 무섭다. 비가 오고, 날씨가 흐려도 오고 간다. 정치 상황은 다른 것 같다. 하나도 변하지 않는다. 혼란스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비탈 따라 소나무 숲이 완만하다. 금강송이 휘지 않고 곧게 뻗는다. 솔숲교 지나 군락지가 우량하다. 하늘로 뻗어 닿으려는 듯 자란다. 땅과 하늘을 잇는 사다리가 된다. 햇볕 한줌 들지 않아 더 신비롭다. 시원한 바람이 숲길의 주인이다. 진한 솔잎 향이 콧등 위로 흐른다. 동고비 지저귐이 장단을 맞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함우석기자] 도무지 알 수 없는 무언의 끝에 닿는다. 굽이치는 물길 풍경이 변화무쌍 하다. 대자연의 들숨과 날숨이 안정적이다. 억겁의 오지 숨은 보석들이 반짝인다. 푸른 젊음을 닮아 기쁘도록 영롱하다. 최고의 역사와 전설 풍경까지 품는다. 수풀 속 구천동이 하얀빛으로 흐른다. 날이 어두워지니 바람이 서늘해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동안 사라졌던 말이 유령처럼 나타났다. 이른바 '빼박캔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빼박=빼도 박도'와 캔트=can't'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조국사태=빼박캔트'란 말로 사용되고 있다. '조국사태'의 역설이다. *** 불공정이 사태 확산시켰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무산됐다. 정확히 말해 2일과 3일 예정된 청문회가 불가능해졌다. 여야가 새로 청문회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청와대는 임명 강행 수순을 밟을 것 같다. 출구 찾기가 점점 어려워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별 관심이 없었다. 조 후보자의 자격과 자녀 문제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다. 문제를 덮고 가려는 여당과 일부 인사들이 되레 의혹을 키웠다. 담장 안쪽 '그들만의 성채'를 보여줬다. 그동안 그들만의 성채는 그저 짐작으로만 존재했던 요채였다. 소문만 무성할 뿐 실체를 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조 후보자로 인해 드러났다. 담장 너머 저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됐다. 실제로 존재하는 그들의 실태를 보게 됐다. 불법의 문제가 아니었다. 단순한 탈법과 합법 차원의 문제도 아니었다. 억울함의 공감대를 확산하는 불공정이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