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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가르치는 '베트남 새댁'

옥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황티탄항씨
이주 여성 가정상담·한국어 강사 나서

  • 웹출고시간2009.10.06 18:34:1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옥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이민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 새댁 황티탄항(36.옥천군 옥천읍 마암리)씨는 '왕언니'로 불린다.

한국생활에 낯선 자국민 여성들의 가정상담을 맡으면서 틈나는 대로 한국어수업 보조교사로 나서 정붙일 곳 없는 후배들의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생활 5년째인 그녀는 지난 5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한국어능력시험(4급)에 합격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다문화연구센터 면접을 거쳐 지난 7월부터 이 센터에서 통.번역사로 근무하고 있다.

옥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면서 이민자를 위해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황티탄항씨.

한국인이 경영하는 베트남 운수회사 경리직원으로 일하던 지난 2000년 같은 회사 정비사였던 한국인 남편(35)을 만나 사내 결혼하고 남편과 의사소통을 위해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를 시청하며 한글을 배우다 2003년 시댁인 옥천군 청산면에 들어와 한국생활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글공부에 나섰다.

시할머니, 시부모 등 대가족과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언어'를 습득한 그녀는 1년 만에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카센터를 운영하는 남편을 도와 인근 도시를 오가며 부품 심부름을 할 정도로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녀의 일과는 오전 9시∼오후 6시 베트남 결혼이민자를 만나 1대1로 대화하면서 애로나 고민을 함께하며 한국생활 적응을 돕는 것이다.

한국말이 서툰 후배 이민자를 위해 베트남어로 상담한 뒤 결과를 한국어로 기록하는 업무를 하면서 한국어 수업이 열리는 매주 수.금요일에는 한글교실 강사로 나선다.

결혼이민자에게 '언어' 문제가 가장 큰 애로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스스로 한글 강사를 자청한 것이다.

한국생활에 적응을 위해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말이 바로 예절언어라는 생각에 그녀는 "안녕히 주무셨어요",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우선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옥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은주 팀장은 "언제나 밝은 미소로 대하면서 열성적으로 일하는 황티탄항씨는 한발 앞서 한국에 들어온 선배 이민자로서 후배들의 한국정착을 도와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 같은 게 있다"며 "친정 언니 같은 그녀에게 많은 이민자들이 깊은 신뢰감을 느끼고 있어 센터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퇴근 뒤 직접 담근 김치로 찌개를 끓이고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의 숙제를 돌봐줄 정도로 한국 생활에 완벽히 적응하고 있다.

언젠가는 한국생활을 꿈꾸는 베트남 여성들을 위해 쉽게 배우는 한글과 생활예절이 담긴 한국생활 가이드 책을 내겠다는 당찬 꿈을 갖고 있다.

그녀는 "어렵지만 한글은 표현이 다양한 게 매력"이라며 "다문화가정 부부갈등의 원인이 대부분이 언어나 습관 차이에서 발생하는 만큼 이들을 위해 생활지침서를 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옥천 / 윤여군기자 yyg5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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