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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아침준비를 하는데 밖에서 어린아이 우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무슨일인가하고 밥차리다 말고 나가봤더니 잠옥차림의 사내아이가 "엄마, 엄마 "하며 서럽게 울고 있었다. "아가야 몇살이니?"물어보니 네살이란다. 콧물, 눈물이 범벅이 되고 기침까지 해대며 울길래 일단 집으로 데려와서 과자를 주며 달랬다. 경찰에 신고를 먼저 해야하나, 어쩌나, 하다 아이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최OO란다.

딸아이한테 종이에다 네살 최OO 101호 보호중이라고 몇장을 써서 벽에다 붙이고 그 와중에 아기에게 나에 대해 물어봤다. "아줌마라고 할래, 할머니라고 할래?"

아이는 아줌마란다. 주책맞게 기분까지 좋아지며 이 상황이 황당하지가 않다. 딸아이에게 "오늘은 네가 밥좀 차려 먹을래?"했더니 먹는 둥 마는 둥 아기 걱정만하고 학교에 갔다."아기야 집이 어디야?", "몰라. 엄마, 아빠 회사갔어" 아이는 같은 소리만 반복했다.

잠옷차림으로 봐선 가까운데 사는 아이 같은데. 올 5월에 이사와서 같은 빌라사는 사람도 다 모르는데 '1층 세집과 말은 안해봤어도 대충 얼굴 알고 2층 1호는 얼굴 알고, 2호는 아이없고, 3층은 혼자 다쓰고. 203호인가?' 혹시나 하고 벨을 눌러보니 기척이 없다. 문을 살짝 열어보니 불은 다켜있고 아이의 장난감, 로봇 등이 보인다.

'빈집이다. 어쩌나?' 마침 택배 아저씨에게 메모해둔 전화번호가 보여 전화해봤더니 아이엄마의 예전 번호라고 상대방이 짜증을 낸다. 냉장고에 어린이집 전화번호가 있어 걸어보니 이른 시산이라 그런지 전화를 안 받는다.

다시 집으로 내려와서 아기에게 물어보니 그집이 맞단다. 아기에게 밥을 먹이고 어린이집에 다시 전화를 했더니 OO가 아니고 □□인데 아빠한테 연락해줘서 겨우 통화가 됐다.자기는 회사에 갔고 아이가 자는 동안에 엄마가 온다 했는데 미안하다고 했다.

아이는 천진난만하게 거실에 TV가 없다고 투정이다. 2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갔는데 아기엄마가 찾아왔다. 처음보는 얼굴이다.

그런데 왜 내가 미안할까. 아기의 엄마는 아기를 나무란다."엄마가 밖에 나가지 말랬잖아."

아기는 배꼽인사를 하며 엄마를 따라갔다. 이웃과의 소통이 없으니 간간한 문제도 어렵게 지나간 조금은 산만한 아침이었다.

문미옥/ 청주시 용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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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