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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적십자혈액원 운영과

우리 충북지역에는 300회가 넘게 헌혈을 하신 개인헌혈자가 두 분 계신다. 한 분은 올해 연세가 58세인 송득준 씨고, 다른 한 분은 올해 54세인 서정석 씨다. 이분들 중 서정석 씨는 젊은 시절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팔 한쪽을 읽은 장애인이다. 서 씨는 사고 직후 여러 번의 수술을 걸쳐 가까스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 때 많은 양의 수혈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이 때부터 혈액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헌혈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는 한쪽 팔로만 300회 이상의 헌혈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계속 헌혈에 참여할 것이다. 서 씨는 불편한 몸에도 타인을 위해 나눌 수 있는 봉사인 헌혈을 본인의 운명이라고 한다. 어디하나 나무랄 곳 없이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도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이 헌혈임을 생각하면 그의 이런 사랑 나눔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이웃사랑의 기본이다.

최근 우리지역의 헌혈자는 역대 어느 연도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우리지역 상반기 총 헌혈자는 4만8천32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9천175명 보다 9천149명이 늘어 23.4%의 증가율을 보여 전국증가율 13.1%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지역의 헌혈 증가를 이끈 주역은 다름 아닌 서 씨와 같은 개인헌혈자이다. 직접 헌혈의 집으로 찾아와 헌혈에 참여하는 개인헌혈자는 지난해 1만7천180명보다 7천570명이 늘어난 2만4천750명으로 전년대비 44.1%가 늘었다. 이는 우리지역에서 자발적 헌혈문화가 크게 확산되었음을 나타내는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인헌혈자의 증가는 혈액수급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계절적인 혈액수급 불균형이 많이 사라진 것이다. 우리지역 전체 헌혈자 중 55%를 차지하는 것이 학생헌혈이다. 이로 인해 방학과 함께 헌혈은 급격히 줄어들어 매번 여름과 겨울이 되면 병원에 공급할 혈액확보를 위해 충북적십자혈액원은 동분서주 뛰어다녔다. 하지만 올해는 헌혈의 집을 찾는 안정적인 수의 개인헌혈자로 인해 환자와 병원에서 필요한 혈액의 공급에 큰 문제없이 넘어가고 있으며 올 겨울도 크게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하지만 크게 증가한 헌혈에도 우리는 많은 양의 혈액을 아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혈용으로 쓰이는 혈액은 우리나라에서 100% 자급자족이 가능하나, 의약품 제조용으로 사용되는 혈장혈액은 지난해 56만8천302ℓ를 미국 등지에서 수입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700억 정도가 된다. 혈장 혈액의 수입을 줄이고 모든 혈액을 자급자족하기 위해선 연간 300만명의 국민이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 지난해 전체 헌혈자가 약 240만명임을 가만하면 앞으로도 헌혈률을 더욱 증가돼야 한다.

대한적십자사는 '안전한 혈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선진혈액관리체계를 실현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혈액사업의 비전으로 정했다. 혈액은 살아 있는 우리 몸의 일부로 아무리 발달된 과학기술로도 그것을 대신할 물질은 만들어내고 있지 못하며 우리 몸 밖으로 나온 순간부터 일정기간이 되면 그 기능이 다해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매일 적정량의 혈액이 헌혈되어야만 혈액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가 있다. 그렇기에 안정적인 혈액의 공급은 자발적 개인헌혈자들의 지속적인 참여 없이는 절대 이뤄질 수 없어 서정석씨와 같은 분들의 지속적인 헌혈 참여는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최근에는 우리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신개념 헌혈의 집의 개소 등 헌혈 인프라확산과 더불어 사랑 나눔의 헌혈문화가 정착되어 개인헌혈자가 늘고 있다. 물론 100% 혈액의 자급자족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지만 현재 헌혈 참여 증가율을 보면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한 팔로도 지속적으로 사랑 나눔을 실천하는 서정석씨처럼 헌혈을 통한 사랑 나눔에 적극적이라면, 그리고 발걸음을 헌혈의 집으로 향할 마음을 갖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더 이상 혈액을 애타게 기다리기만 하는 환자도, 엄청난 양의 혈액수입도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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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