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치고 동맹

미타 마사히로 (지은이) | 문학동네, 245쪽, 8천800원

소년 시절의 연애와 우정, 삶과 죽음의 문제를 서정적으로 그린 청춘소설 '이치고 동맹'이 출간됐다.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인 미타 마사히로의 작품으로 오랜 시간 폭넓은 사랑을 받는 일본의 대표적인 청춘소설로 꼽힌다. 영화, TV드라마로 재탄생되며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섬세한 사춘기 시절에 겪는 다양한 문제를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책장을 넘기면 어느 날,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한참 연습중인 료이치 앞에 같은 학교 야구부 4번 타자 하네기 데쓰야가 나타난다. 다짜고짜 자신의 시합을 비디오로 찍어달라는 데쓰야의 부탁에 우물쭈물 승낙해버리고 마는 료이치.

며칠 후 료이치는 데쓰야의 손에 끌려 어느 중환자실까지 가게 되고 그곳에서 암 투병중인 소녀 나오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날부터 료이치, 데쓰야, 나오미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두 소년과 한 소녀의 우정을 만들어 간다.

조심스럽고 고민투성이인 료이치와는 달리 시원시원한 성격에 여학생들과의 교류도 활발한 스포츠맨 데쓰야, 비록 암 투병중이지만 건강한 어느 누구보다 밝고 에너지 넘치는 나오미와의 만남은 료이치의 일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전부터 료이치는 존재론적 질문에 직면해 있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모두가 결국은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면 아등바등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지, 그렇다면 그냥 죽어버리면 어떨까?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사람은 왜 사는 것일까….

료이치는 실제로 죽음과 싸우고 있는 나오미를 보며 자신의 막연한 생각이 얼마나 철부지 같았는지를 깨닫는다.

"넌 뭐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잖아. 너는 내일도 그 다음 내일도 있잖아!"라는 나오미의 충고에 모든 일에 주춤했던 료이치는 피아노 연습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지, 그냥 공부 잘하는 아들을 원하는 어머니를 훌륭히 설득해낸다.

야구 선수 친구 데쓰야를 통해서도 료이치의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료이치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슈퍼맨 남동생을 보며 자격지심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소년 야구를 했던 야구광 동생과 야구 얘기를 하며 자연스레 마음의 벽을 허물게 된다. 데쓰야의 긍정적인 성격과 그에 따른 적극적인 행동력을 보며 료이치는 어려워하던 아버지에게도 인생 상담을 요청한다. 어머니, 아버지, 동생과 차례차례 대화를 시도하는 중에 마냥 행복해 보이는 다른 가족들도 나름의 고민이 있음을 새삼 깨우친다. 그러면서 료이치는 나 말고 '타인'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게 된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상큼 발랄한 풋풋한 매력과 삶을 고찰하는 깊고 진지한 시선이 묵직함을 더했다. 1990년 출간 이래 학교와 도서관의 추천도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청소년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 김수미기자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