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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8.25 14:30: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글/ 휴먼앤북스 출판/ 2007년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대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는 끝이 없었지만, 오랜만에 휴가를 맞은 사람들의 들뜬 기분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이로 인해 해외로 나가려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돌려 국내 유일의 특별자치도인 아름다운 섬, 제주로 어느해보다 더욱 많이 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은 과연 진정어린 제주를 다녀온 것일까 아님 돈으로 치장한 구경거리만을 훑어보고 온 것일까.

몇 해 전부터 국내 여행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이 하나의 트랜드처럼 확산되어 왔다.

이 시점에서 우리들의 여행문화 수준은 지금 어디쯤 머물고 있을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제주에는 돌, 바람, 여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발걸음으로 파괴되고 훼손되어버린 제주 본연의 모습을 지키고 간직하려는 제주 토박이들의 바램과 아름다운 제주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던 많은 이들의 안타까운 한 숨 또한 넘쳐나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김영갑 선생 또한 그러 할 것이다.

루게릭병이 그의 영혼을 거두어 갈 때까지 오직 제주만을 바라보고, 필름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는 고향도 버리고 자신도 버리며, 기다리고 기다려 20여년의 긴 세월을 제주만을 필름에 담았다. 미련없을 만큼 자신의 몸을 뜨겁게 불태우고 아련함을 하늘에 풀어 아름다운 불빛만을 남기고 고즈넉이 사라지는 태양처럼 한 평생을 살다간 사람이었다. 제주에 미쳐 필름에 미쳐 자신을 불태워버린 한 영혼의 흔적이 '두모악'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제는 휘황찬란한 불빛과 사람들의 북적거림을 쫓아 비싼 입장료를 내며 돈의 흐름에 따른 여행이 아니라, 그 곳을 사랑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의 숨결이 묻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의 참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 지역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드보통 글, 정영목 역/ 청미래 출판/ 2007년(개정판)

오후 3시면 뜨거운 지열로 길을 걷는 것 조차 힘들던 여름이 어느새 저 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우리들의 사랑또한 그렇지 않을까.

한 평생을 서로만을 사랑할 것처럼 뜨겁게 불타오르다가도 그 사랑의 열기에 지쳐 사랑을 잊어버리게 되고, 점차 멀어지게 되는 우리들의 사랑.

그러면서도 또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우리는 어쩌면 사랑으로 연명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전적으로 아름다운 여자는 남자에게 상상력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는 한 줄의 문장은 나로하여금 한참을 웃게 만들었다. 얼마나 매력적인 문장인가. 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면서 고민하고 겪어보았을 뻔한 이야기를 그 만의 위트 넘치는 말솜씨로 한 권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 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부터 첫 키스와 말다툼, 화해에 이르기까지 독자로 하여금 속마음을 들켜버린 것 처럼 부끄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시원한 말솜씨로 세심하게, 부드럽게 사랑을 이야기 한다. 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책장을 넘길때마다 너무나 능숙능란하게 사랑을 이야기해가는 작가의 뻔뻔함에 한 번 놀라고, 이야기 속에 묻어 있는 그의 철학적 지식에 또 한 번 크게 놀랐다. 그의 첫 작품이기에 조금은 아쉬운 맛도 느껴지지만, 알랭드보통을 머릿 속에 새기기에 충분한 작품일 것이다.

스위스 태생으로 2003년 2월,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명예인 예술문화훈장을 받았으며, 기사 작위까지 받은 그의 말 솜씨를 맛보고 싶다면 주저 없이 선택해도 될 것이다. 사랑을 시작하기 전 사랑와 이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욱 더 말이다. 아니, 사랑을 하고 있는 연인들도 함께 읽는다면 그 사랑이 더욱 유쾌해 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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