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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8.10 20:05: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다. 신발 끈을 다시 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 논쟁은 공허하고 소모적일 뿐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실천과제를 고민할 때다. 그 첫 고민은 첨단의료복합단지 분산 배치에 대한 비판적 복기에서 시작함이 바람직하다. 위기는 기회다. 또한 더 나은 성공을 위해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복기는 실수 찾기다

충북 오송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절반의 성공이다. 그럼에도 첨복단지의 오송 유치는 충북도민 모두를 흥분시킨 대형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오송 첨복단지는 늪처럼 깔려 있던 한과 원을 단숨에 풀어줄 것 같다. 낙후와 변방이라는 숙명 같은 멍에도 일시에 벗어던지게 해줄 것 같다. 우리의 간절한 소망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제2의 도전이다. 첨복단지 오송 유치는 완전한 성공이 아니다. 절반은 실패란 말이다. 절반의 성공은 곧 절반의 실패다. 약일 수도 있지만 독일 수도 있다.

절반의 실패를 딛고 더 큰 것을 이뤄야 한다. 부족한 선험적 성공은 자칫 자만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더 큰 것을 이루는데 큰 적일 될 수 있다. 작은 만족감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첨복단지는 충북에 아주 가치 있다. 할 일이 분명해졌다. 철저한 반추를 통해 전략적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먼 출발점에 섰을 뿐이다. 앞으로의 일정이 더욱 중요하다.

시대가 바뀌면 상황도 바뀐다. 상황이 변하면 대책 또한 변해야 한다. 오송 첨복단지는 우리에게 한 번의 기회를 허락했다. 그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헛되게 해서도 안 된다. 충북의 원칙을 일관되게 지키자. 그리고 이젠 전 국민이 공감할 '오송의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의 원칙이 분명하면 승리도 분명할 수 있다. 오늘 놓친 절반의 성공을 내일 다른 곳에서 얻어야 한다. 그건 진지하고 정확한 복기(復棋)를 통해 가능하다.

바둑이나 장기 고수들이 하는 말 중에 '복기'라는 용어가 있다. 끝난 바둑이나 장기 등을 돌아보는 행위를 말한다. 패인은 무엇인가. 역전의 기회는 없었는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준엄한 의식과 같다. 복기는 실수 찾기다.

그러나 하수는 복기를 싫어한다. 똑같은 잘못을 수없이 되풀이하면서도 말이다. 고수는 생각한 후에 돌을 잡는다. 하지만 하수는 돌을 잡고 생각한다. 복기도 싫어한다. 고수와 하수 차이는 여기서 생긴다.

충북은 왜 절반의 성공 밖에 거두지 못했을까. 이유는 분명히 있다. 모든 것을 잡으려는 욕심에서 비롯됐다. 세종시와 혁신도시, 기업도시,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모두가 잘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시작은 빨랐지만 집중은 늦었다. 충북은 뒤늦게 첨복단지에 '올인··했다. 이미 다른 곳에서 분산 배치의 실효성을 주장하기 시작한 시기다. 국민적 관심도 분산됐다. 정치적 논리도 이때부터 작용했다.

실패원인을 복기하는 일은 귀찮고 수치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한다. 다음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다. 어디서 잘못했는지 패인을 정확히 분석하는 것은 열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수가 최선의 착점(着點)이었고 패착(敗着)이었는지 치밀하게 분석하면 된다. 두 번 실패를 하지 않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귀찮은 일이 아니다
 
억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스코어가 우세했는데 분산 배치라니 말이 잘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을 해 보자. 이 뒤집힌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게 앞으로 남은 몫이다. 다음에 또 실패하면 정말 할 말 없다. 복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기본 실력을 튼튼히 해야 한다. 그리고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한순간의 유불리에 휘둘리다 보면 순간의 전투에는 이길지 모른다. 하지만 큰판에서 패배를 맛보기 쉽다. 부족한 실력을 과신하면 자칫 패배의 후과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분명해졌다. 정확한 복기를 통해 앞으로 충북이 얻을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또 어떻게 해야 될지를 깨달아야 한다. 절반의 성공도 성공이다. 다만 더 나은 성공을 위해 옛 일을 뒤집어 보자는 얘기다. 결코 귀찮은 일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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