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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당해야 정신을 차릴지 묻고 싶다. 정권이 바뀐 뒤 지금껏 충북이 얻은 게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세종시도 그렇고, 첨복단지도 그렇다. 그저 기다리라고만 한다. 하지만 막연한 인내는 인내가 아니다. 만용이다. 도둑을 안방에 들여놓고 전 재산을 주는 꼴이다. 결국 거지가 되는 지름길이다. 자칫 잘못하면 지금 충북이 그렇게 될 형국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

***정치권 정략적 편법 안 돼

얼마 전 우정을 나누며 사는 지인으로부터 사자성어로 된 붓글씨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은 족자로 만들어 방에 걸어두고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심여철석(心如鐵石)··. 이 글귀를 풀이하면 ··마음을 쇠와 돌 같이 단단히 하라··는 뜻이 된다.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글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이 글귀의 뜻을 온 충북도민들에게 새겨주고 싶다.

충북은 지금 초조하다. 세종시와 첨복단지가 그 초조함의 중심이다. 청원 일부 지역의 세종시 편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여당 대표가 주민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게 최근 답이다. 첨복단지는 충청권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당초 약속대로 돼 가는 게 없다. 현 정부의 속내는 뭘까. 세종시 건설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강력히 반대했던 안이다. 그래서 백번 양보해도 세종시 위상 추락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세종시에 청원 일부 지역을 내줘야 하는 충북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없다. 그저 땅만 빼앗길 판이다. 첨복단지는 어떤가. 영호남이 뭉쳐 충북이 차려놓은 밥상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려 하고 있다. 충청권도 연대에 나섰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이다. 도통 속내를 알 수 없다. 일관성도 없다. 중앙과 지방의 입장이 사뭇 다르다. 답변도 그저 형식적이다. 며칠 전 끝난 충북 민심 챙기기 투어는 그저 투어로만 끝났다.

정권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물론 국가경영이다. 그러나 국가경영은 그 거창한 용어와 달리 작은 일의 연속에서 성패가 결정된다.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대응해야 할 때도 있다. 다른 사람의 실수 때문에 생긴 문제를 바로잡느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게 국가경영의 내용인 경우가 많다.

충북의 현안으로 떠오른 첨복단지 입주나 강내·부용 세종시 편입 여부도 비슷한 맥락이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 당연하다. 그러나 정략적 편법은 안 된다.

이참에 의리(義理)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자. 의리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다. 옛 선비들의 행동을 가늠하는 준거이기도 했다.

선비들은 의리에 부합하면 죽음이라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의리라는 말은 뒷골목 주먹패들의 '형님, 아우··를 연상시킨다. 또 정치인들의 맹목적 패거리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의리가 네 편 내 편만을 가르는 부정적 이미지로 바뀌었다.

과연 이런 것들이 의리일까. 아니다. 서로 덕 보자는 마음으로 지키는 의리라면 필요 없다. 세종시나 첨복단지는 서로 덕 보자는 마음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국가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진정한 의리로 세종시나 첨복단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고향이 어디라서, 어느 학교 출신이라서 따위의 개입은 의리가 아니다. 나라 망치는 배신일 뿐이다. 따라서 현 정부는 훗날 어떤 정부로 기록될 것인지를 지금 결정해야 한다.

***충북인들 스스로 나설 시기

우리는 정이 많다. 그러다 보니 지연, 학연, 혈연 등 거미줄 같은 연줄에 똘똘 뭉쳐 패거리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또 열심히 하기보다는 누구에게 잘 보이고 누구와 손을 잡으려 한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한 걸음이라도 잘 못 나가는 것보다 천천히 조금씩 안전하게 가는 길을 택하고 있다. 쓸데없이 똑똑한 척하다가 돌 맞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조자룡의 철석같은 의리를 기대하긴 어렵다.

충북인들 스스로 나서야 한다. 지금은 그동안 참았던 인내의 경계를 허물 때다. 정치권이 한 발 빼고 있을 때 올바른 소리를 내야 한다. 쇠와 돌 같이 단단한 마음으로 나설 때다.

지금 다른 지역에선 충북의 나태와 방심의 순간만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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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