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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보은 이대연씨, 거동 불편 아버지 15년간 돌봐 '훈훈'

  • 웹출고시간2009.07.14 19:18: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88세의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는 자신 때문에 장가도 못가고 마흔을 훌쩍 넘겨버린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이렇게 농을 던지며 달래본다.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도 할 수 없는 불편한 몸으로 아들의 짐이 되어 병수발을 받아 온지 15년이다.

먼저 보낸 아내를 대신해 외아들 대연이는 스물여섯의 꽃다운 나이 때부터 마흔하나의 중년이 되도록 병든 애비의 손발이 되어주느라 퇴근 후 어디 나가보지도 못하고 자신의 곁을 항상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 주고 있다.

누운 88세의 아버지의 눈에는 자신 때문에 장가도 못가고 있는 대연씨가 안쓰러워 눈물이 맺힌다.

"사랑하는 아버지, 당신이 계셔서 전 행복해요"

면사무소 직원 회식이 있지만 집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서 대연씨는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황급히 업무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아버지가 자리에 누워계신지 올해로 15년, 5년전까지만 해도 조금이나마 거동을 하시던 아버지는 오랜 투병과 노환으로 인해 이제는 거동조차 할 수 없다.

아버지 병에 좋다는 약에 대한 소리만 들리면 어떡해서든지 약을 구해드리지만 아버지의 병환은 그리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

15년간 아버지의 곁을 벗어나 본적이 없지만 효를 다하지 못함을 뉘우치며 아버지의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아버지께 들려드리며 대연씨 부자의 밤은 그렇게 깊어간다.

오랜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때로는 병석에 누워계신 아버지 모시기가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는 대연씨는 "당신이 내 아버지이고 나는 당신의 길러주신 아들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끈끈한 천륜이 고비 고비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한다.

"말이 15년이지, 자신의 청춘을 아버지의 병수발에 다 보내버린 아들을 보면 가슴이 미워진다"는 아버지는 "이제 아들의 짐을 벗어주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아버지의 이 말 끝에 대연씨는 "아버지는 짐이 아니라 제 삶의 희망이고 제대로 잘 모시지도 못하는 것이 더 가슴이 아프다"며 아버지의 주름진 손을 꼭 잡는다.

대청호를 안고 있는 보은군 회남면에서 대청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이대연(41)씨는 면사무소를 찾는 노인들을 어버이처럼 대하며 직원들 사이에도 정이 많고 동료애가 깊어 서로를 아껴 줄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공무원이라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제는 장가가야지"하는 아버지의 말에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해요"로 대답하는 이들 부자의 동문서답에는 고마움과 미안함, 지극한 효의 마음이 깊이 배어있다.

보은 / 정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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