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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7.07 17:35:1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 문학동네

언어가 아닌 소리로서의 소통

소설집 표지의 일러스트레이션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글자 하나 하나가 음표가 되어 허공에 떠다니는 듯하다.

생각한대로 작가는 젊다. 젊은 그가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음악'이라는 공통된 소재로 들려주는 8편의 노래 속에는 신선함과 결코 가볍지 않은 위트가 넘친다. 피아노, 오르골, LP음반, 600여 가지의 악기소리를 모은 음악파일, 전기기타, 합창 등과 같은 각각의 이야기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음악의 세계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그런데 등장하는 인물구도가 특이하다. 같은 취향과 성향을 가진 남자들만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은, 성인이 되기 전의 소년처럼 자유롭다. 그저 자기가 좋아라 하는 일에 심취하여 빠져 사는 모습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작중인물들은 언어에 의존하던 기존의 소통방식에서 벗어나 소리(음악)만으로도 충분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확장된 시선을 보여주며 동시에 끊임없이 인간 내면에 귀를 기울인다.

또한 작가는 작품 곳곳에 음악에 기대어 소설이란 장르에 대한 그의 고민과 의문, 앞으로의 작품행보를 느낄 수 있게 하는데 이 부분은 DJ의 리믹스 이야기 <비닐광 시대>에 잘 나타나 있다. "…… 새로운 것은 어디에도 없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 의 영향을 받은 또 누군가, 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 가 그 수많은 밑그림 위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실제로 김소진의 <고아떤 뺑덕어멈>을 리믹스화 하여 <무방향 버스>로 재탄생시키기도 하였다. 스며드는 메시지가 결코 녹녹치 않아서, 첫 소설집 <펭귄뉴스>까지 내처 읽고 싶게 한다.

행복한 만찬

공선옥 / 문학동네

인생의 틈마저 메워지는 듯한 음식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유년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노라면 새삼 그걸 확인하게 된다.

한 인간을 성장케 한 것은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만이 아니었다. 산야를 누비며 마음껏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게 했던 자연이 있었다. 그리고 대사리탕을 끓이고 달래·냉이·씀바귀를 뜯으면 딸 아들 구별없이 온 동네가 한가족이 되는 이웃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작가는 허기졌던 어린 시절의 소소한 먹을거리들을 26조각에 실어,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체험적 사실과 마음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섬세한 감성으로 유년의 그리움을 버무려 선보인다. 그런데 그녀는 가난해서 고달팠노라 고백하건만 글은 따습고 정겹기만 하다. 그건 무엇보다도 한겨울 하얀 무를 씹으면서도 마음은 초록을 먹는 것 같다는, 솔(부추)을 먹으면 찔레꽃 향기와 뻐꾸기 울음소리와 산밭의 어둠과 별의 소곤거림까지 먹는 것이라고 느끼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작가 특유의 뛰어난 감성 때문이리라.

글 사이사이 전면에 실린 선명하고도 사실적인 컬러사진과 화려한 일러스트도 작가의 글이 빛나도록 한몫한다. 글을 좇다보면 저절로 봄날의 쑥버무래기, 쫀득쫀득한 감자맛, 한여름밤의 보리단술, 대사리탕, 시래시국 등을 먹고 자랐던 고향집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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