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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6.24 20:01: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달 말 증평군의 한 양어장 주인이 양어장을 넓히기 위해 바로 옆 보강천으로 내부의 흙을 퍼내 보강천 폭이 좁아졌다는 제보를 접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 취재 결과 양어장의 흙을 내보내 면적을 넓힌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으나 보강천에 토사가 성토된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즉시 이에 대한 법률 검토에 들어갔고 곧 하천법 위반으로 밝혀졌다.

현장에서 만난 양어장 주인은 "위법여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고 단지 양어장 맞은편에 하천 합수부가 두 군데나 있어 비가 많이 오면 양어장이 유실될 우려가 있어 사비를 들여 흙을 쌓았다"고 답변했다.

이 양어장 주인은 며칠 후 "법을 위반했다면 즉시 철거시키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며칠 후 찾아간 충북도 관계부서에서는 이 내용을 알게 된 공무원들이 "법을 위반한 양어장에 대해 조치를 하겠다"며 주소를 물어왔다.

불법성토가 이루어진 위치와 양어장 주인을 파악한 담당 공무원은 갑자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양어장 주인은 뜻밖에도 지역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지역의 유지였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누가 됐던 법을 위반했다면 과징금이나 벌금 등 처벌은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당연하지요"라고 말하면서도 왠지 표정은 어두워 보였다.

불법 성토한지 3년이 되도록 왜 지도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옆에 있던 다른 공무원은 "시·군에 위임했기 때문에 각 시·군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처음 인터뷰에 응했던 도 공무원은 30분 쯤 후 전화를 걸어 "오후에 현장에 나가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군에 위임했다면 갈 이유가 없지 않냐"는 말에도 "그래도 도 관리하천이니까 나가볼께요"라며 굳이 현장을 나와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장조사까지 마친 이 공무원은 오후에 다시 전화를 걸어 "양어장 주인이 원상복구한다는데 그냥 넘어가면 안될까요·"라며 없던 일로 해달라는 식의 부탁을 해왔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아예 기가 막혀 답변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충격이 왔다.

불법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아는 사람이면, 지역유지라면 봐줄 수 있다는 말인가·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거꾸로 이해해 도덕은 대충 넘어가도 큰 문제가 안되고 법을 위반하면 큰 잘못을 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법을 위반했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고 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기자들이 사건 취재를 하는 이유도 바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공무원, 인맥에 얽혀 제대로 소신을 펼치지 못한다면 올바른 공직사회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공평한 잣대가 적용되는 올바른 사회야 말로 공직사회의 문턱을 낮추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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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