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9.06.22 18:06: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매그나칩반도체가 모천회귀(母川-回歸)했다. 5년만의 한국기업 변신이다. 매그나칩은 지난해 말부터 극심한 반도체 경기 침체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부도설이 나도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인고의 시기를 딛고 지난 11일 국내 KTB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사모펀드와 매각을 위한 본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주력·비주력 분야 구분해야

매그나칩의 매각은 결국 모천회귀와 같다. 그래서 시사하는 바도 크다. 충북인들에겐 더욱 그렇다. 매그나칩의 소재지가 충북 청주이기 때문이다.

매그나칩의 국적 반환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 한국에서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불모지와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매그나칩이 한국기업으로 다시 설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중요하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는 매그나칩의 전신이다. 그러나 5년 전 미국계 벤처캐피털로 팔려 나갔다. 그러다 이번에 한국 주인을 다시 만났다. 갖은 고초를 겪다 귀향한 셈이다.

매그나칩의 귀향은 자식을 낳기 위해 모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회귀과정과 아주 비슷하다. 쉽지 않았다. 매그나칩은 그동안 수많은 산고를 겪었다. 노사 갈등이 그랬다. 하이닉스와 관계도 그랬다. 그래서 매그나칩의 귀향은 더욱 의미가 깊다.

연어는 산란하기 위해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향한다. 먹이도 먹지 않고 수심이 낮은 강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폭포와 같은 거스르기 힘든 물길도 만난다. 그래도 온 힘을 다해 올라간다.

수심이 낮은 상류에 도착하지만 그 곳에서 기다리는 곰과 같은 포식자들을 만난다. 산란도 하기 전 먹잇감이 되곤 한다. 강바닥에 있는 자갈을 파헤치다가 온몸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 결국 자신이 판 깊은 구멍에 알을 낳는다. 그리고 죽는다.

연어는 본능적으로 모든 어려움을 감수한다. 연어에게 고향으로 가는 길은 죽음의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은 단지 죽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생명을 위한 길이다. 그래서 연어의 모천회귀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다.

매그나칩도 연어와 같은 심정으로 해야 다시 살 수 있다. 거친 물길을 헤치고 힘든 자갈밭을 파고 그 속에 알을 낳아야 한다. 지금 매그나칩이 해야 할 일은 그런 어려움뿐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죽음이 아니라 부활이다.

새 주인을 찾은 만큼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재무구조조정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 여건은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노사 간 신뢰도가 높은 것은 큰 장점이다.

결론은 아주 단순하다. 조속한 재무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현재의 긍정적인 시장여건과 내부 자구노력이 맞물려 조기 정상화를 통한 도약의 날개를 펼 수 있다.

글로벌 경제에서 기업의 국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국가의 주력산업이라면 다르다. 하이닉스의 디스플레이 사업자인 하이디스는 BOE에 매각됐다. 결국 버려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세계는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여가고 있다. 상황논리에 맞게 주력과 비주력을 구분해야 한다. 매그나칩의 귀환은 한국의 반도체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될 것으로 본다. 모천회귀 하듯 돌아온 매그나칩이 한없이 귀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매그나칩이 한국을 빛내는 시스템반도체의 중심이 되길 소망한다.

***시스템반도체 진일보 기회

연어는 바다와 민물의 차이를 극복할 줄 안다. 흐르는 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모습은 역동적이다. 그 힘찬 여정은 진한 감동을 준다. 매그나칩의 앞으로 과정도 힘들 것이다. 그러나 연어의 그런 강렬함과 진한 모성애가 있다면 못할 게 없다.

한국 소유가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 연어는 자신을 있게 한 강 상류로 돌아간다. 거기서 새로운 미래의 세대를 만든다. 매그나칩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삶을 향한 힘이 필요하다. 이후 맞아야 할 삶, 개척해야 할 삶을 향해 다시 한발 내딛어야 한다.

모천회귀는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새로운 삶을 향한 또 다른 출발점이다. 매그나칩의 귀환은 한국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