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4.09.25 15:08:21
  • 최종수정2024.09.25 15:08:21

이정균

시사평론가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존재감이 없다. 정치를 잘 모르는 당 대표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던질 준비가 되지 않은 국회의원들의 조합이니 그럴 수밖에. 야당이 절대 다수의 숫자로 국회와 국정을 주무르고 흔들어대도 여당은 숫자의 열세만 핑계 댈 뿐 하는 일이라곤 없다. 여소야대의 경험은 많았어도 국민의힘과 같이 전투력 제로, 문제의식 바닥인 경우는 처음이다.

***대통령과 각 세우는 여당 대표

비대위원장을 거쳐, 치열함을 넘어 살벌하기까지 했던 경선을 통해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어떤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집권당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가려는지 알 수가 없다. 나아가 집권당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국정전략이 무엇인지 찾기 어렵다. 당 대표 취임 후 현재까지 보여준 행보는 대통령과 각을 세워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 말고는 달리 없어 보인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을 앞두고 벌어진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 독대 요청 사실 언론 보도가 많은 내용을 시사한다. 24일 대통령실에서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이 있었는데 현안에 관한 대화는 생략되고 상견례 성격의 자리로 진행됐다고 한다. 이날 만찬이 이뤄지기 전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사전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집권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배석자 없이 단 둘이 만나 중요하고 민감한 국정현안에 대해 대화하며 해법을 모색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며 시빗거리가 될 수 없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부분은 대통령과의 독대 요청 사실을 여당 대표가 언론에 흘려 미리 보도되게 함으로써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이다.

이를 비판하는 측에서는, 대통령이 독대 요청을 거부하면 불통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되고 수용하면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관련 내용을 거론할 게 분명해 대통령이 이래저래 곤경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독대 요청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여당 대표가 현안 문제를 풀기 위해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하는 것이 무슨 문제이며 한동훈 대표 말대로 독대 요청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 안 되느냐는 것이다.

한동훈 대표가 독대에 집착하는 것은, 더 정확하게는 독대 요청 사실을 언론에 사전 공개하는 방식에 매달린다는 것은 24일 대통령실 만찬이 끝난 뒤 확인됐다. 이날 만찬을 마치고 대통령이 자리를 뜨자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거듭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노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한 대표가 대통령에게 무언가 무거운 내용을 전달하려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카드가 되리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대통령이 선뜻 수용할 수 있거나,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카드라면 굳이 독대 요청 사실을 언론과 국민들에게 사전 공지할 필요가 없다. 한 대표가 싱거운 사람으로 폄훼 당하지 않으려면 대통령은 난처한 상황이 되어야 하는 구조가 형성돼 가고 있다.

대통령은 지지율 20%에다 입 가진 만인들의 동네북이 됐다. 현재 상태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소시키지 않는 한 무얼 해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체코 원전 수주 성공도 빛을 보는 게 아니라 흠집 잡힐 정도로 국정 전반에 대한 장악력이 취약하다. 국민여론을 무시한 불통의 결과다.

***문제투성이 야당과 대결 회피

국회에서 다수야당이 상식을 크게 벗어나는 횡포를 부려도 똑 부러지는 논리와 투쟁력으로 싸워주는 의로운 국회의원이 1도 없는 국민의힘이다. 여당 대표가 문제투성이의 야당과는 대결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을 걸고넘어지는 건 희귀한 사례다. 대통령과 독대 안하면 정치도 못하나.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나눔의 문화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기를"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