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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6.09 18:37: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해 청소년 미혼모를 유쾌하게 다루었던 영화 「주노」나 「과속스캔들」이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십대의 임신을 다루며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프랑스와 국내의 청소년 소설을 통해 청소년의 성과 그들이 가진 생명에 대한 인식을 넘어 청소년 미혼모를 바라보는 두 사회의 시선을 비교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건강한 모습을 함께 생각해 본다.

사소하게 대단하게 별스럽지 않게

마리소피 베르모/청어람주니어

15살의 주인공 뉘알라는 아일랜드 어학연수 후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출산을 결심하고, 반 아이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처지를 고백하며, 그녀의 뜻을 가족과 학교 교장선생님 또한 존중한다.

부른 배를 감추지 않고 씩씩하게 학업을 계속하는 뉘알라의 강한 의지도 놀랍지만, 가족과 주변의 시선 또한 우리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그것이다. 특히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개인 삶의 존중이 극명하게 드러난 부분은 뉘알라의 임신이 다른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려워 한 학부모들이 요구한 '학부모 회의'의 모습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회의가 열렸다면 죄인을 앞에 둔 법정보다도 더욱 냉담했을 것이며, 결과 또한 뉘알라 학교의 것과 정반대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뉘알라는 딸을 출산하게 되고, 아이의 탄생은 그동안 뉘알라를 따뜻하게 포용했던 가족들에게조차 많은 희생과 갈등을 주게 된다. 결국 뉘알라는 모유수유를 중단하고, 낮 시간동안 아이를 유아방에 맡기는 결정을 하게 되는데, 원치 않은 상황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고자 하는 뉘알라의 노력이 참 감동적이다.

뉘알라의 이런 모습은 공부라는 외길로 내몰리며 자신의 삶에 주체성과 책임을 배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 청소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글속에서 볼 수 있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프랑스 모성복지의 모습은 미혼모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운 것인가 깨닫게 한다.

같은 상황에 비추어 만약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이 출산을 결정한다면 사회적 편견은 별개로 하더라도 아이를 기르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할 것이다. 모성은 누구에겐가 가지라고 강요할 수 없는 것처럼 포기하라고 할 수도 없는 자연성이 아닌가. 이 소설이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곳에 뉘알라가 있다면 이 땅에도 수많은,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한 뉘알라가 있을 테니까

발차기

이상권/시공사

위의 '사소하게 대단하게 별스럽지않게' 가 출산을 한 십대의 모성을 다루고 있다면 발차기는 임신 중인 십대의 모성을 다루고 있다. 「

난 할거다」등 청소년 소설을 선보여 온 작가 이상권은 생태동화 작가로 알려져 있고, 이번「발차기」에서도 생명의 신비를 깨닫는 십대, 스스로 생명을 지켜 낼 수 없어 고민하는 십대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뜻하지 않게 임신하게 된 고등학교 2학년 경희는 이혼한 부모님께 말하지도 못하고, 남자 친구 정수와 그의 엄마로부터는 집요하게 중절수술을 강요받는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경희는 속상해하고 불안해할 때마다 발길질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불청객' 태아에게 어느덧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생명이 움트기 시작하는 태아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아는 인격체로 표사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경희와 태아 둘 사이의 교감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작가가 남자라서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이 부분이야말로 작가의 생명존중사상을 두드러지게 하는 부분이다. 이야기는 경희가 아이를 떼게 하려는 정수엄마와의 약속을 벗어나 부모님께 사실을 알리고, 그것이 중절수술이든 출산이든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열린 결말로 끝이 나지만, 포기하기 쉬운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져야만 하는 생명의 존귀함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독자 모두에게 던지고 있다.

소설 속에서 자연스레 비교해 보게 되는 프랑스사회의 모습을 보며 획일적인 모습이 아닌 각기 다른 삶의 모습들도 품어 안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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