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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신경림

60~70년대 문학인들의 기행·애환 담은 에세이집

  • 웹출고시간2009.05.26 19:56: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신경림 (지은이), 문학의문학, 236쪽, 1만1천원

충주출신 작가 신경림(74·시인)씨가 에세이집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를 펴냈다.

이 책은 문학 이면에 실재했던 인생의 조각들과 우리 문학사의 진기록을 담은 것이다.

일제강점 말기와 해방의 공간, 초등학생 허풍선이 땅꼬마 신경림의 좌충우돌 자화상이 담겼다. 또 지난 60·70년대 너나없이 어렵던 시절 이 땅의 글쟁이들의 기행과 해프닝, 애환, 시국이 만들어 낸 안타까운 사건들의 뒷이야기들이 실렸다.

모두 2부로 구성됐는데 1부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어린 시절 이야기'에는 노년의 시인이 일제의 강점기와 해방의 공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겪은 추억의 토막들을 기억의 저편에서 끌어올려 되살려낸 이야기들을 담았다. 만년 모범생으로만 자랐을 것만 같은 작가의 악동 같은 이면의 모습들을 고해하듯 낱낱이 털어놓았다.

2부 '삶의 뒤안길에서'는 시인이 한때 글 쓰는 일을 포기했다가 우연히 고향 길거리에서 김관식 시인을 만남으로써 다시 시의 세계로 돌아와 만난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벌였던 6·70년대 우리 문학사의 전설 같은 일화들이 담겨 있다. 그 시절 문인들의 좌충우돌 인간 냄새 물씬한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신씨는 "평소 지인들로부터 수차례 자서전을 써 보라는 권유를 받은 일이 있지만 번번이 거절한 것은, 내 삶이 남의 흥미를 끌 정도로 화려하지도 못했고 또 기록으로 남길 만큼 굴곡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였다"며 "그럼에도 글을 쓴 것은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 앞서 산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며 자랐는가를 알았으면 해서였고, 또 하나는 50여 년 전 문단의 풍속도를 아는 것이 우리 문학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써 놓고 생각하니 이러한 글들도 내가 시를 쓰는 일을 적잖이 도왔고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을 위해 다소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 나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면구스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독자들이 웃고 읽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신씨는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이 추천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농무' 이래 민중의 생활에 밀착한 현실인식과 빼어난 서정성, 친숙한 가락을 결합한 시세계로 한국시의 새 경지를 열었다. 70년대 이후 문단의 자유실천운동·민주화운동에 부단히 참여해 당대적 현실 속에 살아 숨 쉬는 시편들로 탁월한 예술적 성취를 보여줬다.

저서로는 시집 '농무', '새재', '달 넘세', '가난한 사랑노래', '길', '쓰러진 자의 꿈',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뿔', '낙타'와 장시집 '남한강', 산문집 '민요기행' 1, 2 등이 있다.

수상경력으로는 만해문학상과 한국문학작가상, 이산문학상, 단재문학상, 대산문학상, 공초문학상, 만해시문학상 등이 있고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로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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