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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울림 안겨준 교원대부고 특별한 개학식

지적장애 기타리스트 김지희 씨 초청공연
코로나·폭염에 지친 학생들에게 '꿈·희망' 선사
김씨 희로애락·고난·도전·희망 이야기도 감동

  • 웹출고시간2022.08.17 17:20:08
  • 최종수정2022.08.18 16:44:11

지적장애를 가진 김지희(왼쪽) 기타리스트가 17일 한국교원대부설고등학교 개학식에서 어머니 이순도 씨의 진행으로 학생들에게 기타연주를 선사하고 있다.

[충북일보]한국교원대부설고등학교가 코로나와 폭염에 지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특별한 개학식이 교육계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교원대부설고는 17일 여름방학을 마치며 여느 고등학교와 달리 틀에 박힌 의식절차를 없애고 지적장애를 가진 김지희(29·대전) 기타리스트 초청공연으로 개학식을 치렀다.

교원대부설고 이병래 교장은 "여름방학 기간에 방과후학교 수업을 위해 학교에 나온 학생들이 코로나와 폭염, 학업에 너무 많이 지쳐 보였다"며 "학생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가슴에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특별한 개학식으로 장애를 딛고 유명한 기타리스트로 성장한 김지희 씨 초청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지적장애를 가진 딸 김지희 씨를 훌륭한 기타리스트로 키운 김씨의 어머니 이순도 씨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이씨는 딸과 함께한 인생의 희로애락, 고난, 도전과 희망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공연 중간에 섞어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이씨는 "딸이 크면서 엄마라는 말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생후 5~6년 만에 했다"며 "이때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과 발달이 늦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들어가서 검사를 했는데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고 지희 씨를 소개했다.

김지희 씨는 특수학급을 거쳐 일반교실에서 통합교육을 받았지만 다른 아이들의 학업수준을 거의 따라가지 못했다.

어머니 이씨는 딸이 평생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2학년 때 기타를 치던 아버지의 모습에 딸이 관심을 보였다. 아버지는 딸에게 기타연주를 권했다. 악보를 볼 줄 모르던 딸은 놀랍게도 밤늦도록 기타 연습에 몰두했다.

기타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손가락 모양을 촬영해 보내주면 그 동영상을 보고 밤낮으로 꾸준히 연습했다.

그러면서 딸의 표정도 밝아졌다. 딸은 "기타를 치니까 행복하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딸이 기타를 치면서 행복해하자 기타연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지희 씨는 그동안 갈고닦은 기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대전의 지역 방송사에서 주최한 장애학생 음악콩쿠르에 나갔다. 지희 씨는 여기서 기타연주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어머니 이씨는 "이때부터 딸이 자존감과 자신감을 찾았다"며 "그러나 장애를 가진 딸은 사회성이 부족해 무대에 오르는 것과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무척 무서워했다"고 지희 씨의 성장과정을 설명했다.

어머니는 딸에게 사회성을 키워주고 대중들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용기를 길러주기 위해 버스킹 공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서울 등 전국 어디든 공간만 허락되면 길거리에서 기타를 연주했다. 그러는 사이 지희 씨는 무대공포심도 떨쳐버리고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명한 기타리스트로 성장했다.

어머니 이씨는 "장애를 극복한 딸이 학생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희 씨는 2013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폐막식 성화소화타임에 기타를 독주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미국에서도 초청을 받아 두 번 다녀왔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역시 김지희 기타리스트의 연주였다.

지희 씨는 1시간여 동안 '사랑을 했다', '걱정 말아요 그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등 기타 연주를 학생들에게 선사했다.

지희 씨의 성장과정 이야기를 듣던 순간 숙연해지기도 했던 학생들은 연주가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장애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떨쳐 버리고 '도전은 희망'이라는 소중한 의미를 되새겼다.

이병래 교장은 "누구든지 열정을 다해 도전하면 길이 보이고 꿈은 이뤄진다"며 "이번 특별한 개학식이 학생들에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뛰어넘어 공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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