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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마크(Land Mark)란 특정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말한다. 본래 경계 표시를 의미하는 랜드 마크는 탐험가등이 특정지역을 이동하는 중에 출발점으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표식을 해 둔 지리학상의 상징물을 일컫는다. 선사시대 우리나라의 랜드 마크는 선돌과 고인돌이었다. 그중에서도 선돌은 경계를 표시하며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3천 년 전, 청동기 시대에 이정표 구실을 한 선돌은 그동안 많이 없어졌으나 아직도 상당수가 남아 오가는 길손을 손짓하고 있다.

역사시대로 접어들며 선돌의 기능은 솟대나 돌장승, 나무장승, 서낭당 등으로 이어진다. 장승이나 서낭당이 보이면 마을이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장승과 더불어 교차로나 길가에 있던 주막(酒幕)은 만남과 약속의 장소였다는 점에서 랜드 마크의 기능을 일부 수행했다. 충주 달래 강가에는 유주막(有酒幕)이라는 유명한 주막이 있었다. 용수를 씌운 깃발은 문패와 번지수를 대신했다.

조선시대부터 서울의 랜드 마크는 숭례문이었으나 근대로 접어들며 남산타워가 그 반열에 올랐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그 국가나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는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구조물로 대변되는데 공통적인 점은 거의가 역사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는 파르테논 신전, 이란은 페르세 폴리스, 파리는 에펠탑, 로마는 콜로세움, 이집트는 피라미드, 인도는 타지마할, 러시아는 성 바실리카 성당, 브라질은 구세주 예수상, 샌프란시스코는 금문교,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을 랜드 마크로 삼고 있다.

지금은 세계 8위의 고층빌딩으로 밀려났지만 1931년 당시 세계최고 높이 381m로 지어진 102층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아직도 뉴욕의 상징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의 랜드 마크는 역사적, 경제적, 관광적 측면에서 여러 랜드 마크를 설정하고 있다. 요즘은 자연적인 것 보다 인공적인 것을 선호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미국의 미시시피 강, 인도의 갠지스 강, 이집트의 나일 강, 중국의 황하, 네팔의 히말라야 등은 자연적인 랜드 마크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천년고도라 불리는 청주의 랜드 마크는 뭘까. 아무래도 청주의 아버지, 어머니와 같은 우암산과 무심천 등 자연적인 유산을 꼽게 되지만 문화사적인 측면에서는 국보 제41호인 용두사지철당간과 사적인 흥덕사지, 상당산성 등 역사 유물을 랜드 마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용두사라는 큰 절은 풍파와 전란에 없어지고 그 자리엔 철당간이 홀로 남아 절터를 지키고 있다. 고려 광종 13년(962년)에 건립된 철당간에는 준풍(峻豊)이라는 고려의 독자적 연호가 보이고 청주가 교육도시임을 증명하는 학원낭중(學院郎中), 학원경(學院卿)이라는 교육관련 직책이 돋을새김(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청주읍성도에는 청주읍성 안에 우뚝 솟은 철당간이 선명하게 보인다. 본래는 30단 18m에 달했으나 위쪽 10단이 없어져 지금은 20단 12.7m만 남아 있다. 조선시대에는 청주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으나 이제는 빌딩숲에 둘러 싸여 웬만한 목욕탕 굴뚝보다도 작다.

물론 청주읍성이 남아있다면 훌륭한 청주의 랜드 마크일 텐데 일제가 헐어버렸으니 이를 어쩌랴. 무심천을 가로지르는 남석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이자 가장 긴 돌다리임에도 육거리 재래시장에 묻혀 신음하고 있으니 필히 이를 발굴하여 청주의 랜드 마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근자에는 청주시내에 고층 건물이 앞 다퉈 들어서며 랜드 마크를 자처하고 있고, 사창말 고개(내수동 고개)의 시계탑도 랜드 마크로 굳어져 가고 있다. 상당공원에 있는 도민헌장 탑 또한 한때나마 랜드 마크로 작용했으나 지금은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현대 건축물이라고 해서 랜드 마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최소한 역사도시에 어울리는 랜드 마크라면 그만한 역사성을 가지면서 시민들이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인정하는 건축물이어야 할 것이다.

랜드 마크는 단순히 키 큰 순서나 건축물 규모로 정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자리에 오래 머무는 상징성과 문화사적인 의미가 부여된 건축물을 택해야 한다. 어느 건축물이든 청주의 랜드 마크를 표방하는 자의적 해석은 가능한 것이나 역사성이 부족하고 시민들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랜드 마크로서 자리매김이 퍽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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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