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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별님 / 정채봉

故 김수환 추기경 성장기 서정적으로 풀어내

  • 웹출고시간2009.03.24 18:36:2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바보 별님' 中>

바보 별님

정채봉 (지은이) | 솔출판사, 192쪽, 9천500원

정채봉 동화작가가 쓴 김수환 추기경 이야기 '바보 별님'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93년 5월부터 8월까지 '소년한국일보'에 '저 산 너머'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작품이다. 추기경의 뜻에 따라 선종 후 출간됐다.

김 추기경이 자신의 성장시절 이야기를 정 작가에게 들려주고, 작가가 그 이야기들을 글로 풀어냈다.

책은 1,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3인칭 시점으로, 병인박해(1866년) 때 순교한 추기경 할아버지 때부터 군위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2부에서는 1인칭 시점으로, 성 유스티노 신학교 시절부터 구술하는 시점, 즉 1993년까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조선팔도의 천주교도들을 모두 잡아들여 참형에 처하던 병인박해(1866년) 당시 남편 등과 함께 옥에 갇혀 있던 한 여인이 풀려난다. 임신한 여인은 처형 않는다는 당시 법에 의해서다.

관가에 재산을 몰수당해 집도 없이 떠돌며 이삭을 주워 옥바라지를 하는 여인. 꿈속에서인 듯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임신한 몸에 정처 없는 여인 성모 마리아를 떠올린다.

그 여인 역시 하늘의 별들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움막 짚단 위에서 아들을 낳는다. 그 여인이 김 추기경의 할머니인 강말손이다.

그렇게 태어나 박해로 부모를 일찍 여의고 교회 일을 돌보며 성장한 아버지와 성정이 곧고, 듬직해 '왕대'라 불린 신앙심 깊은 어머니 사이에 김 추기경은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늦둥이로 태어난 김 추기경은 어머니의 젖이 늘 부족했는데, 이웃에 사는 큰누님도 때마침 아들을 낳아 누님의 젖을 먹기도 하면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행상 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며 세상에 대한 꿈과 호기심, 그리고 신심을 닦는 추기경의 어린 시절 모습이 서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대구교구 장학생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유학 시절에는 만주로 가 독립군에 합류하려 했으나 불발로 그친 이야기 등이 실렸다.

이와 함께 첫 임지인 안동성당에서 어머니께 인삼을 다려드리며 편하게 해드리겠다는 어릴 적 약속을 지킨 이야기, 자신의 품 안에서 마지막 눈을 감으신 어머니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 이후 7년간 독일 뮌스터 대학 유학 시절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리고 마산교구장 시절 사형수 최월갑의 교수형 장면이 "이 절망보다 깊은 어둠 속 고통의 저편에 있는 빛을 믿는 사람", "죽음을 이긴 사람"으로 감동적으로 구술된다.

마지막으로 서울대교구장 시절 잊히지 않는 장면으로 1986년 6월 민주화를 위한 전국사제단의 촛불행진을 떠올린다. 빛을 나누어 받고 꺼지면 또 나누어 받고 하며 그 촛불로 어둠을 밀어내며 행진하던 사람들을 감동적으로 떠올린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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