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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

농협청주교육원 팀장

2021년은 소설가 박완서 선생이 돌아가신지 10년이 되는 해인데 그분의 단편 몇 개를 편집한 책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다. 그 중에서 '생각을 바꾸니'는 작가가 노래에 대해 약간의 열등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를 극복한 얘기이다. 잠깐 인용을 하면 "네가 노래까지 잘하면 어떡하게 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나는 그 간단한 한마디를 듣고 뛸듯이 반기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재차 확인까지 했다. 기분이 단박 밝아졌다. 노래도 못한다고 생각할 적엔 나 같은 건 이 세상에서 무용지물과 다름없더니, 노래까지 잘하면 어떡하느냐는 소리를 들으니까, 노래만 빼고 내가 잘할 수 있는게 줄줄이 떠올랐다." 친구의 말 한마디에 노래에 대한 열등감이 자신감으로 바뀌는 장면이 흥미롭다.

저자는 서울의대를 나와 인턴으로 일하던 막내 아들을 사고로 잃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자신이 뭘 그리 잘못했길래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원망을 품었는데 수녀님의 말 한마디에 생각을 바꾼 일도 이야기한다. "10년전 참척을 당하고 가장 힘들었던 일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원망을 도저히 지울수 없는 거였다. 원망스럽기만 한 게 아니라 부끄러움까지 겹쳤다. 저 여자는 무슨 죄를 많이 지었기에 저런 일을 당했을까? 수근거리면서 손가락질을 할 것 같았다. 그때 만난 어떤 수녀님이 이상하다는 듯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래, 내가 뭔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을 나에게만은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여긴 것일까? 그거야말로 터무니없는 교만이 아니였을까?" 이를 보면 한마디 말이 큰 깨달음을 줄수 있다. 말의 토씨 하나만 바꿔도 세상이 달라지게 할수도 있다.

'행복하게 사는법'도 공감이 된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야 행복할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작가의 어머니로부터 배운 것 같다. "남의 좋은 점을 찾아내면 네 속이 편하고 네 얼굴도 예뻐질 거라는 엄마의 잔소리는 철들고 어른되어 엄마한테 그런 소리를 안 듣게 된 후에 오히려 더 자주 생각나고 어떡하든지 지키고 싶은 생활신조가 되었다. 그리고 엄마가 나한테 하신 것과 똑같은 잔소리를 내 아이들에게 하게 되었다. 내 성질까지 정말 그런 사람이 된 것 처럼 느낄때가 많았다. 성현의 말씀 중 이런말이 있다. '이 세상 만물 중 쓸모 없는 물건은 없다. 하물며 인간에게 있어서 어찌 취할게 없는 인간이 있겠는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 있다면 그런 아무도 그의 쓸모를 발견해주지 않았길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강점을 보는 대신 약점을 보고 있다. 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의 허점을 귀신 같이 발견하는게 문제다. 이건 행복과도 관련이 있다. 사랑하고 사랑을 받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처럼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도 없다. 저자는 "단점보다는 남의 좋은 점을 발견하라, 그럼 실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소소한 우리 일상을 돌아보며 그 속에서 그리움을 되새기게도 하고 기쁨을 찾게도 만든다. 나만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가 생각을 정리하게 한다. 그게 박완서 선생 수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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