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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3.11 18:34: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임동현

청주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신 빈곤층, 아니 정확히 말해 한 위기가정의 가장을 소개받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많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썩 못나가던 집안도 아니고 아직 삼십대 후반의 건강한 사람이다. 사범대까지 나와 교사로 정년퇴임한 어머니와 고학력의 임신 중인 부인, 어린 딸아이 누가 봐도 행복한 집이다. 그러나 이 생각도 잠시,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이는 의식주 해결조차 어려운 우리의 이웃이었다. 이에 필자는 의구심이 생겼다. 무엇이 그를 힘들게 하는지 그에 말을 경청하기로 했다.

많은 대화를 나누던 중 필자는 '이것이 문제였구나'하던 부분이 있었다.

그는 얼마 전 아버지를 여의고, 그 든든한 사회적 배경이 사라지자 본인의 새로운 사회 개척 이 쉽지가 않았던 것 같다. 옛말에 정승집 개가 죽어도 걱정해 주는 이가 많으나 막상 정승이 죽으면 뒤돌아보는 이 하나 없다고 하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그의 아버지는 이름만대면 어느 정도 알만한 분이다. 그런 분의 하나뿐인 아들이 보잘것없는 필자에게 인생 상담을 하는 것을 보면 저승에서도 그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어찌됐건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다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의 말을 끝으로 헤어졌다.

그와 헤어져 집으로 가는 내내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러한 현실이 그 사람 혼자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국민 모두의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대한민국의 가장은 대통령, 국회, 나라살림은 정부이어야 하는데 지금 이들은 배경 좋은 가장의 어려움에 또다시 국민들을 사지로 몰고 가는 듯 하다.

아직도 서로 비난하고 발목잡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서민들의 배경이 썩어 가고 있는 현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까지 많은 이들의 희생을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그들의 핑계는 간단하다. 작년도 미국 판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대한민국도 큰 타격을 받아 현제는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국민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이 흥하기만을 바라고 있으란 말인가. 분명 그건 아니어야 할 것이다. 가정이건 나라건 간에 현재의 가장이 현재와 미래를 향해 모두가 하나 돼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주가 되지 않으면 그 누구도 구제받지 못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힘을 보자. 십여 년 전 IMF를 겪으면서 주저앉지 않고 꿋꿋이 이겨내 지금의 성장을 이뤄내지 않았는가. 우리가 다시 지금을 이겨 내기 위해서는 가장의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남의 탓으로 돌리기보다 스스로 반성하고 가정을 어떻게 일궈 갈 것인지 고민하고 합심해야 표류중인 대한민국을 지켜 낼 수 있을 것이다. 새해에 들어서면서 조금은 안정을 찾아 가는가 싶었는데 다시금 보여주기 식의 정책과 예산 집행 등으로 다시 많은 이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곤 한다. 우선 급하다고 발등에 불끄듯이 하는 작금의 대안들을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3월 위기설, 부도설 등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에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다들 잘 참아내고 열심히 살아가는 대한민국 호의 승객, 국민들은 안정되게 잘 살아야 하는데 배의 선장과 승무원들을 생각하면 답답함이 더해온다. 우리가 이렇게 표류하고 있는데도 세상은 뒤 돌아볼 겨를 없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무쌍한 흐름 속에서 모두의 가장들에게 바란다. 행복은 나 자신의 희생과 노력이 있어야만 행복의 꽃을 피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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