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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물점 아줌마 시인(詩人)등단 화제

홍정순 씨 시(詩) 전문지 시안(詩眼)서 신인상 수상

  • 웹출고시간2009.03.01 11:23: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30대 후반의 철물점 아줌마가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양군 대강면 장림리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홍정순(37)씨가 신인상 심사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중견 시(詩)전문지 시안(詩眼)의 22회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홍 씨의 수상작은 '소설(小雪)을 지나다'로 이번 심사를 맡은 신달자, 오태환 시인은 "생활현장에서 얻은 삶의 조각들을 결곡하게 재구성해서 시류에 현혹되지 않는 독특한 세계를 창조했다"고 호평했다.

또 그들은 "수십 편의 작품 중 예심을 거쳐 올라온 7명의 작품 가운데 단연 최고작으로 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씨는 남편 김남규(41)씨와 함께 철물점(대강종합건재)를 운영하면서 눈코 뜰 새 없는 생활 속에서도 시심(詩心)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보였으며 이번 수상으로 시인으로 활동하게 됐다.

홍 씨의 작품을 신인상으로 선정한 시안은 1998년 고려대 교수인 오탁번 시인이 창간한 시문학 계간지로 신인상 심사가 엄격하고 균형과 절제를 지키는 심사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응모작 봉투를 예심위원들이 직접 개봉하는 등 시안출신 시인들의 긍지와 자부는 물론 시단에서도 이 시안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다.

단양 / 이형수기자

다음은 시 전문

소설(小雪)을 지나다

은행 잎 지고 겨울비 오는 날

일 피해 사람 피해 찾은 시골집

첫서리 오고, 김장하고 마늘 심은 후

서리태 타작한, 이맘 때

바깥 풍경은 나만큼 촌스럽다

누워서도 보기엔 감나무가 최고다

들창에 세 든지 오래된 모습이라 그렇고,

가지가지 종잘종잘,

새 소리를 달고 있어서 더 그렇다

마을 심은 밭을 지나는 바람 같은 소리

매점매석 했다 해도

눈감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감나무 그늘에서 자라 감 먹고 살아 온 그 소리는

전대 풀고 나온 나를 창문 앞에 서게 했다

이파리 다 떨군 느티나무 가지 사이로

철물점 연탄난로를 쬐던 거칠고 곱은 손들이 보인다

먹고 사는 일에, 온전히 한 해를 다 보낸 발자국소리 들린다

보일러 소리, 냉장고 소리,

창문을 치고 두드리는 계곡 바람 거친데

풍경은 거짓말처럼 소설(小雪) 무렵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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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