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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정

어린이재단충북지역본부

계속된 국내외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너나없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요즈음.

4개의 교복업체가 시장의 85%를 점유한 채 가격 담합을 통해 물가상승률의 3배 이상으로 교복 값을 올리는 불법을 자행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몸에 맞는 교복이 없어 남들이 입던 교복을 물려받아 입지도 못하는 지민이가 생각났다.

충북 괴산군의 오래된 슬레이트집에서 사는 김지민(17·가명)양은 6년 전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올해 인문계 고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지민이는 영양실조 때문에 남들보다 체격이 왜소해 형편이 어려운 다른 아이들처럼 남들이 입던 교복을 물려받아 입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얼마 안되는 한 달 생활비를 쪼개 지민이의 교복을 구입해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할머니 입장에서는 한 벌에 20~30만원씩 하는 교복을 선뜻 사준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빈곤 아동 신학기 지원 캠페인을 진행하며 알게 된 지민이 할머니는 "지민이에게 곧 몸에 꼭 맞는 새 교복을 사 주겠다고 말했지만, 손녀에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한 것 같아 미안하다"며 "지민이가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당하지 않고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후원자를 구해달라"고 몇 번이나 당부를 하고도 전화기를 쉽사리 내려놓지 못하는 눈치였다.

지민이 할머니의 한숨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에서는 신학기를 맞아 낡고 제 몸에 맞지 않는 교복으로 인해 놀림을 당하거나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이 어려운 지민이 같은 학생들을 생각하며 '빈곤아동 신학기 지원을 위한 몽당연필 학교에 가다'라는 캠페인을 올 1월과 2월 두달동안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시민들은 아직까지 10여명에 불과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사랑의 손길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08년 9월에 입사한 필자는 나눔 플래너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으로 활동하며 부모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대상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열정과 의욕에 불타 빈곤아동의 성장권, 학습권 보장 등을 위해 기업과 단체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최악의 경기 불황 때문인지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어린이와 학생들을 향한 기부의 손길은 자못 부족하기만 할 뿐이다.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지민이처럼, 낡은 교복으로 인해 새로운 친구들 앞에서 기가 죽어 학교생활을 시작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치 필자의 동생이 그 입장에 처한 것처럼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교복 자율화 이후 부활된 교복으로 교육 현장에서 또 다른 빈부격차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이 아이들을 우리의 현실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한다면, 이들의 또래관계 형성과 학교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로 인해 눈앞이 캄캄해져온다.

새로운 발걸음을 내 딛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손길이 뻗칠 때, 우리의 작은 나눔이 모여 아이들의 당당한 학교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다. 하루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행복할 때 이들의 하루는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는 습관처럼 하루에도 몇 잔씩 커피를 마시지만 이 한 잔의 커피를 줄여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일상 속 작은 '사랑의 실천'을 통해 참 귀한 아이들에게 행복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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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