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조용하던 충북 제천 시골 마을이 난리다. 석면 공포 때문이다. 지금쯤이면 마을회관 등에 옹기종기 모여 윷놀이와 자식들 살아가는 이야기로 정담을 나눌 시기다. 절기상으로도 여느 때처럼 농사일을 다 끝내고 비교적 한가할 때다. 그런데 제천시 수산면 일대 마을 주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석면 공포로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빛이 좋지 않다.

***심리적 불안감 상상 초월

충남 홍성·보령 주민들의 석면관련 질환 집단발병 사실이 드러난 것은 지난달이다. 이번에는 충북 수산면 일대에서 석면관련 환자 2명이 확인됐다. 토양분석결과도 8개 지역 중 4곳에서 토양에 백석면과 트레몰라이트 석면이 섞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조용한 시한폭탄' '죽음의 먼지' '침묵의 살인자' 등으로 불린다. 종류로는 백석면과 청석면 등 6종이 있다.

길고 가느다란 섬유조직으로 돼 있다. 공기 중에 먼지 등의 형태로 떠다닌다. 인체에 들어오면 폐에 박혀 빠져나가지 않는다. 잠복기는 10~30년이다. 석면폐증, 악성중피종, 폐암 등을 유발한다.

언론 보도 이후 그동안 잠재돼 있던 불안감이 일순간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너도 나도 피해자가 아닐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심리적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천 수산면 지역 석면광산은 보령·홍성·청양지역과 마찬가지로 일제 때부터 운영됐다. 광복이후에도 한 동안 운영됐다. 1980년대 초까지 산업화에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일제시기를 거치면서 산업화 시기까지 대한민국엔 일자리가 부족했다. 수산면 사람들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나라 전체 상황이 그랬다. 석면광산에서 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여기서 번 돈으로 자식 공부도 시켰다. 생계도 꾸렸다.

그런 석면광산이 문을 닫았다. 당연히 일거리도 없어졌다. 생계도 어려워졌다. 남은 것은 원인 모르게 나빠진 건강뿐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석면이 주는 폐해를 지금까지도 몰랐다. 그저 언론에서 그렇다고 하니까 그렇다고 믿을 뿐이다.

그런데 더 불행한 일은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언론에서 심각하게 떠들자 역학조사를 하는 정도로 끝났다. 물론 정치권의 특위활동이 있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끝났다. 충남지역에 비해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뭔가 잘못됐다. 석면관련 환자가 2명이나 확인됐다. 적절한 보상과 대책이 필요하다. 이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오염된 지역이 있으면 하루빨리 원상회복 시켜주기만 요구할 뿐이다. 피해들에겐 시급한 치료와 합당한 보상을 바라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제천지역 석면광산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지금 대부분 고령자다. 자식과 국가를 위해 한 평생을 보냈다. 결코 틀리지 않는 말이다. 어물쩍 넘어가면 이 곳 사람들이 너무 억울하다.

충북도와 제천시 등 지자체부터 얼른 나서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추진계획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지금의 막연한 심리적 불안감을 걷어낼 수 있다.

제천 사람들이 딴 지역 사람들인가. 아니다. 사랑하는 충북도민들이다. 충북도와 제천시가 먼저 나선다고 흉볼 사람 아무도 없다. 먼저 나서는 적극적 자세가 중요하다. 그게 신뢰의 원천이다.

***독수독과의 이치와 같다

지금 정부나 지자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확고한 믿음을 심어주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사태의 심각성과 주민 건강의 중요성을 감안, 전담기구 설치가 절실하다. 피해주민이 있다면 적절한 보상 작업 또한 병행해야 한다.

수질과 토양, 공기 등 생태복원 역시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 땅과 자연은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다. 그 후손들이 대대손손 살아야 할 소중한 자양분이다. 실수가 없어야 함은 너무 당연하다.

별다른 피해 없이 장수하며 살아왔다는 주장도 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실증적 증거와 증명이 필요하다. 독이 든 나무의 열매에는 독이 있을 수 있다. 마찬가지 이치다. 만사 튼튼하게 준비해서 나쁠 게 없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