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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01.27 16:49: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미국 제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버락 오바마의 화두는 변화(change)와 희망(hope)에 있다. 그는 쇠퇴기로 접어든 미국의 위상을 바로 잡고 경기침체로 휘청거리는 미국과 세계경제의 활황을 위해 구원투수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군사나 경제면에서 미국의 비중은 종전보다 다소 낮아졌다 해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최강국이며 오바마 또한 팍스 아메리카나에 의한 세계질서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그는 마르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절규를 구현했다. 미국사회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인 흑백 갈등이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선택함으로서 완전히 마침표를 찍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의 의식(意識) 속에 잔존한 흑인비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거나 거대한 흐름 속에 작은 포말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것은 흑인의 인권투쟁 결과라기보다는 대다수 백인의 선택에 의해 흑인 대통령을 뽑음으로서 이뤄진 것이다.

이로써 미국의 정치는 유권자 혁명과도 같은 역사적인 새 장을 열었으며 흑인 대통령에 의한 통치의 실험무대에 서게 됐다. 흑인 대통령의 선출은 흑인뿐만이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 히스패닉이나 아시아계에도 큰 희망을 주고 있다. 흑백과 황인종이 차별받지 않는 국가 건설은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미국의 아젠다 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부시 정권과 단절을 선언하면서도 합중국답게 상대방을 포용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변화가 목적이라면 포용은 그 목적을 가능케 하는 방법론이다. 오바마 정부는 한때 대통령 후보를 놓고 긴 승부를 벌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앉혔으며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서 피터지게 싸웠던 정적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위한 만찬도 열어주었다. 뿐만 아니라 취임하기가 무섭게 10여 명의 영향력 있는 공화당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협력을 당부했다.

그것은 오랜 유목생활과 서부개척에서 나온 승부의 문화요 건 맨의 문화이며 하나의 목표아래 힘을 모으는 포용과 응집의 문화이다. 농경의 문화는 상대방을 잘 인정하지 않는데 비해 유목의 문화는 상대방의 능력을 인정하고 승부에서 지면 깨끗이 패배를 인정한다. 가령 험준한 산맥을 넘는 데는 마차를 잘 모는 훌륭한 기수가 있어야 하고 맹수를 물리칠 줄 아는 사냥꾼도 있어야 한다. 능력도 없으면서 위기에 나섰다간 목숨을 잃게 된다. 영화를 통해서 수없이 봐왔지만 서부의 건 맨은 뒤에서 총을 쏘지 않는다. 목숨을 건 정정당당한 결투에서 승자와 패자는 곧바로 가려지게 된다.

일찍이 유라시아에 걸쳐 대제국을 이룩했던 징기스칸은 "말 위에서 세상을 정복할 수는 있어도 다스릴 수는 없다"고 고백했다. 권력이란 힘을 바탕으로 생겨나는 것이지만 유연성 없는 강공 일변도는 아주 미련한 짓이다. 배구경기에서 강 스파이크는 상대방 코트를 초토화시키나 블로킹에 걸리다 보면 제 발등 찍기가 된다. 따라서 정치란 운동경기처럼 강공과 연타를 적절히 조화시켜야 하며 이를 보는 관객도 즐겁게 해야 한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10여 년 전 청주에서 가진 '메가 트렌드 아시아'라는 북 투어에서 "미국은 야누스처럼 양면성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필자의 가시돋힌 질문에 "양면성이 아니라 다면성(many face)을 갖고 있다"고 여유 있게 대답했다. 그것은 정권이 보수에서 진보로 바뀌더라도 미국이 바꾸지 않는 기본적 전략이다.

오바마는 취임 일성부터 그런 모습을 보였다. 모순되는 것조차도 끌어 앉는 포용력과 송곳같은 추진력을 동시에 연출했다. 인종이나 문화에 있어서는 관용을 보이면서도 이라크사태, 아프카니스탄 사태, 북핵 문제 등에 있어서는 단호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미국은 잡다한 인종과 문화가 혼재되어 합중국이라는 연합형태를 이루고 있는 나라이지만 일단 유사시에는 폭발적인 힘과 응집력을 보인다.

과거 월남전에서도 그랬듯 일단 전쟁 모드로 들어가면 너, 나 가릴 것 없이 베란다나 참나무 등지에 황색 리본을 매어두고 승리와 무운장구를 빈다. 재즈 풍의 '황색리본'이라는 노래는 미국의 전승을 비는 국민가요다. 복잡다단해가는 국제 관계 속에 오바마 정권은 정치력, 외교력, 군사력, 경제력 등에 있어 시험대에 올랐다. 상대방을 잘 인정하지 않고 한번 틈새가 벌어지면 여간해서 융합할 줄 모르는 한국정치가 한 수 배워야 할 대목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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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