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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속리산, 속리중학교를 버리지 마십시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 말은 최근 배정 받은 신입생 13명 중 10명 정도의 학생들이 보은읍내 학교로의 진학을 희망해 1학년 학급구성마저 어려워진 보은군 속리산면 속리중학교 관계자가 학부모들과 속리산면 지역사회에 하는 말이다.

1964년에 개교해 45년째 속리산면 지역에서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던 속리산 중학교가 배정 받은 학생들의 대부분이 보은읍내 타 학교로 진학을 원해 학급구성 최소인원인 4명 확보도 힘들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속리중학교로 진학해야 하는 수정초 졸업생 대부분이 이렇게 보은읍내 학교로의 진학을 원하는 이유는 '학생 수가 적어 학생들의 사회성을 기르는데 좋은 조건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러한 결정에 규모는 작지만 내실있는 학교 운영으로 학생들의 학력신장과 학교 발전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타 지역학생들 유입마저도 생각해왔던 학교측은 답답하고 허무하다는 반응이다.

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자 속리중학교는 물론 동문회, 운영위원회가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학교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몇 차례 학부모와의 만남을 가졌지만 상황은 학교측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학생들에게 좀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이들이 사회에 공헌할, 혹은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매김하는 성인으로 성장 할수록 이끌어주려는 마음은 학교나 학부모나 동일한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학교가 아무리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대내외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여준다고 해도 학생 수가 너무 적은 학교를 다닐 경우 사회성 향상은 물론 향후 인맥과 학연, 지연이 뿌리 깊은 한국사회에서 결코 속리중학교의 여건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판단이다.

교육환경이 학생들의 장래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에서도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환경을 위해 3번이나 이사하면서 맹자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했고 이것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속리중학교에서는 어떤 것이 진정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냐는 물음에 학교측과 학부모가 충돌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학부모들이 좀 더 큰 지역에서 좀 더 큰 학교를 다니며 교우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학부모와 규모는 작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공부방까지 열며 쉬임없이 학생들의 뒷바라지에 몰두하고 있는 선생님, 이 양측 모두는 선(善)의 모습이지 악(惡)은 아니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학생수가 많은 학교에 입장에서 보면 학생 수 10명은 미비한 숫자일지 몰라도 이 곳 속리중학교에서는 학교의 존폐를 갈라놓을 수 있는 절대 절명의 숫자이다.

어찌 보면 농촌지역의 답답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기만 하다.

속리중학교의 이러한 문제가 다만 속리중학교에만 국한되지 않고 학생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에 곧 닥쳐올 위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로 학생들을 키워내겠다는 선생님들의 열정만으로는 이런 현실을 막을 수 없게 된 처지와 학생의 진학을 놓고 자칫 학교와 학부모가 법정비화 등 불미스런 관계로 까지 치달을 수도 있는 속리중학교의 고민이 농촌지역 다른 학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농촌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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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