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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8.30 15:42:29
  • 최종수정2020.08.30 15:42:29

조성남

수정초등학교 보건교사

고향이 보은인지라 익숙할 법도 한데, 학교의 첫인상은 멀고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다.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학교 실정에 맞는 계획을 세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탓이지 싶다.

3월부터 코로나19와 씨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제야 우리 학교가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에 눈길이 간다.

1단계에 이어 2단계 휴업을 거쳐 4월 온라인 수업을 맞이했을 때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전교생의 보건수업을 담당하면서 제일 먼저 코로나19 관련 감염병 예방교육 자료들을 준비했다.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수업에 활용할 PPT와 동영상 자료들을 만들었다. 학생건강정보센터에 탑재된 자료를 재구성하고 유튜브를 검색해 자료 제작법을 배우기도 했다. 동료교사로부터 배워가며 직접 만든 동영상 자료를 유튜브 사이트에 어렵사리 올렸을 땐 감개무량했다. 하지만 과연 내가 제작한 감염병 예방수업 동영상을 보고 우리 학교 학생들이 잘 배우고 익힐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우리학교는 60명 이하 소규모 시골학교여서 전교생이 5월 27일 모두 등교를 시작했다. 나름대로 철저하게 계획과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개학을 맞고 나서는 손 씻기와 양치질 장소, 급식 대기 시간 등 여러 부분에서 재조정과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방역물품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던 때였다. 마스크와 체온계가 부족해 전전긍긍 했던 일과 개학이 세 번 연기돼 계획을 새로 수정하면서 속상했던 때도 많았다.

개학 후에는 매일 현관 밖에서 전교생의 발열 체크를 하고, 현황을 보고해야 하는 일, 유증상 학생이 있을 때 학부모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감기 증상인데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을 때 등등. 물론 담임교사의 도움으로 현명하게 대처해 지금은 학부모님들도 잘 협조해주고 있다.

등교 개학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아침·점심·저녁으로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안내 방송을 틀어주고 있다. 매일 하루 세 번씩 발열 체크를 하고, 쉬는 시간과 급식 시간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요즘은 코로나 초기보다 거리가 좁아진 것 같기도 하고, 급식 시간에는 학생들의 말수가 늘어난 느낌이다.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진 탓일까.

최근에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 청정지역이던 보은에서도 확진자가 2명이 발생했다고 한다. 걱정이다. 코로나 감염병은 누구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뿌리 뽑을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의 위치에서 자신이 맡은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면 반드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당당히 승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지금은 힘들어도 언젠가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겠지. 오늘도 그랬지만 내일도 난 이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무거운 책가방을 둘러메고 등교하는 귀여운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만히 속삭일 것이다.

"얘들아! 코로나19로 힘들지만 이제 곧 그 책가방의 무게보다 몇 배 더 값진 소중한 추억들이 너의 기억을 차지하게 될 거란다. 어른이 되었을 때 그 기억을 꺼내보며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오늘도 건강하고 예쁜 하루를 만들어 보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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