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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과 놓아줌의 상징 ‘어머니‘

경지에 오른 모정 담은 가족 소설

  • 웹출고시간2007.05.09 07:33: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95년 창작수필로 등단한 수필가 이효숙(76)씨가 ‘가족’을 소재로 한 수필집 ‘개개비새’를 발간했다.
이 책에서 이씨는 가족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표현했다. 그 사랑을 세분해보면 하나는 ‘베풂’이고 또 다른 하나는 ‘떠나보냄’, 그 다음은 ‘기다림’, 마지막은 그들로 인한 ‘감사와 행복’을 말한다. ‘가족사랑’과 ‘자연사랑’, 이는 이씨의 지체와도 같은 존재로 하나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늘 하나임을 보여준다.
이씨는 이 책을 통해 ‘사랑’이란 대 주제를 다양하게 형상화하고 ‘여유’와 ‘믿음’이란 격조 높은 주제를 빚어내고 있다.

본문 ‘개개비새’의 내용을 보면 개개비새(휘파람새 종류의 작은 새)는 자기 집에 들어온 낯선 손님을 푸대접하지 않고 자기알과 함께 품어 알을 깐다.

뻐꾸기는 제 스스로 부화능력이 없어 개개비새 둥지근처에서 망을 보다가 개개비가 알을 두 개쯤 낳아 놓으면 그때 둥지에 몰래 들어가 알 하나를 낳는다.
제 몸보다 몇 배나 큰 뻐꾸기 새끼위에 올라타 열심히 먹이를 먹이는 개개비새. 이렇게 애써 키워놓은 뻐꾸기는 하루아침에 남의 둥지 떠나듯 뻐꾹뻐꾹 소리를 따라 날아가 버린다.

그들의 관계가 서로 어떠한 보답도 기대하지 않고 자식들을 짝지어 보내고 남아있는 부모의 모습과 같다.
이처럼 작가는 주어진 현실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비움의 여유와 자기 놓아줌의 믿음이 어우러져 달관의 경지에 오른 노년의 모습을 너무나 인간적인 어머니의 자화상으로 그려냈다.
수필집 ‘개개비새’는 1부 ‘맵시와 꽈리’, 2부 ‘옆방남자’, 3부 ‘이별연습’, 4부 ‘사랑하는 사람들’ 등 총 5부로 구성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자식을 품에서 떠나보내고 한없이 기다리는 모정을 담고 있다.

이씨는 “막내딸에게 손목을 잡혀 간 곳이 수필교실이었는데 장르조차 생소했던 내게 더 없는 행운을 안겨준 것이 수필이었다”며 “능력의 한계도 느끼지만 시간과 건강이 허락한다면 신앙수기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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