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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경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아이들 겨울방학이다. 학교 다닐 때 가장 기다리는 게 방학이다. 부모는 이 기간이 별로 달갑지 않지만 아이들은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다. 그래서 방학 때면 하고 싶었던 것들을 계획을 세워서 하거나, 마냥 동네에서 동무들과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게 신나게 놀 았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방학은 여전히 바쁘다.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것을 하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학습을 위해 학원을 다닌다. 보충학습뿐만 아니라 선수학습이 우선이다. 더구나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은 어른들에게 방학이 반갑지 않은 존재이다. 지역 공부방이라도 가면 좋겠으나, 점점 크면서는 맘대로 가지도 않으니 그저 방치하는 것이 걱정되어 오히려 학기 중보다 더 많은 학원을 보내게 된다. 결국 사교육비가 늘어나게 되고 가계부담은 더해져서 진짜 반갑지 않은 방학이 된다.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을 체감하고, 닥쳐올 경제위기를 걱정하면서도 결코 줄일 수 없는 것이 사교육비일 것이다. 그런데 사교육비를 많이 들인다고 해서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할까? 아니면 자신을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고 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진정한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제대로 된 구실이 없다. 아예 그럴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는지도 모른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별로 다를 것도 없이 우리의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자동인형처럼 다니고 있다. 한창 뛰어놀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일도 배우면서 성장해야 하는 것에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야 하는 까닭조차 앞으로 대입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이거나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이다. 전인적으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우리 아이만큼은 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체면에 걸려 있다. 그러니 아이들이 무진장 불쌍하다. 개성과 창의성, 전인성의 잣대마저도 성적우선으로 증명하고 있으니, 사회를 돌아보는 배려와 성찰을 배울 수가 없다.

"3개월이 너무 짧구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필요한 자격증을 따고, 부족한 부분을 계속 배울 계획이예요!"라고 말하는 교육 수료생이 눈시울을 적시다 미처 말을 잇지 못하였다. 또 "학교 다닐때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다면 아마 지금쯤 다른 일을 하고 있겠지요...", "왜 이제야 시작했을까요?"라고 덧붙이는 말에는 여러 가지 아쉬움과 그동안 살아온 시간에 대한 후회의 마음마저 담겨 있다. 마흔이 넘어서, 쉰이 넘은 아줌마들이 조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3개월 동안 날마다 이론공부와 실기연습을 해서 필기시험은 모두 합격하고, 실기시험에서 절반정도가 합격한 상태에서 수료를 하게 된 것이다. 이 교육생 가운데 절반정도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공부하랴, 살림하랴, 아이 키우랴, 1인 5역을 하면서 사는 부지런한 여성들이다. 그리고 이 여성들이 있어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기 자신이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목표와 목적이 분명히 서게 되면 바쁜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남이 말하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나중에 나이 먹어 인생을 후회하지 않으며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역할이며, 책임이다. 이것을 어디에서 풀어가고, 바꾸고, 변화시켜 나가야 할지 몹시 답답하다. 입시위주의 현 사회와 교육문제를 생각하면 시작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찾아야 한다. 훗날 우리 어른들 때문에 자신의 삶이 엉망이 되었다고 원망 듣고 싶지 않는다면, 늙어 고려장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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