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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2.23 18:25: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남한강가 양지바른 쪽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후기구석기유적(1만5천년~1만8천년)인 단양 수양개 유적(사적 제398호)이 잇따라 국제 나들이를 하면서 적잖은 구석기 문화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인의 큰 이목을 끌지 못하는 이 유적이 오히려 국제무대에서 더 큰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단양 수양개 유적은 지난 1983년 충주댐 수몰지구 구제발굴로 그 문화상이 밝혀지면서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친 발굴조사에서 3만 여 점의 구석기~초기철기 시대의 유물이 출토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슴베찌르개(삼각형 모양의 찌르개로 슴베는 석기의 목 부분에 해당)와 좀돌날 몸돌 및 49개소에 달하는 석기제작소가 출토된 바 있다. 수양개 1지구 아래쪽인 2지구에서는 광범위한 초기철기 시대의 유물이 출토되었고 최근에 발굴조사를 실시한 3지구에서는 30만 년 전 이상으로 보이는 전기 구석기 유물이 나왔다.

이곳의 발굴조사를 이끈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과 단양군청 및 단양향토사연구회의 김재호 씨 등이 주축이 되어 1996년, 수양개 국제학술회의가 단양에서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래 수양개 국제학술회의는 단양과 외국을 오가며 우리고장 문화사절의 첨병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는 것이다.

수양개 국제학술회의는 1~2회 단양개최에 이어 3회는 베이징(1998), 8회는 워싱톤 DC(2003), 9회는 메이지대(2004), 10회는 충북대(2005), 11회는 폴란드 우찌대(2006), 12회는 러시아 크라스노알스크대(2007)에서 열렸고 올해는 수양개 후기구석기 문화가 전파된 일본열도 큐슈 미야자키(宮畸)현 역사박물관에서 지난 12월5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었다.

도세(道勢)나 군세(郡勢)가 미약한 충북도 단양군에서 단일 아이템을 가지고 이처럼 국제무대의 조명을 받는 일은 전례 없는 일로 일면 대견하고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조상이 물려준 수양개 석기문화가 워낙 우수한 데다 그 후예들의 노력이 보태어졌기 때문이다.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라는 주제아래 열린 이번 학술회의에서 이융조 원장은 전기구석기에서 청동기까지 이르는 수양개 문화상을 분석하며 전기구석기 시대의 주먹도끼문화가 여러 형태로 후기구석기 시대까지 이어지는 점을 예시했다. 일본열도에서는 2천여 곳에 이르는 구석기 유적이 발굴조사 되었으나 주먹도끼다운 주먹도끼를 찾지 못하고 있다. 즉 동북아에서 주먹도끼 전통을 한반도에서 모색했다는 점이 이번 학술회의의 특징이다.

일찍이 '주먹도끼의 전통은 인도의 서쪽에 있고 동쪽에는 없다'라는 이른바 모비우스(MOVIUS)라인 이론은 공주 석장리, 연천 전곡리에서 발견된 주먹도끼 등으로 깨진바 있고 이번에 수양개 주먹도끼를 통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의 참가자는 한국의 이융조 원장, 배기동 한양대 교수를 비롯 중국 고척추·고인류연구소의 가오싱(高星)부소장, 메이지대의 암비루 마사오 교수, 벳부대 다찌바나 교수, 러시아의 니콜라이 드로즈도프 크라스노알스크대 교수, 아르메데프 교수, 폴란드의 루시나 도만스카 우찌대 교수, 미국의 마이클 조킴 산타바바라대 교수 등이 참석했고 탄자니아의 피델리오 마사오 교수, 인도의 아스코 다타 캘커타 대 교수는 논문을 보내왔다.

특히 미국의 콘 펠드 와이오밍대 교수는 단양 수양개와 홀갑(HALL GAP) 고 인디언 유적을 비교하며 "양 지역은 먼 거리에 있지만 이웃이나 마찬가지" (Long distance neighbourhood)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수양개 국제학술회의의 열의를 인정받아 이융조 원장은 2004년 크라스노알스크대에서 명예고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2006년에는 중국과학원에서 명예 이학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이번 학술회의 부터는 참가자 중 수양개 국제화에 기여한 학자를 선정, '수양개 학술상'을 수여키로 했는데 첫 수상자로는 니콜라이 드로즈도프 교수가 뽑혀 상장과 함께 미화 3천 달러를 부상으로 받았다.

앞으로 수양개국제학술회의는 14회 베이징, 15회 이스라엘 등의 일정을 짜놓고 있다. 단양의 작은 강변마을이 일약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어나가고 있다. 이런 부류의 학술회의는 관련 학자들에게만 맡겨놓고 방관할 게 아니라 이제는 충북도나 단양군이 적극 개입하여 정책적인 몫으로 다뤄야 할 과제다. 야외 유물전시관을 개관한 수양개는 잘 정돈을 하고 '선사문화 체험'이라는 일단의 이벤트를 도입한다면 프랑스의 유명한 구석기 유적 베제레게고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단양 수양개 유적,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대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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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