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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0년도에 정부는 역점시책의 일환으로 전국을 5대문화권으로 나눠 이의 개발을 독려했다. 신라문화권, 백제문화권, 중원문화권, 가야문화권, 제주문화권의 설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 시책이 발표된 후 신라문화권에는 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백제문화권에는 부여문화재연구소가, 가야문화권에는 창원문화재연구소가 각각 설립되어 해당문화권의 역사문화 연구와 문화권 개발에 앞장섰다.

각 문화권은 앞 다퉈 문화권 개발을 위한 로드 맵을 마련했고 실제로 이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인근의 백제문화권 개발만 보더라도 놀랄만한 몸짓을 보였다. 부여는 기존의 국립부여박물관이 있음에도 청소년층을 겨냥한 백제문화역사관을 다시 지었다. 공주에는 백제 역사 촌이 들어섰다. 문화권마다 적게는 수천억 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했다.

타도가 문화권 개발에 뜀박질을 하고 있을 때 중원문화권에 속한 충북도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타도가 엄청난 예산을 문화권 개발에 쏟아 부을 때도 충북도는 오불관, 팔자걸음만 걸었다. 중원문화권 개발을 위해 취한 액션은 중원문화권 개발을 위한 몇 차례의 세미나가 고작이었다.

여러 차례 세미나를 거쳤음에도 중원문화권 개발의 첫 걸음이 되는 중원문화권 개념조차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그동안의 학술회의를 통해 설정된 중원문화권은 충북을 위시하여 충북과 인접한 경기도 , 강원도, 경북 일부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문화권의 설정은 중원문화권에 포함된 충북도 인접지역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왜 우리지역 문화가 충북에 속하느냐"는 해당지역주민의 항변이 간헐적으로 터져 나왔다.

그로부터 중원문화권 개발은 고개를 쏙 들이밀더니 작금에 이르러 탄력을 받고 있다. 국립 중원문화재연구소가 충주에 설립된데 이어 충북도는 최근 주민설명회를 통해 오는 2018년까지 국비와 민자 1조6천억 원을 투입, 중원문화권 개발에 나선다는 사실을 공표하였다. 중원문화권 개발계획에 따르면 중원문화권 사업대상지역을 충주, 제천, 단양으로 설정하고 역사문화자원 복원 개발사업, 지역관광자원조성 정비작업, 도로교통 기반시설조성, 정주환경개선 및 자족기반 확충사업 등 40개 사업을 펼쳐나간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충주시 금릉동 일원에는 UN평화공원이 들어서고 장미산성 복원, 고구려 역사박물관 조성, 미륵리 사지 및 하늘재 복원사업 등이 추진된다. 제천에는 청풍수상레저단지 조성, 덕주산성 주변 사적공원 조성, 의림지 명소화 사업이 추진되고 단양에는 죽령 옛길 복원, 단양팔경 연계도로 확포장 등이 중점사업으로 제시됐다.

늦게 시동이 걸렸으나 이번에 마련한 중원문화권 개발은 문화선진도 시책 발표와 연계성을 가진 것이어서 한껏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다만 이 청사진에서 중원문화권 개발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에는 어쩐지 어색한 부분이 있어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내용과 중원문화권 개념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잘 어울리지가 않는다.

중원문화권 개발의 시발점은 삼국시대가 아니라 구석기부터 적용해야 마땅하다. 충북에는 단양 금굴을 비롯하여 단양 수양개, 구낭굴, 제천 점말용굴, 충주 조동리, 청원 두루봉, 옥천 안터 등 선사유적이 즐비하다. 충북인의 역사적 호흡을 2천년 안팎에 둘 것이 아니라 70만 년 전인 전기구석기부터 시작해야 옳을 것이다. 충주호, 대청호의 물이 빠지면서 담수호의 퇴적층에서 숱한 선사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최근의 조사에서 제천 청풍면 도곡리 등지에서는 주먹찌르개 등 희귀한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충주 조동리에서는 시굴조사 결과 4기의 정교한 집터가 확인되었고 수양개 3지구에서는 슴베찌르개, 좀돌날 몸돌 등 석기가 출토되고 있다. 옥천 대청호 주변인 석호리에서도 구석기 유물이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중원문화권 역사의 상한선은 지금보다 훨씬 올려 잡아야 한다. 수양개 등 구석기 유적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유적지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큰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넓은 의미의 중원문화권의 개념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곳과 남한강, 금강 상류를 포함하는 것이고 좁은 의미는 충주 지역 일대로 해석된다. 중원경(中原京)은 통일신라시대에 충주의 명칭이다. 그러나 중원문화권 개발이라는 큰 그림에는 다소 예산을 늘려서라도 충북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의미의 중원문화권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 국한하는 좁은 의미의 중원 문화권 설정은 왠지 답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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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