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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2.01 20:28: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착잡해지는 2008년 말이다. 인간의 탈을 쓰고 도저히 할 수 없는, 해서는 안 될 존속살해 패륜(悖倫) 범죄가 또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충북 옥천에서 40대 가장이 아내와 두 살 난 딸을 살해하고, 2년 전에는 부모의 집에 불을 질러 부모까지 숨지게 한 사실이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끔찍함이 도를 넘어 치가 떨린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미셸 푸코가 지은 '나, 피에르 리비에르··는 180여 년 전 프랑스에서 발생한 엽기적인 친족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푸코는 이 사건과 관련한 당시의 논쟁을 현대로 옮겨 분석, 비판하고 있다. 한 마디로 푸코가 다시 쓴 ··범죄의 재구성··이다.

1835년 6월3일 프랑스 노르망디의 작은 농촌마을 오네에서 피에르 리비에르가 자신의 어머니와 누이, 그리고 남동생을 도끼로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망 다니던 리비에르는 한 달 후 체포됐다.

우리 사회에 패륜범죄가 늘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범죄 동기가 금전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이란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도리가 없다. 옥천 가족 살해범죄도 같은 범주다.

패륜범 김모씨가 하던 포장마차 수입은 변변치 않았다. 장사가 잘 안 되다보니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계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아내는 걸핏하면 남편을 무시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어린 딸은 범행 장면을 목격해 살해 대상이 됐다. 탄로 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증여받은 부모의 집을 팔아 생활비로 쓰려고 부모마저 숨지게 했다. 이런 저런 일들이 가족 살해 동기가 됐다.

김씨는 범죄 후 반성이나 죄의식을 보이지 않았다. 하나하나 행동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패륜의 죄과가 드러날 까 두려워 알리바이까지 조작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아내와 딸 살해 후에는 인근 목욕탕에 피신해 있다 아침에 귀가한 것처럼 이웃을 불러 강도가 든 것처럼 꾸몄다. 부모 살해 뒤에는 유족의 진술을 치밀하게 조작해 경찰이 동반자살로 결론내리도록 했다.

사람이 도대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결론은 우리가 잃어버린 정신에 문제가 있다. 인간 고유의 정신성을 회복하지 못하면 가정이 송두리째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전염병이나 질병만이 무서운 게 아니다.

패륜범은 일종의 사이코패스다. 따라서 '공공의 적··보다 훨씬 더 무섭다. 물론 범죄자는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한탕주의나 배금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비뚤어진 가치체계가 존속되는 한 처벌만으로 패륜 범죄를 막기 힘들다.

도덕성과 윤리, 정신적 가치보다 '돈의 가치··가 우선하는 사회풍토에서는 더욱 그렇다. 패륜 범죄 예방에는 건강한 사회 조성 외에 달리 처방이 없다. 그 첩경은 학교에서 인성교육, 가정에서 가족 간 대화, 사회에서 공동체 의식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잊혀 가는 전통과 아름다운 예문화의 복원이 시급하다. 경제성장에 걸맞은 품격 있는 예와 정신으로 그 간극을 채워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해야 한다.

옥천 가족 살해 사건은 바로 우리 옆에서 벌어졌다. 패륜범죄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말해준다.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주는 경고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모진 각오가 필요하다

패륜은 '사회질서를 파괴하고도 죄책감을 못 느끼는 인간··의 행동이다.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해하는 측면에서 볼 때 ··인간 흉기··임이 분명하다. 원인은 대부분 금전문제다. 충동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패륜은 이 사회에서 없어져야 한다. 인간 세상에 있을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각자는 물질적 욕심을 줄여야 한다. 사회적으론 빈부차이를 최대한 줄이고 돈이 최고라는 현실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행복에는 반드시 그 이면이 있다. 연애를 할 때는 늘 가슴이 두근거리고 즐겁다. 그러나 데이트할 장소와 시간, 돈 같은 문제로 골치 아플 때가 많다. 그래서 행복해 지려면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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