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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11.24 20:26: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연탄불 구멍은 세 개만 맞춰라." 산업화 시대가 한창이던 1970년대 대한민국 서민가정 어느 곳에서나 들을 수 있던 말이다. 19공탄 구멍 중에 세 개만 위아래가 맞게 새 연탄을 올려놓으라는 어머니의 성화에 찬 주문이다. 겨울이면 늘 그러셨다. 정말 어려운 시기였다. 그런데 지금 그 때보다 더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힘들수록 이웃에 눈 돌릴 때

금융위기가 한바탕 요동을 쳤다. 증권시장과 환율은 매일 매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 여파는 여지없이 실물경제로 번졌다. 그리고 서민들에겐 직격탄이 됐다.

소비는 크게 위축됐다. 문 닫는 가게는 속출하고 있다. 실업률은 자꾸만 높아지고 있다. 다들 30여 년 전 오일쇼크 때나 10여 년 전 IMF 위기 때보다 사정이 더 어렵다고 야단이다.

누구 할 것 없이 저울로 재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마당에 다른 사람을 돌볼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경제가 어렵고 사회적 시련이 많을수록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은 법이다.

이럴 때 그늘진 구석을 살피고 어려움을 함께 나눠야 한다. 여유 있고 넉넉할 때 남을 돕기란 쉽다. 자신도 힘들고 빠듯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야 말로 값지다. 세상을 빛나게 하는 '나눔의 미덕'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정도로 살림이 팍팍해지면 남을 돕기 정말 어렵다. 그래도 우리는 조상 대대로 어려울수록 남을 돕고 사는데 익숙했다. 제삿밥도 이웃과 나눠먹던 우리다.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 때와 1997년 IMF 위기 때도 국민 모두가 경제를 떠받치고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데 마음을 모았다.

힘들 때일수록 어려운 이웃에 눈을 돌리는 배려가 필요하다. 살기조차 어려운 사람들이 느끼는 어려움의 강도는 조금 여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몇 배다.

세상은 나만 잘 산다고 잘 살아지는 게 아니다. 조금씩 자기 것을 희생하면 그것이 모여 불우한 사람 전부를 도울 수 있다.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내 놓는 김밥할머니들의 행렬은 감동 그 자체다. 왜 그들이라고 왜 어렵지 않았겠는가.

사회복지기금으로 사용되는 공동모금액이 줄어든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불우이웃 시설을 찾는 발길이 뜸해진 것을 탓하기도 어렵다. 경제 환경이 악화되면서 턱없이 얇아진 주머니 사정과 치솟는 물가 때문이다. 공동모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증거다.

절기상 입동을 지나 소설도 지났다. 한 마디로 겨울이다. 조금씩 자기 가슴을 열고 주변을 살펴야 하는 계절이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공동모금 참여가 좋을 듯하다. 공동모금은 '사회사업 시설을 위한 자금을 일반대중으로부터 모으는 운동'으로 정의된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이 자율적으로 하는 모금활동이다. 따라서 민간 복지부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제도다. 주민들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아주 좋은 제도다.

그런데 모금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모은 기부금은 63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억원 줄었다. 개인 기부금은 117억원 넘게 감소했다. 충북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2년 전부터 급격히 줄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반성의 기회

요즘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설령 있다 해도 설겅설겅 내줄 만한 여유가 없다. 어느 집이나 저마다 살림 걱정이 쌓여 있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은 제 몫을 더 꽁꽁 챙기려 하고 있다. 몇 푼을 더 돌려받기 위해 극성스럽게 설치고 있다. 지난번 쌀 직불금 수령 파동 때도 그런 얼굴은 많았다. 다방에서 커피마시며 농민들의 절실한 몫을 가로챘다.

이제 곰곰이 생각해보자. 지금 닥친 어려움에는 어쩌면 지난날 우리가 살아온 방식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반성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날씨가 춥다. 연탄구멍 3개만 맞추고 사는 생활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전 한 닢 내놓는 따뜻한 마음도 가져 보자. '근검·절약·저축'은 늘 '기부'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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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