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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그날, 무슨 일이 있어나

같은 장소에 모인 다섯 여자들 이야기 '목요조곡'

  • 웹출고시간2008.11.12 20:26:5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목요조곡

온다 리쿠 (지은이), 김경인 (옮긴이), 북스토리, 294쪽, 1만1천원

일본 여성작가 온다 리쿠가 독특한 분위기의 소설 '목요조곡'을 내놨다.

'목요조곡'은 '목요일의 모음곡(組曲)'이라는 뜻으로 목요일을 좋아했던 한 소설가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목요일, 같은 장소에 모인 다섯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책장을 넘기면 2월 둘째 주 목요일을 전후해 매년 우구이스 저택에 다섯 여자들이 모인다. 그녀들은 천재 소설가 '시게마츠 도키코'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시게마츠 도키코는 천재 여성 소설가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로 4년 전 자신의 집에서 독이 든 물을 먹고 자살했다.

이 다섯 명의 여인들은 매년 도키코를 추모하기 위해 그 저택에 모인다. 그녀와 혈연관계로 맺어진 네 명의 여자들. 도키코의 이복자매 시즈코와 시즈코의 사촌인 에리코, 도키코의 조카인 나오미와 나오미의 이복자매 츠카사, 그리고 도키코와 함께 지냈던 편집자 에이코가 모여 도키코의 기일이 낀 주의 목요일을 전후한 3일 동안 연회를 여는 것이다.

도키코의 5주기가 되는 날 우구이스 저택에 모인 그녀들 앞으로 '후지시로 치히로'라는 의문의 인물에게서 꽃다발이 도착한다. 꽃 안에 든 카드엔 도키코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살인이었음을 암시하는 글이 적혀 있고, 도키코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다섯 명은 4년 전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며 사건의 퍼즐을 맞춰가게 된다.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숨겨왔던 비밀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그날의 진실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어느 날 날아든 쪽지 하나로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것이 뒤집어지고, 평온해 보이던 그들의 관계는 거짓과 배신으로 흔들리게 된다. 진실이라고 말하는 그녀들의 말은 여전히 어딘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각자 숨겨왔던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그녀들의 심리 싸움은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고 진실은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모든 이야기가 그녀들의 '기억'에 의해 전개된다는 것이다. 그녀들은 기억 속에서만 위기에 처할 뿐 현재의 편안함과 안도감은 '과거의 위기'를 더 극대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소설은 현재의 공포보다 과거의 공포가 더 무서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지금, 여기에 있는 위기' 보다도 '그때, 내가 몰랐던 거기에 있었던 위기'를 깨달았을 때 더 큰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온다 리쿠는 작품 속 인물들 간의 심리를 매우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다. 이 작품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 중 하나다. '글쟁이'를 업으로 삼고 있는 다섯 여자들이 벌이는 팽팽한 심리전은 감탄마저 자아내게 만든다.

각 인물들의 심리에 그대로 녹아들게 만드는 그녀만의 문체가 소설의 진가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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