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책 읽기 - 정선옥 (충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엄마

이해인 지음 / 샘터사

그리운 사람, 엄마

'아플땐 아파서/슬플 땐 슬퍼서/기쁠 땐 기뻐서/제일 먼저 생각나는/그리운 사람, 엄마/엄마는 저에게/썰물이 아닌 밀물입니다/아프디아픈 파도입니다/부르면 금방/기도로 펼쳐지는/아름다운 수평선입니다/아아, 엄마, 어머니......'

소리 내어 읽기만 해도 눈물이 고이는 그리움의 대상 '엄마'

제목이 간결한 이 시집은 이해인 수녀님의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떠나신 후 쓴 사모곡 모음집이다. 수녀님의 글을 읽고 나면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가끔 심난한 마음일 때 무언가 정리 되지 않는 어수선한 마음일 때 소리 내어 읽게 된다.

수녀님의 어머니는 참 고우시다. 늘 그리움의 대상인 두 수녀님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지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기도 속에 사시는 어머니. 치자꽃, 분꽃, 코스모스 같은 각종 꽃잎들과 단풍잎들이 묻어 있어 늘 꽃향기가 나는 따뜻한 어머니의 편지.

"이 세상에서 나와 가장 친한 한 사람/33년 연상의/언니 같고 친구 같던 엄마가/세상을 떠난 후/나의 매일은/무얼 해도 흥이 없네/슬프고 춥고 외로운/마음의 겨울이/더욱 깊어가네" 마음의 겨울이 깊어지기 전에 엄마와 함께 따뜻한 시간 보내고 싶다.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정혜윤 지음 / 푸른숲

세상과 자신 사이의 화해

책 좋아하는 사람이랑 수다 떨기, 책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사랑하기, 책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따라 하기, 책이 알려주는 장소 가보기" 이 책을 쓴 정혜윤PD의 프로필에 적혀 있는 내용이다. 다양한 독서편력과 오랜 방송경험을 통한 해박한 지식은 책 곳곳에서 보여 진다. 공지영의 이름만으로 구입했지만 소설가, 영화감독, 영화배우 등 유명 인사들의 책과 함께 한 삶이야기가 실렸다.

처음 만난 사람은 진중권. 미학오디세이를 읽으면서 그의 박학다식함과 즐거운 책읽기에 감동했는데 역시나 그가 읽은 다양한 책 소개와 깊이 있는 글에 감탄한다. TV를 통해 접한 <달콤한 나의 도시>의 작가 정이현씨는 존 치버의 <다리위의 천사>,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 대해 이야기 한다. 세상과 자신 사이의 화해, 나는 살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는 공지영. 가난으로 초등학교 때 책 한권 읽지 못하고, 중학교 때 책 읽는 재미에 빠졌다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그들의 책과, 그들이 좋아했던, 삶을 풍요롭게 했던 책을 소개하는 이 책속의 책을 한권씩 찾아 읽고 싶다. 힘든 삶에 위로가 되고 살아가는 힘이 되었던 책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책들. 다양한 삶을 사는 그들이지만 모두 책을 좋아하는 공통점과 책을 통해서 세상과 자신 사이의 화해 도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