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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이 쿠바 봉쇄령을 내릴 때, 공교롭게도 할리우드의 여왕 마릴린 먼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먼로는 ‘돌아오지 않는 강’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는 등 수 많은 영화에 출연하여 인기의 정상을 누리고 있었다. 먼로의 죽음은 미국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만인의 연인이자 섹스의 심벌이기도 했던 먼로의 죽음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팬을 공황상태로 몰아넣었다.

이때 미국의 각 언론은 ‘쿠바 봉쇄령’을 헤드라인으로 일제히 다뤘는데 USA투데이는 마릴린 먼로의 죽음을 헤드라인으로 장식했다. 사건의 비중으로 보아선 미·소 일촉즉발의 ‘쿠바 봉쇄령’이 우위를 점했으나 USA투데이는 마릴린 먼로가 세계인에 각인된 점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쿠바봉쇄령을 사이드 톱으로 밀어냈다. 이때부터 이 신문은 유력일간지로 발돋움하였다.

먼로의 죽음은 자살로 추정되었다. 정확한 죽음의 이유는 알 수 없어도 ‘가장 화려할 때 사라진다‘라는 팬들의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국민 영화배우이자 톱 탤런트인 최진실이 자살, 한 줌의 재로 묻혔다. 지금까지 김광석, 이은주, 정다빈, 유니, 안재환 등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이어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이번엔 한국의 신데렐라이자 은막의 여왕인 최진실이 자살로 꿈 많고, 한 많은 생을 마감했다. 아직 안재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최진실의 충격파가 이토록 큰 것은 그가 20여 년 간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지배하다시피한 톱 탤런트였다는 점이다. ‘질투’를 비롯하여 ‘장미빛 인생’ ‘마요네즈’ ‘고스트 맘마’ ‘마누라 죽이기’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등 수많은 영화와 안방극장에 출연하여 뭇 사람을 울리고 웃겼다.

그가 CF모델이나 극중에서 한 말인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따라하지마” 등은 그 시대의 유행어가 됐었다. 깜찍하면서도 발랄한 연기는 그를 요정의 자리에 올려놓았고 가슴 저미도록 인생의 고통을 온 몸으로 이야기 할 때는 괴테의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을 맛보는 듯 했다.

어쩌면 최진실의 죽음은 마릴린 먼로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먼로는 아홉살 때 고아가 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와 결혼했다 이혼하는 등 3번의 결혼에 실패했다. 그는 톱스타이면서도 극도의 무대 불안증을 갖고 있었으며 신경쇠약을 앓았다.

최진실은 고아는 아니었지만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야구선수 조성민과 결혼했다 헤어지는 이혼 경력을 갖고 있으며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등 우울증 증세도 있었다 한다. 거기에다 일부 참세 떼의 인터넷 입방아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안재환과 사채거래설이 나돌고 바지사장을 내세운 사채업에 손을 댔다는 밑도 끝도 없는 괴소문과 음해성 악성 댓글에 시달려 왔다.

보통 사람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는 그런 악플이 치명적일 수 있고, 당사자는 이런 문제에 휠씬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연예인의 잇단 자살은 저마다 다 이유가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인기 하락에 따른 상실감이거나 인기하락을 지나치게 걱정한다는 점이다. 톱 탤런트가 사채업에 손을 댔다는 루머는 이미지 관리에 먹칠을 할 뿐만 아니라 본인으로서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이혼 후, 재기에 성공하여 제2의 전성기를 달리던 그가 어떤 이유로든 자살을 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평소에는 ‘짠순이’소리를 들을 정도였지만 시각장애자, 소년소녀 가장 돕기, 결식아동돕기, 백혈병 환자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그였다. 스타는 공인이다. 공인은 공인으로서의 언행을 보여야 한다.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고단한 삶을 달랬던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안방극장 앞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며 웃고 울었던 그의 팬들은 아주 지독한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져 있다. 예견된 일이지만 모방자살 사건인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여러 건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자살 왕국으로 소문난 우리나라에, 연예인들이 마지막 탈출구로 자살을 선택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상서로운 일이 아니다. 이제 연예인도 건강한 생활인이 되어야 한다. 강인한 체력과 건강한 정신 관리로 자신을 챙기고 많은 사람에게 건강한 웃음과 인생의 진솔한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연예인의 자살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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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