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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9.30 19:31: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위대한 패배자

볼프 슈나이더 지음·박종대 옮김 을유문화사

한 권으로 읽는 인간 패배의 역사

몇 사람을 제외하고 우리 모두는 패배자이다-책의 도입부에 나오는 소제목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전 세기에 비해 더 많은 인구, 더 심해진 경쟁에서 항상 패배한다. 경쟁은 점점 심해지는데, 승리자는 단 한사람, 최고는 둘일 수 없다. 일등 지상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 사는 현대인인 우리에게 이 말은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다.

우리는 시험에도 실패하고, 승진에도 실패하고, 때때로 결혼에도 실패한다. 승자라기보다 패자로 살아가는 일상이 더 당연하게 다가온다. 로또에 당첨되는 사람도 있고, 엄마친구 아들, 딸처럼 살아오면서 부모 속 한번 안 썩힌 잘나가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그런 승리자들은 한 다리 건너 들려오는 소문일 뿐 나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9월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 수록곡 중 ‘The winner takes it all’의 가사에도 나오지 않는가.

<승자가 다 가지는 것, 패자는 승자 옆에 초라하게 서 있을 뿐이죠.>

역사는 승자의 역사이고, 패자는 기억되지 못한다. 하지만 승자와 패배자는 동전의 양면이다. 몇 사람을 제외하고 우리 모두는 패배자라는 말은 아이러니 하게도 항상 패배하고 있는 현대인인 내게 묘한 위안을 준다.

전 유럽을 제패했고 본인 스스로 황제에 올랐던 나폴레옹도 워털루 전투에서 패하고 세인트헬레네 섬에서 외롭게 죽어갔다. 저자는 말년에 패배했지만 나폴레옹은 사회에서 주류층 혹은 지배층에 너무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소개하고자 하는 패배자에서는 제외했다.

지은이 볼프 슈나이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독일인으로 언론인이다. 시사잡지 『슈테른』지의 주필,『벨트』지의 편집국장을 역임했다는 그의 이력을 확인해 볼 때, 그는 아마도 박학다식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를 즐기는 사람일 것이다.

그가 소개하고 있는 패배자들에 대한 글을 읽을 때 그의 성향은 더 분명해진다. 인물들의 시대적 상황과 성격까지도 모두 파악, 분석해서 소개하고자 한 인물이 ‘패배자’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소개된 사람들은 일상이 패배 그 자체인 현대인들과는 다르게 인생의 한 순간에는 멋지게 빛나던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전성기가 존재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패배자의 길을 가게 된다. 개인적으로 반 고흐의 경우가 가장 슬픈 패배자였다.

죽은 이후에 세상의 인정을 받은 들 그게 살아 있을 당시의 고흐의 행복과는 전혀 연결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는 살아 있는 동안 팔리지도 않는 그림을 그리면서 정신이상으로 괴로워하다 자살했을 뿐이다. 그리스 비극을 본 것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껴보고자 한다면 혹은 패배자들이 이루어 놓은 찬란한 또 다른 역사를 보고자 한다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림속에 숨겨진 마음의 세계

Gregg M. Furth 지음 홍은주·최은정 공역 학지사

융학파의 그림상징을 통한 치유

길을 가다 넘어져서 생긴 얼굴의 상처는 볼 수 있지만, 사람 마음에 생긴 상처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기란 어렵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외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내부를 보는 것은 좀 더 어려운 영역의 문제이다.

정신적인 부분을 파악하는 것은 명확한 자연과학적 실험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머릿속 인식의 측면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학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심리학이다.

심리학 하면 항상 나오는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정신 또한 신체처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을 들여다봄으로써 우리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혹은 억압되어 있는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무의식적인 문제를 밖으로 끌어내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그린 그림에서 그 사람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문제점들 간혹 미래적인 예언까지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림을 사용한 심리분석은 여러 가지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학생 상담 시에도 이 방법을 이용해 해당 학생의 심리를 파악하는데 이용한다. 또한 그림을 통한 심리 파악 방법과 판단을 내리는데 유의해야 할 점들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우리가 올바른 방법으로 내면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있다.

판단을 내리는데 있어 그림을 그리는 환경과 상황은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최종판단을 내리는데 유의하라고 이 책은 충고한다. 그 판단의 오류 중 예로 든 부분이 있는데 한 아이가 검은색으로만 그림을 그려 담당 교사에 의해 상담자에게 오게 된 경우이다. 아이는 “그림을 그릴 당시 자신의 책상에는 검은색 크레파스밖에 없었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그림을 그릴 당시의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생기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예시 외에도 이 책은 그림을 통해 할 수 있는 심리파악 방법이 총망라 되어 있는 읽기 쉬운 설명서이다. 내면을 나타낸 그림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좀 더 어려운 전문서적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그림을 통한 심리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그 대략적인 내용을 알기 편하고, 쉽게 접근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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