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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9.23 21:24:1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가을의 전령인 코스모스가 피어나면서 가을 축제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주민화합을 도모하고 한해 풍작을 자축하는 풍장소리가 가을 들녘에 요란하다. 우리나라 축제의 근원은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상고시대의 전통축제는 매년 10월에 열리는 국중대회(國中大會)로부터 비롯되었다.

전 부족이 한자리에 모여 국정을 의논하고 조상 또는 농신(農神)에게 제(祭)를 지냈으며 ‘남녀 간 철야 음주가무’하며 축제를 즐겼다.

고구려에서는 이를 동맹(東盟) 또는 동명(東明)이라 했으며 부여에서는 영고(迎鼓), 예(濊)에서는 무천(舞天)이라 하였다.

후한서 동이전에는 “10월 제천의식을 갖는데 밤에는 남녀가 모여 창악(唱樂)을 하고 귀신, 영성, 사직을 제사하였는데 이를 동맹이라 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이때의 축제는 원시 종교와 민족의식이 결합된 제정일치이고 예술, 생활이 담겨진 하나의 집합체로서 주민생활의 구심적 역할을 하였다.

신라의 일월제(日月祭)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제천의식이다. 백제의 왕권이 성립되기 이전인 마한(馬韓)에서는 별제(別祭)가 있었다. 마한의 별읍(別邑) 소도(蘇塗)에는 방울과 북을 매달은 대목(大木)을 세웠는데 그 흔적이 오늘날 솟대 등으로 남아있다. 옥천 청마리의 솟대는 삼한시대 제천의식의 유습이다. 제천의식에는 왕이 참석하기도 했으며 천제(天際)는 무(巫)나 천군(天君)이 주관하였다. 천군의 특별구역인 소도에는 죄인이 잠입하여도 이를 잡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제천의식은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의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 보듯 팔관회로 그 맥락을 전했다. 개경과 서경에서 행해지던 팔관회는 불교행사 뿐만 아니라 천령(天靈), 오악(五岳), 명산대천, 용신에 제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불교와 토속신앙의 한 접목형태를 발견하게 된다.

국중대회는 조선시대로 접어들며 억불숭유 정책에 따라 그 맥락이 끊기게 된다.

600년이나 단절된 국중대회는 지난 1980년대 초, 보은 속리산 에밀레 박물관에서 조자용 박사에 의해 1999년까지 재현돼 왔다.

떡을 치고 국수를 뽑고, 도깨비 잔치를 흥건하게 벌이던 이 잔치는 조 박사 사후에 또 단절되었다.

축제의 컨셉(개념)은 그 축제의 역사성, 진정성, 당위성을 결정하는 요인임에도 오늘날 상당수의 시군 축제는 이와 상관없다는 듯 앞 다투어 열리고 있다. 직지축제, 우륵문화제, 난계예술제 등이 역사성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반해 무슨 벚꽃 축제, 청남대 축제 등은 관광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요즘 들어서는 지역 특산품과 연계된 축제가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났다. 사과축제, 포도축제, 수박축제, 고추축제, 마늘축제, 삼겹살 축제, 묘목축제 등이 그러한 예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축제의 컨셉도 변하기 마련이지만 역사적 당위성이 없는 단편적 관광성 축제와 특산품 축제는 반짝효과에 그치고 만다.

우리나라의 축제는 무려 1천1백여 개에 달한다. 하루에 세 번 꼴로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가히 축제의 나라 일본의 ‘마쯔리’를 능가하는 물량이다. 충북에도 40여개의 축제가 매년 열린다. 시군당 3~4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런 유형의 축제가 모두 경쟁력이 있다면 굳이 말릴 이유가 없으나 문제는 투자에 비해 파급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문광부는 매년 지역축제와 관련하여 최우수 축제, 우수 축제, 유망 축제, 예비 축제로 지정하여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2006년에서 2008년까지 통계를 보면 충주세계무술축제, 영동 난계 국악축제가 우수 축제 및 유망 축제로 선정되어 지원받은 바 있으며 음성품바축제, 괴산청결고추축제,생거진천화랑축제 등이 예비 축제로 선정된 바 있다.

여기에서 보듯 충북의 축제 중 최우수 축제로 지정받은 축제는 단 하나도 없다. 보령의 머드 축제나 함평의 나비 축제와 같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축제의 지향점은 세계화를 겨냥해야 하고 이와 더불어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이웃 자치단체에서 하니까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식은 곤란하다. 자치단체마다 특화된 전략을 세워 자기고장만의 특색 있는 축제를 열어야지 이웃 시군과 엇비슷한 축제를 열어봐야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한다.

이제 축제도 구조조정을 할 때가 됐다.

경쟁력 있는 축제는 더욱 발전시키고 그렇지 못한 축제는 과감히 통폐합하거나 퇴출시켜야 한다.

‘나도 밤나무 식’의 축제를 경쟁적으로 열 것이 아니라 역사성, 진정성,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곰곰이 따져본 연 후 축제의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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