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美 히든카드 부실채권정리공사…곳곳에 지뢰밭

시장 안정 가져다 줄지 여전히 의문

  • 웹출고시간2008.09.20 13:01: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미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5,00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자 세계 금융시장은 급격히 안정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그러나 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항구적으로 시장 안정을 가져다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부실채권 전담기구 설립에 금융시장 '진정'

18일 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부실채권을 인수할 기금은 재무부 발행 국채로 조성되고 이 기금을 운영할 별도의 기구가 설립될 전망이다.

민간 전문가가 자금을 운용하게 되는 이 기구는 모기지 관련 부실 채권(월스트리트 금융기관이 보증한 것 포함)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모기지 관련 채권의 만기가 끝날 때까지 운용된다.모기지 채권의 만기는 평균 7년이다.

미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사실상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마지막 카드라 할 수 있다.

시장은 일단 미 정부의 이같은 특단의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18일 미 뉴욕 다우존스는 5년 6개월 만에 일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11,0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장중에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며 폭등했고, 대부분의 아시아증시도 3-9% 급등했다.

◈곳곳에 지뢰밭…아직 낙관하기는 일러

얼핏 보기에는 전세계 금융시장이 미 재무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안정을 되찾아 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처절하게 계속되고 있다.

미국 내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와코비아와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며 미국 1위의 저축은행인 워싱턴 뮤츄얼도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 HSBC, 방코산탄데르 등 5개 은행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내 최대 모기지 대부업체인 패니메와 프래디 맥의 국유화, 미국내 4위 투자은행인 리면 브라더스의 파산신청, BOA의 메릴린치 인수, 세계 1위 보험사인 AIG에 대한 850억달러의 긴급 구제금융, 영국 로이드사의 HBOS 인수 등 지난 2주일간 숨가쁘게 돌아가던 세계 금융시장의 구조조정이 이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느낌이다.

미국와 유럽연합 등 6개국 중앙은행도 이와 별도로 1,80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완전히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美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일로

세계 금융불안의 진원지는 미국 주택시장 거품 붕괴다.따라서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 없이는 금융시장의 안정도 요원하다.

그러나 미 주택시장이 아직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는 게 문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전월대비 6.2%나 감소해 199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축허가 건수도 전월대비 8.9% 급감한 85만건에 그쳐 주택경기가 회복되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주택담보대출 추가 부실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고 있는 것.

특히 18일 발표된 미 재무부의 일명 '정리신탁공사'(RTC, Resolution Trust Corporation 배드뱅크) 설립은 그 범위가 부실 정도가 수면위에 떠오른 모기지 채권 인수에만 국한돼 있어 향후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러더스가 신용디폴트스왑(CDS) 시장의 경색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게 미 월가의 가장 큰 우려지만, 발행자와 인수자, 보장한도, 보장조건마저 애매해진 58조원 규모의 CDS 시장에 대한 미 정부의 접근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글로벌 투자기관의 파산을 막는데만 급급해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가 쏟아낼 8,000억달러 규모의 CDS가 향후 금융시장 유동성을 어떻게 옥죌지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이다.

◈美 재정부담 감당할 수 있나

미국 정부가 5,000억 달러나 되는 큰 돈을 부실채권 인수를 위해 부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CBS뉴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부채 총액은 9조 6,340억 달러. 미 국민들이 부채 이자만으로 부담하는 돈이 매년 2,3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페니매와 프레디멕, 그리고 AIG에까지 이미 투입됐거나 예정된 미 정부의 공적자금은 9,000억달러에 달하지만 전세계 금융시장은 오히려 변동성을 더 키웠다.

미국이 전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지난해 수출한 상품 수출 총액이 9,987억달러임을 감안할 때, 페니매와 프레디멕에 투입될 자금을 포함한 5,000억달러는 적지 않은 액수다.

미 재무부는 국채 발행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대여해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방침이지만 2007년 이후 급격히 신뢰도가 떨어진 미 국채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을 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신용평가사 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위원회 의장은 지난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FRB가 AIG에 8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AAA 등급에도 압박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지난 17일 10년 만기 미 국채에 대한 신용디폴트스왑 스프레드는 0.03%포인트나 급등하며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또 미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관련기관의 관리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될 수 밖에 없어 반 시장적이라는 비난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대규모 정부 공적자금 투입은 자유시장의 원칙에도 위배돼 이런 사실 자체가 시장의 신뢰를 상실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19일 세계 경제는 전세계 시황판을 빨갛게 물들이며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 막 긴 터널로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가늠해볼 때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