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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을 갓 넘긴 이명박정부가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유령과의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정부의 잇단 말바꾸기에다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촉발시킨 쓰러지는 소 화면이 에스컬레이트 되는 바람에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번져갔다.

광우병 괴담의 실체는 ‘인체에 별 무해’쪽으로 기울어졌지만 아직도 촛불은 사그러들지 않고 종교편향을 규탄하는 불교계 사람들의 손으로 옮겨가 자신을 밝히고 있다. 별것 아닐 것이라고 민심을 가볍게 여긴 정부는 광우병 촛불에 데고 나서야 화들짝 놀라 수습에 나섰지만 결국 두 번의 대통령 사과, 청와대 비서진 전면 교체, 일부 개각 등 으로 소통부족과 민심경시의 댓가를 톡톡히 치렀다. 정부가 볼 때는 실체가 없는 광우병 유령과 심리전, 지능전, 전면전 등을 다 해봤지만 결국 작전에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에는 9월 위기설의 공격이 시작됐다. 우리사회를 수 개월간 마비상태로 몰고갔던 광우병 파동과는 본질이 다르지만 괴담에서 시작해 진짜 위기처럼 ‘진화’된 금융위기설 역시 보이지 않는 유령과의 일합이라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같이한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이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고전파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그의 저서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통해 시민사회에서 개인의 이기심에 입각한 경제적 행위가 결과적으로 사회적 생산력의 발전에 이바지하며, 이러한 사적 이기심과 사회적 번영 을 매개하는 것은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생각했다.

즉, 스미스는 각 개인은 자기의 이익을 뜻대로 추구하고 있는 동안에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상상치 못했던 사회전체의 이익을 가져온다 고 보았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행위를 체계화 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지만 지금 우리와 맞닥뜨려 있는 ‘보이지 않는 유령’은 국가위기로 까지 몰고 갈 정도로 파괴력을 잠재하고 있어 문제다.

위기가 그냥 오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환율이 폭등하고 주식이 곤두박질 치고 금리가 서민의 허리를 휘감고 있는 이 상황은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에 둔감한 당국자들의 무사안일과 무능이 부정적 상승작용을 한 탓이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신뢰의 상실에서 기인 한 것이라고 봐야한다. 광우병 파동 수습방안을 놓고 갈지(之)자 행보를 한 정부는 이번 금융위기설에도 그때의 학습효과를 얻지 못하고 뒷북치기를 재현하고 있다.

당국자의 말대로 이번 금융파동은 쇠고기 파동과 같이 잘못된 정보의 확산 때문에 그렇다 하더라도 그동안 보여준 정책의 좌충우돌은 시장의 불신을 사기에 충분했다. 각종 숫치상으로서 확실하게 나타나 있는 ‘금융위기’라는 실체와 싸우는 것과 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금융위기설’에 대응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주택정책, 감세정책, 공기업선진화 정책 등 일련의 경제분야에서 나타난 정부와 여당 간의 엇박자는 정부를 못 믿게 만든 대표작들이다. 여기에다 청와대도 동참을 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저마다 내가 맞다식으로 퉁퉁 내던지는 한마디씩에 국민의 혼란은 수습불능으로 치닫고있다. 지금 요동치는 환율정책은 고환율에서 환율상승과의 전쟁, 환율상승 용인으로 시장이 어지럽다.

출범초기 경제살린다며 강력한 성장드라이브 정책을 펼친 이명박대통령은 어쩔수 없이 물가안정으로 방향을 수정했지만 이미 민심이반 쓰나미가 휩쓸고 간 뒤이다. 정권을 흔들만한 사안에 대해서도 같은 편끼리 정보수집이나 분석, 그리고 작전회의 등도 없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이길 턱이 없다. 참모들이 우왕좌왕하면 지휘관이 상황판단과 결심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다. 시중에 나도는 대통령이 대선때 내걸었던 747(7% 성장, 4만달러 소득, 7대 경제강국)공약이 7%물가에 4% 성장률, 7% 청년실업률로 이미 달성됐다는 비아냥이 그냥 생성된 게 아니다.

노무현 정부때 국민들은 대통령이 다변가여서 싫어했다. 그래서 다음 대통령은 말 보다 실천하기를 고대했다. 그런데 ‘이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들 한다. 여기에 정부 각료, 여당 사람들까지 말을 쏟아내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잃어버린 10년 되돌리려다 앞으로 10년 더 잃어버리게 생겼다. 집권당 대표가 화불단행이라고 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바로 위정자와 그 집단들이 해야 할 엄숙한 책무인데도 그것을 잊고 ‘나는 바담풍해도 너는 바람풍하라’고 우긴다. 위기야 어떻게 해서든 넘기면 되지만 한번 깨진 신뢰는 여간 노력해서는 회복하기 힘들다. 만약 다음에 또 다른 ‘유령’이 나타나도 현재처럼의 상황인식이 이어질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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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