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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얼룩진 세종시 명소 '호수공원'…수영대회서 1명 숨져

36도 폭염 속 행사 참가 한모 씨 심장마비 사망, 전모 씨 등은 호흡곤란 치료
2천여명 참가 예정 '세종시장배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 전격 취소, 후유증 커
시민들 "여수 사고 2주만에 무더위 속 행사 강행 무리" 호수 수초 제거도 부실

  • 웹출고시간2016.08.21 18:30:37
  • 최종수정2016.08.21 19:37:45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참가 선수 중 한 모(39) 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21일 아침 행사장 주변에 수초가 남아 있다.

ⓒ 최준호기자
[충북일보=세종] 전남 여수에서 지난 6일 열린 '9회 여수 가막만 전국바다수영대회' 참가자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탈진하는 사고가 난 지 2주 만에 세종시에서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세종시가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에서 참가자 가운데 1명이 숨지고 2명은 신체 이상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두 사고는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종시 사고로 인해 다음날 선수와 가족 등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2회 세종자치시장배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가 전격 취소되는 등 후유증도 커지고 있다.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참가 선수 중 한 모(39) 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21일 아침 행사장 주변 호수 물은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

ⓒ 최준호기자
◇1명 심장마비로 사망, 2명은 호흡 곤란 등으로 치료

21일 세종시소방본부와 세종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참가 선수 중 한 모(39) 씨가 오후 1시 52분께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수영 동호회 회원 등 132명이 참가했다. 연령대 별로 출발한 이 대회에서 한 씨는 오후 1시20분에 출발, 호수공원을 도는 전체 1.5㎞ 구간 가운데 1㎞ 이상까지 줄곧 선두 그룹에서 헤엄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착 지점을 거의 앞두고 갑자기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인근 보트에 있던 안전요원들이 오후 1시39분께 한 씨를 발견, 심장제세동기와 약물 등으로 응급 처치를 한 뒤 10여분 만에 현장에 있던 119구조대에 인계했다.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참가 선수 중 한 모(39) 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에 따라 다음날 열릴 예정이던 '2회 세종시장배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가 전격 취소됐으나, 21일 아침 행사장 입구에는 안내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 최준호기자
구조대 관계자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다"며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에 이미 맥박이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세종시수영연맹과 소방본부 측은 이날 행사장에 제트스키를 포함한 3척의 보트와 안전요원 20여 명을 배치,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는 또 전 모(50ㆍ여), 배 모(59)씨가 갑자기 호흡 곤란과 쇼크 증상을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수영대회를 주관한 세종시수영연맹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 및 안전조치 위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나자 세종시는 21일 오전 7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 예정이던 '2회 세종시장배 전국 트라이애슬론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시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선수 940명을 비롯, 가족과 자원봉사자 등 총 2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전국에서 개최된 트라이애슬론 대회 중 가장 많은 1천245명이 참가 신청을 해 왔으나 적정 인원인 940명으로 제한했다"며 "첫날 수영대회를 포함한 1박 2일 행사 기간 연인원 3천여명이 세종시에 머물며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불의의 사고로 둘째 날 행사가 전격 취소돼 아쉽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 행사 강행, 수영에 지장 주는 수초 제거도 부실

이날 세종시 행사는 여수 바다 수영 때와 마찬가지로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심장마비나 탈진 등의 사고가 예견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8월 들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폭염 경보가 연일 내려진 가운데, 이날 세종지역 낮 최고기온은 35.7도에 달했다.

하지만 주최측은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1시 이후 경기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사고가 난 세종호수공원에서 행사 하루 전날 대대적 인명구조 훈련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참가 선수 중 한 모(39) 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하지만 세종소방본부는 사고 하루 전날 행사장에서 대대적 인명구조 훈련을 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세종소방본부
세종소방서는 "19일 금강과 세종호수공원 일대에서 119안전센터 및 구급대 등 현장 활동 대원 20여명을 대상으로 수난사고 대비 인명구조 종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하루 뒤 발생한 실제 상황에서는 사망사고를 예방하지는 못했다.

"대회장의 안전 위험 요인을 미리 제거하는 데 소홀했던 게 아니냐"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회 참가자 중 일부는 불속의 수초(水草)가 몸에 걸려 다른 곳에서보다 헤엄치기가 더 힘들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수영연맹 관계자는 "2∼3주 전부터 수초 제거 작업을 벌였다"며 "바람에 떠밀려 온 수초 때문에 수영이 힘들 수는 있지만, 사망 원인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참가 선수 중 한 모(39) 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21일 아침 행사 현장에 남아있는 선수 탈의실 모습.

ⓒ 최준호기자
사고가 난 다음날인 21일 아침, 기자가 찾아간 세종호수공원 입구에는 탈의실 등 행사용 시설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다.

주최측이 제거한 것으로 보이는 수초 더미도 호숫가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수영 코스 바깥쪽 물속에는 키가 1~2m는 돼 보이는 수초가 제거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호수 가장자리 물은 무더위로 심하게 오염된 채 고여 있었다. 21일 세종시내 인터넷 카페에는 "무더위에 행사를 강행한 주최측에 문제가 있다"는 요지의 글이 잇달아 올랐다.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코스.

ⓒ 세종시
☞세종호수공원: 세종 신도시 사업 시행자인 LH(토지주택공사)가 1천42억원을 들여 구 연기군 장남평야 일부 지역(논)에 조성, 2013년 5월 개장했다.

담수 면적이 고양시 일산호수공원(30만㎡)의 1.1배인 32만2천㎡로, 국내 인공호수 중 가장 넓다. 인근 금강 물을 퍼 올려 수위를 유지,한여름이나 가뭄 때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월 관리권이 LH에서 세종시로 넘어간 뒤 크고 작은 각종 행사가 호수와 인근에서 열리면서 '부실 관리'를 우려하는 시민 여론도 적지 않다.

세종 / 최준호기자 choijh5959@hanmail.net

20일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수영대회' 참가 선수 중 한 모(39) 씨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21일 아침 호수 가장자리에 남아 있는 수초 모습.

ⓒ 최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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