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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에도의 괴이한 이야기

괴이(원제 あやし) 미야베 미유키 / 북스피어

  • 웹출고시간2008.08.26 20:44:2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괴이(원제 あやし)

미야베 미유키 (지은이), 김소연 (옮긴이) | 북스피어, 304쪽, 1만원.

막바지 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괴기 환상 소설 ‘괴이’가 출간됐다.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쓴 이 책은 지금까지 소개 됐던 작가의 시대 소설 중에서도 특히 공포에 무게를 두고 있는 단편소설이다.

마치 한국의 전설의 고향을 보는 것처럼 공포스럽지만 그 속에 담긴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독자들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책속에서 정겨운 일상에 스며드는 ‘귀신’은 생령으로,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산송장으로, 장지문에 피로 물든 머리 모양을 만들고 가을비가 지나간 자리에 고인 물웅덩이에 비친 이형(異形)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는 모두 아홉 편의 이야기가 실렸는데 도깨비와 함께 사는 시어머니의 이야기 ‘아다치 가의 도깨비’를 비롯해 대행수가 고백하는 망령의 복수극 ‘그림자 감옥’, 원한 맺힌 귀신이 씌인 술집의 ‘이불방’, 불로불사하는 인간이 나타나는 ‘바지락 무덤’ 등 달밤에 읽는 무시무시한 에도의 괴이한 이야기가 실렸다.

미야베 미유키는 이 책에 수록된 아홉 편의 이야기를 통해 도깨비나 귀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마음속에 들끓는 분노와 욕망이라는 ‘어둠’에 삼켜진 ‘인간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인간’이라는 탈을 쓰지 않은 존재들은 추악한 인간들이 발산하는 ‘어둠’으로부터 연약하지만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간을 구한다.

‘이불방’에서 어린 동생을 보호하는 죽은 언니의 혼이 그렇고 ‘여자의 머리’에서 벙어리 소년을 지켜주는 ‘호박의 신’이 그렇다.

‘아다치 가의 도깨비’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인간들이 떠넘긴 ‘더러움’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이렇듯 ‘괴이’는 인간이 토해 낸 원한과 고독과 분노와 슬픔을 ‘귀신’의 형태로 드러내면서 타인과 자기 자신마저 좀먹는 인간의 ‘악의’와 함께 결국 그 ‘악의’를 이겨내는 인간의 ‘선의’를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미야베 미유키는 에도에 사는 사람들의 인정을 그려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수상한 ‘혼조 후카가와의 이상한 이야기(1991)’를 시작으로, 초능력자가 등장하거나 괴담과 미스터리를 접목한 작품들, 또는 하급 관리 주인공이 괴이한 사건을 수사하는 시대 미스터리를 썼다.

또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후카가와를 배경으로 한 작품과 더불어 봉건 사회를 사는 서민의 고통에 주목한 사회파 시대 미스터리 ‘외딴집(2005)’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미스터리와 접목한 작품을 속속 발표해 기존 시대소설 독자 뿐 아니라 시대소설을 읽기 어려워하는 독자들까지 동시에 사로잡았다.


/ 김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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