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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만 년 전, 한반도와 중국대륙은 한데 붙어 있었다. 땅 덩어리가 붙어있는 데다 국경이나 이데올로기의 개념이 없던 시절이므로 두 지역 간의 왕래는 아주 자유로웠다. 고속도로는 없었어도 강이나 해안선을 따라 걷기만 하면 얼마든지 두 지역을 오갈 수 있었다.

50만 년 전의 유적인 청원 두루봉 유적에서는 수많은 짐승 뼈가 출토되었는데 이 중에는 ‘땅 쥐’의 이빨도 나왔다. 중국고척추·고인류연구소의 조선족 연구원인 김창주 박사는 이땅 쥐의 성격을 규명하며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설치류의 한 종류인‘땅 쥐’가 사람을 따라 살금살금 한반도 내륙으로 잠입하여 살게 된 것이다.

중국 북경 외곽에 있는 50만 년 전의 유적인 주구점(周口店) 유적은 청원 두루봉 유적과 매우 닮아 있다. 동굴 곰, 쌍코뿔이 등 출토되는 짐승 화석 양상이 엇비슷하다. 이 또한 동물 교류의 흔적들이다. 주구점에서 가장 유명한 유물은 50만 년 전 거주하였던 ‘북경 원인’이다. 이마가 경사지고 턱이 앞으로 나온‘북경 원인’ 두개골은 이곳에 인류가 삶의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을 화석으로 증명한다.

‘북경 원인’의 두개골은 5~6기(基)에 이르는데 이중 가장 중요한 1호인 두개골은 열강제국이 중국대륙을 침략할 당시 없어지고 복제품만 나돈다. ‘북경 원인’이 거주했던 지층에서는‘불 땐 자리’가 나왔다. 사냥한 짐승을 익혀먹던 화덕이다. 이불이 동북아에선 가장 오래된 문명의 횃불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천상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넘겨주자 제우스 신의 노여움을 사 코카서스 산록에 쇠밧줄로 묶어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고고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보면 동북아서 최초로 불을 사용한 사람은 ‘북경 원인’이다. 사람이 고릴라, 오랑우탄 등 영장류와 다른 것은 두 발로 서서 걸을 수 있고, 생각하는 힘을 가졌으며 불을 사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졌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인류는 호모 하빌리스(손 쓴 사람)에서 호모 에렉투스(곧선사람)를 거쳐 호모사피엔스(슬기사람)로 진화하였다.

‘북경 원인’은 호모에렉투스에 해당하며 주구점 유적 산 정수리에서 나온‘산정동사람’은 오늘날과 같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슬기슬기 사람)에 해당한다. 청원두루봉 유적에서 나온 4만 년 전의 인골 ‘흥수 아이’는 고인류와 현생인류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어‘해부학상의 현대인‘이라 부른다.

역사 시대로 접어들며 베이징은 여러 왕조의 토대였고 중심 역사의 중심지였다.

중국인들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지라고 믿는다. 베이징은 중심지에서도 또 중심이 되는 중화사상 집결지이다. 베이징을 두고 치른 전란은 숫자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베이징은 원(元)~명(明)~청(淸)의 수도로 문물의 집산지였다. 베이징을 차지하는 자가 대개 중국대륙을 통일하였다. 베이징은 반란군에 의해 쑥대밭이 된 아픈 기억도 있다. 농민출신 이자성(李自城)이 반란을 일으켜 자금성으로 진군, 명나라 마지막 황제인 숭정황제(崇禎皇帝)를 몰아내었다.

이 때 자금성은 불바다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인들은 이자성의 동상을 베이징 시내에 세우며 그를 높이 평가한다.

프롤레타리아 출신으로 한 때나마 국권의 상징인 베이징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자금성과 이화원, 명 13릉, 만리장성을 다 구경하자면 며칠이 걸린다. 병자호란 때, 삼전도의 굴욕 후 심양으로 끌려 간 소현세자는 그곳에서 많은 서구의 문물을 접하게 된다.

그는 베이징에서 70여일 머물면서 독일인 신부 J. 아담 샬을 만나 서양 문명을 배우게 된다.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베이징(연경)을 다녀오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박지원은 요하(遼河) 등 강물을 건널 때에‘물소리 바람소리가 매우 무서웠다’고 고백하였다.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하여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50만 년 만에 재 점화한 문명의 횃불, 올림픽 성화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이 무서워하던 대륙의 강을 마린보이 박태환이 거침없이 건너 수영의 역사를 다시 쓰게 했다. 유도 60kg급의 최민호는 예선에서부터 결승까지 통쾌한 한판승 행진을 벌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몽의 후예는 남자단체 3연패, 여자단체 6연패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며 금 과녁을 맞추었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일찍이 한국을 일컬어 ‘동방의 등불’이라 표현했다. 문명의 횃불이 점화된 베이징에서 한국 선수단은 연이어 ‘금메달 등불’을 밝히고 있으니 타고르의 찬사가 조금도 아깝지 않다. 베이징서 밝힌 ‘동방의 등불’은 한국의 정치,경제, 문화, 사회, 체육의 발전을 제시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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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