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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8.11 21:05: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무너질 것 같은 함성 소리에 깜짝 놀랐다. 일요일 늦은 오전 아파트 일대가 떠나갈 듯한 함성에 휩싸였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가 연상됐다.

주말 덕유산 종주 산행으로 더러워진 옷가지들을 물에 담그다 깜짝 놀랐다. 순간적으로 수영 박태환의 금메달을 떠올렸다. 예상은 적중했다.

***과감한 투자와 지원은 필수

TV를 켰다. 박태환이 터치패드를 두드리는 모습이 연속 방영되고 있었다.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는 박태환의 역영 속에 그대로 투영됐다.

염천(炎天)이 한반도를 뒤덮은 주말, 대한의 젊은이들은 대한의 기개를 세계만방에 알렸다. 세계 최강 선수들을 차례로 들어다 메치고 금빛 물살을 갈랐다. 그리고 금 과녁을 명중시켰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대한민국 수영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마린황제'로 등극했다. 대한민국 수영역사 44년만의 일이다.

박태환은 다섯 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 노민상 현 대표팀 감독 아래서 본격적으로 기량을 쌓았다. 2004아테네올림픽 당시 15세의 나이로 대표팀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부정출발로 실격당해 실력 발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 때의 기억은 지금도 아픔으로 남아 있다. 2006도하아시안게임이 끝난 후인 지난 해 1월에는 촌외훈련을 결정하면서 만년 스승 노 감독과 헤어졌다. 다른 감독과 함께 했지만 전담팀 내부의 불화로 11개월 만에 결별했다.

이후 홀로 호주전지훈련을 다녀왔다. 그 후 지난 2월 태릉선수촌 입촌을 결정했다. 이 때 노민상 감독과 재결합했다. 그리고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수영 역사를 썼다.

대한민국의 힘은 젊은 스포츠 선수들의 영 파워에서 나오곤 한다. 그리고 그 때마다 국민들은 그들의 놀라운 힘에 열광한다. 아시아의 벽을 넘어 세계의 벽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울트라 파워에는 아픔과 노력이 숨어 있다. 어린 시절 천식을 앓았던 박태환은 좌절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가 금메달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행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스포츠계에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제도적 뒷받침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그들의 선전은 더욱 의미 있고 아름답다.

물론 박태환의 경우 다른 비인기 종목 선수들과 많이 다르다. 최소한 지금은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았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과를 낸 지금에서야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하지만 그곳에 오르기까지 외롭게 먼 길을 걸어야 했다.

이제 이 칼럼의 결론을 내자. 올림픽 금메달 하나에 마냥 기뻐하자는 취지는 분명히 아니다. 결론은 국민 모두가 열광할 수 있는 값진 결과를 이어가지 위해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즘의 ‘젊은 그들'은 배고파서 달리고 돈을 위해 글러브를 끼었던 앞선 세대와는 다르다. 그들은 운동이 좋아서 운동을 한다. 그 게 바로 원동력이다. 그런데 세계적 선수가 되기 위해선 좋아함만으론 부족하다.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까닭이다.

***박태환 효과를 반면교사로

충북체육의 현실도 살펴보자. 우수선수들의 타 시·도 유출 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적극적 관심과 지원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다 보니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 유도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종학은 충북 출신이다. 유도의 전기영·조인철, 양궁 김수녕·임동현, 복싱 조석환·이옥성 등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빛낸 이들도 충북인들이다.

성취의 희망을 버리는 젊은 그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충북체육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충북체육의 희망을 위해서라도 지자체를 비롯한 각계의 끝없는 관심과 지원은 필수다.

박태환은 ‘마린 보이'에서 '마린 황제'로 거듭났다. 그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충북이 반면교사(反面敎師)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기 위해 찾아야 할 숨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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