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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심장 성안길, 왜색자본 유입 논란

일제 100년 전 읍성 파훼 후 본정통 개명
성벽 등 정체성 복원 뒤로 경제 침투 허용
흥업百·CGV 인수기업들 일본 지분 연관
영화 '귀향' '동주' 관람 수익 日기업으로?

  • 웹출고시간2016.03.02 19:53:49
  • 최종수정2016.03.02 19:53:54

청주의 심장, 성안길에 왜색 자본이 서서히 침투하고 있다. 사진은 성안길 전경.

ⓒ 충북일보DB
[충북일보=청주]'성안길'은 청주의 심장이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그렇다.

성안길이란 이름은 '청주읍성 안의 큰 길'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 과거 읍성 안의 남문과 북문을 가로지르는 중심축으로서 행정·상업·금융거리로 발전해왔다.

그러다 1911년 4월 성안길을 두르고 있던 청주읍성이 일제에 의해 처참히 무너졌다. 일제는 허문 읍성 돌로 하수구 축대를 쌓았고, 읍성 큰길을 본정통(本町通)이라는 일본식 지명으로 바꿔버렸다.

그리고 한참을 돌아왔다. 청주의 심장을 상징하는 '성안길'이라는 이름을 되찾는데 80여년이 걸렸다. 이때가 1990년대다.

읍성이 허물어진지 102년 만인 2013년 12월, 일제가 총칼로 허문 청주읍성도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비록 35m 구간에 불과하나 서남쪽 성벽 터에 옛 모습이 복원된 것이다. 성안길이 인고의 세월 고이 간직해온 청주의 숨결과 정체성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그만큼 성안길이 천년고도 청주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조짐이 이상하다. 역사성은 점점 회복해가고 있는 반면, 경제적으로는 외부 침투를 허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첨병은 다름 아닌 일본 자본이다.

먼저 2007년 청주백화점(옛 진로백화점)이 롯데영플라자에 매각되면서 일본 자본이 유입됐다. 재일교포 신격호 회장이 설립한 롯데그룹의 수익금 일부가 일본으로 건너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롯데쇼핑의 최대주주는 호텔롯데이며,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지난해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기업도 '왜색 자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인수기업의 자회사가 '한국판 다이소'를 유통·판매하는 업체라는 이유에서다.

이 업체는 "흥업백화점을 인수한 지주회사(한웰)와 다이소를 판매하는 자회사(다이소아성산업)는 엄연히 다른 법인일뿐더러 일본 합작법인인 다이소아성산업 역시 일본 다이소와 전략적 제휴관계일 뿐 로열티나 배당금을 지불하지도 않는다"는 해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석연찮은 부분이 없지 않다. 일단 한웰과 다이소아성산업의 회장이 동일 인물이다.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유기적 특성상 전혀 다른 법인이라 보기도 어렵다.

한웰이 흥업백화점 건물에 다이소 매장을 운영할 것이란 계획만 놓고 봐도 그렇다. 지난해 다이소아성산업은 전국 1천여개 다이소 매장에서 거둬들인 수익금 가운데 50억원가량을 일본 다이소산업(지분 34.2%)에 배당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배당금을 하나도 지급하지 않았던 건 순이익이 적어서였거나 적자를 기록해서였다.

지난달 CGV청주서문점을 인수한 '노무라이화자산운용㈜' 역시 일본과 관계된 기업이다. 부동산 펀드 회사인 이 기업의 지분 절반은 '노무라홀딩스'라는 곳이 보유 중인데, 바로 이 업체가 일본 최대 금융사 중 하나다. 항일(抗日)을 그린 영화 '귀향'과 '동주'의 관람 수익금 일부가 도리어 일본으로 넘어가는 웃지 못할 촌극이 연출되고 만 것이다.

성안길의 한 상인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도 "일본이 허문 청주읍성 터에 일본 자본이 유입된다는 점에선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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