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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8.08.05 20:34: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굿바이, 게으름

문요한 지음 더난출판

게으름의 덫에서 벗어나라

비 오는 날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지면을 치고 다시 위로 솟구쳤다 흘러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을 즐기는 A와 하루에도 갖가지 스케줄을 소화하며 한순간도 쉬지 않고 일하는 B. 둘 중 누가 게으른 걸까?

게으름의 정의를 내리기란 참 어렵고도 애매모호한 면이 있다. 예로 든 사람 중 대개의 사람들은 빗방울을 바라보는 A가 게으르다고 답하겠지만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기 전에는 확언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게으름이란 삶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느림의 미학’과는 다른 개념이다. 작가도 책에서 피에르 쌍소의 말을 인용하면서 게으름과 느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느려져라’, ‘여유를 가져라’, ‘게을러져라’는 말들은 속도 중독에 빠져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알 수 없게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염두에 둔 것이지 진짜 ‘게으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면서 다년간 중독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저자는 게으름의 종류를 세분화해서 나누고, 이에 대한 심리적 방어 기재 방법을 설명한다.

더불어 이러한 게으름에서 벗어 날수 있는 방향성도 같이 제시해주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무조건 바쁘다고 해서 게으르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설명이다.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다른 요인들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지속하고 있는 사람들도 게으름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만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알 수없는 허전함에 시달린다고 한다.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중요하지 않은 다른 일에 집중하거나 일부러 더 바쁘게 살려고 하는 것도 게으름의 부작용이다. 게으름이란 정말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자신이 게으르다고 판단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부지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읽어보면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 책이다. 게으르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정확한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일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게끔 그 완급을 조정해야 게으름의 덫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A가 어렸을 때 자신의 꿈이었던 농부가 되기 위해 전원으로 내려와 농작물을 가꾸고, 비가 오는 날은 실내에서 커피한잔을 마주하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즐기고 있다면 그건 게으름이 아닌 여유인 것이다.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ANNE

루시모드몽고메리/김유정 옮김, 동서문화사

10대∼노년까지 앤의 일대기

빨강머리앤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속 주인공 중 한명일 것이다. 앤은 TV애니메이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으며 전 세계 소녀들이 소녀시절에 이 책 한번 읽지 않고 지나가기란 어려울 정도로 익숙한 주인공이다.

앤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상상속에서 튀어나와 활자로 출판된 지 백년이 다 되어 가고 있는데도 나는 앤의 소녀시절과 나의 소녀시절 사이에서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 앤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마치 옆집에 사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하게 다가온다. 진짜 명작이란 작가의 손을 떠나면 작품 자체로 생명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모든 명작이 그렇듯이 말이다.

이 책은 총10권으로 이루어진 앤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익숙한 것은 앤의 초년시절-머릴러와 머슈의 집으로 11살에 입양되어 왔던 앤의 모습이지만. 장장 10권에 달하는 광범위한 이 소설은 이후에 처녀시절과 중년, 노년의 앤의 모습까지도 그려내고 있다.

성장소설이기도 하지만 한 인물의 자서전적 성향의 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책은 아이들만의 위한 책이 아니라 전 연령대의 여성들이 읽을 만한 책이다. 앤이 나이 먹어감에 따라 느껴지는 것들-다이애너의 결혼에서 왜 꼭 어른이 되고 변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슬픔, 관계의 변화, 결혼 후 아이들을 키우는 것의 어려움-등등이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이다.

1세기전의 소설 속 주인공과 현재의 삶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그때마다 앤의 생각이나 문제해결방법이 독자의 생각과 똑같을 때 느껴지는 반가움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또한 이 책은 나이만큼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10대의 앤을 10대의 독자가 공감할 수 있고, 20대의 앤을 20대의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번역이 아주 매끄럽게 잘되어 있어 오래된 번역본에서 느껴지는 어감의 이상한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엄마와 딸이 같이 읽어도 괜찮고, 10권을 구비해 놓고 나이 먹어감에 따라 한권 한권을 음미해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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